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
타카노 후미코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20210730 타카노 후미코.
지난 번 ‘럭키 아가씨의 새로운 일’ 사면서 같은 작가의 이 만화책도 같이 샀다. 되게 웃긴 게 책소개의 싱글, 이란 말과 표지의 사람 둘(아마도 엄마와 아이?하고) 을 보고 이 책을 싱글맘이 혼자 아이 키우는 이야기로 생각하며 펼쳤다. 제목에 빨래가 들어가니 나의 편견은 더욱 강화된 듯…
그런데 다 틀렸다 ㅋㅋㅋ 크게 그려진 여자는 루키(저번엔 럭키더니 이번엔 루키) 그리고 조그맣게 그려진 건 원근법일 뿐, 루키의 절친 엣짱, 둘다 싱글이고 각자 혼자 사는 성인이었다.

그야말로 쌍팔년도(1988-1992)에 연재된 만화인데 이천년대 초반 웹툰 등장 시절 유행하던 생활툰의 원조격이었다. 특별한 사건은 없는데 그거대로 담백하니 다른 책 쉬어갈 때 볼 만했다. 초반 읽을 땐 그저 그렇네, 했는데 볼수록 루키는 정말 귀엽고 엣짱은 웃겼다.

루키는 재택 근무자, 절약생활자, 소비에는 관심 없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돈 쓰는 거라 하면 우표 수집, 남자에 무심, 최소한의 시간만 일하고 여유적적 귤까먹고 사는데 아무데서나 잘 자는 느긋한 성격까지 정말 닮고 싶은 캐릭터였다.
그렇지만 나는 엣짱에 더 가깝지…까칠, 예민, 물욕이 넘치고 남자에 관심도 못 끊고ㅋㅋㅋㅋ 엣짱 처음에는 비호감이다 싶었는데 소소하게 빵 웃겨주는 건 역시 엣짱이었다…

식구가 많아서, 연애 관계도 스물한살 이후로는 끊겨 본 적이 없어서 오롯이 혼자인 삶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고 상상해본 적도 거의 없다. 만약 루키와 엣짱처럼 지금의 내가 싱글라이프라면. 둘은 아주 친한 서로에 의지해 친구가 아플 때 간호해주고 특별한 날 함께 하고 그러니 혼자의 삶을 버티지 싶었다. 나는 그런 절친이 없으니… 주로 마음과 몸을 의지하는 상대로 어려서부터 애인이나 가족에게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국 누구나 완전히 혼자일 수는 없다. 친구든 가족이든 연인이든 서로 찾고 들여다보고 그러다 잠시잠깐 혼자이고 해야 살아가는 듯.
만화의 결말이 좋았다. 늘 검소하던 루키가 우표를 팔기 위해 간 곳은…ㅋㅋㅋ만날 탕진잼이던 엣짱이 약간 부러워하는 것 같아 측은했지만 뭐…타고난대로 자기가 살아온대로 만들어진 지금의 나는 결국 내가 감당할 몫이 아닐까 싶었다.

이미지는 순서대로…

루키가 물조리개를 나팔로, 쓰레기봉투를 토끼로 착각하는 게 귀여워서ㅋㅋㅋ

엣짱이 어거지로 긍정놀이 하는 거 왜 웃기냐 ㅋㅋㅋ유일하게 풉 터진 부분이라 찍어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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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agene 2021-07-30 13: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스다 미리의 여자만화 시리즈 열반인님 혹시 아세요?그거랑 비슷한 느낌일까 궁금해지네요..

반유행열반인 2021-07-30 14:12   좋아요 3 | URL
제목은 들어봤는데 읽은 건 하나도 없어요 ㅎㅎ예진님이 좋아하시는 시리즈인가요? 저 작가 작품은 분명 옛날 만화인데 왠지 레트로 유행 따라 요즘 그린 만화 같은 기분이 드는 옛날 만화랄까요 ㅋㅋㅋㅋ옛날 만화인데 요즘 만화 같다 ㅋㅋ그러다 번뜩 옛날 맞네 한 게 유선전화 선 꼬불꼬불한 거 들고 먼 곳 벽에 붙은 밥솥사용설명서를 통화상대에게 기를 쓰며 알려주려는 거 보고요 ㅋㅋ휴대전화가 참 삶을 바꿔놓긴 했네 싶더라구요.

Yeagene 2021-07-30 14: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위에 댓글이 안달려서;;;
마스다 미리 만화 추천하시는 분들은 많은데,저는 좀 안맞는 느낌이었어요.
설정같은 게 위에 언급하신 만화와 비슷한 느낌이라 여쭤보았습니다.자세한 설명 감사드려요 열반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