[eBook] 호르몬이 그랬어 트리플 1
박서련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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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3 박서련.

장기하와 얼굴들-그러게 왜 그랬어
https://m.youtube.com/watch?v=t9GYZ2InEq0

체공녀 강주룡으로 감동 한 방 먹여줬던 박서련이 이후로는 크게 빛을 못 보는 것 같았다. 마르타의 일이 나온 건 알았는데 다른 독자가 그다지 좋은 평 안 하는 거 보고 읽기를 미뤘다. 그러다가 이 책이 눈에 띄어서 빌렸다. 책의 기획을 제대로 알고 봤으면 아마 안 봤거나 조금은 덜 뾰족한 마음으로 봤을 건데, 아 이거 뭐야 습작이야 왜 이 지경이야…두 작품까지는 보면서 재미도 없고, 감흥도 없고, 마냥 아쉽다가 마지막 작품 ‘총’은 조금 낫다 싶었다. 그런데 마지막 작가의 에세이? 산문을 보니 이 소설들이 조금 더 어릴 때 쓴 글들을 고쳐 낸 것임을 알았다.
본인도 아쉽고 미흡하게 여기고 가끔은 부끄럽던 글들을 굳이 책으로 엮어 내는 것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아직 잘 쓰고 창창한 것들만 보여줘도 더 사랑 받을까 말까 한 시절에. 그나마 시간 순으로 엮고 그렇게 점점 나아졌다, 그러니 끈질기고 꾸준하게 쓰는 거다! 쓸 테니 계속 읽어주십시오! 하는 건가… 그러느니 그냥 더 잘 쓴 최근 작품들에 집중하고 지나간 건 좀 더 미뤄두거나 굳이 세상에 내놓고 싶다면 더 고치고 고쳐 가망이 보이면 보여주지… 하여간에 이 책 덕에 박서련 글은 더 익을 때까지 최대한 미뤄두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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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은 나의 애인이다. 나는 2의 애인이다. 1은 자신이 나에게 1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2는 스스로 2가 되기를 원했다. 둘은 어찌어찌 만난 적도 있다. 나중에 1은 확신 없이 2와 나의 관계를 추궁했고 2는 1이, 자기가 생각한 것보다 근사한 사람이 아니어서 실망했다고 말했다.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 중)

-나는 그때 그 이상한 각오를 또 품고 모친의 애인을 기다리고 있다. 모친의 애인과, 자버리겠다. 모친의 연애를 망쳐놓고야 말겠다. 첫 섹스를 준비하던 때처럼 내가 무언가를 겁내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몰라서 더 불안하고, 그래서 더 가슴이 뛴다. (‘호르몬이 그랬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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