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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의 반딧불이 (경쾌한 에디션) ㅣ 마음산책 짧은 소설
손보미 지음, 이보라 그림 / 마음산책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20200601 손보미.
중편 빼고 단편집 두 권과 장편까지 책으로 묶인 손보미 소설책은 거의 다 봤다.
이번 책은 양장본 말고 경쾌한 에디션이라고, 얇은 표지에 군더더기 없이 반 값으로 나온 건 딱 좋았다. 외국에서는 페이퍼백이라고 하나? 난 쓸데없이 띠지 두르고 겉지 감고 무겁게 양장해서 들고다니기 힘든 것 말고 이런 판형도 자주 나오면 좋겠다.
‘모든 게 무너져 내리는 동안 잡을 수 있었던 단 하나.’
짧은 서문 쯤 될까, 이 문장 읽는데 되게 슬펐다. 나는 손보미의 단편과 장편 모두 흡족하게 읽었었는데 아주 짧은 소설들을 모은 이 책은 재미없다...하면서 참고 꾸역꾸역 읽다 쉬다 하다 읽어 치우자! 하고 하루만에 몇 주 간 방치하던 걸 절반 남은 걸 후다닥 겨우 읽었다.
그래도 허리케인 처럼 이전에 읽은 소설의 결말을 다시 쓴 걸 읽는 게 흥미로웠고, 제임스 설터의 플라자호텔을 노린의 관점에서 다시 쓴 것이나 소나기에 제3의 관찰자를 등장시켜 이어 쓴 것도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손보미 글을 처음 읽은 게 약간 느와르? 추리물? 같은 짧은 글이었는데 탐정이나 살해 당한 남자 같은 게 나오는 글들은 그런 소설들의 씨앗 같은 걸 읽는 느낌도 들었다.
큰 제목 아래 작은 소설들이 모듬으로 되어 있는데, 역시 맨해튼의 반딧불이 밑으로 묶인 글 여섯 편이 제일 좋았다.
쓰지 못하는 날들을 보내는 건 참 힘들던데, 울지 말고 예전처럼 반짝이는 것들 다시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봄이 힘내라. 나도 예전에는 쓰지 못했던 반짝이는 것들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왜 묻어가냐. ㅎㅎㅎ
-차례-
불행 수집가와 교환하는 방식
고양이 도둑
계시
불행 수집가
시간 여행
아보카도의 진실
잃어버린 것은 그저 잃어버린 것으로
분실물 찾기의 대가 1_그날 밤 당신이 잃어버린 것
분실물 찾기의 대가 2_웨딩 앨범의 행방
분실물 찾기의 대가 3_바늘귀에 실 꿰기
분실물 찾기의 대가 4_잃어버린 것은 그저 잃어버린 것으로
최후의 조니워커
맨해튼의 반딧불이
하이힐
빵과 코트
반딧불이
허리케인
축복
크리스마스의 추억
돌려줘
마지막 밤
그녀의 눈동자
돌려줘
죽은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