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2 윤이형, ‘대니’-이상문학상 수상집에 자선소설로 실린 대니를 두 번째 읽었다. 나는 대니를 만난 민우 할머니 같은 처지였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집 러브 레플리카는 정말 잘 쓰는 윤이형의 책 중에서도 최고였다. 막 이렇게 과거형 갖다붙이는 나새끼 잔인해. 실망하지 않으려고 지레 포기하고 기대하지 않는 척. 기다리지 않는 척. +밑줄 긋기-말들은 장식이다. 혹은 허상이다. 기억은 사람을 살게 해주지만 대부분 홀로그램에 가깝다. 대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어진 끝을 받아들였다. 나는 일흔두 살이고, 그를 사랑했고, 죽였다.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한다. 모든 것이 희미하게 사라져가지만 그 사실은 변하지 않고, 나는 여전히 살아 그것을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