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른 사람과의 섹스를 꿈꾸는가 - 성 심리학으로 쓴 21세기 사랑의 기술
에스더 페렐 지음, 정지현 옮김 / 네모난정원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20200505 에스더 페렐.

원제가 Mating in Captivity인 걸 생각하면 제목은 별로 못 뽑은 것 같다. 오히려 저자의 최근작 우리가 사랑할 때 이야기하지 않은 것들-이 이 책 제목과 근접한 내용이다. 그 책이 꽤나 좋았어서 저자가 10여년 전 쓴 전작도 궁금했다. 그래서 구해 읽었다.
원제를 구글에 돌리면 포로 짝짓기,로 번역한다. 웃긴데 또 어울렸다. 이제는 식상해질 수준의 가족끼리 그러는 것 아니라는 자조 섞인 농담, 잡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잔혹한 말, 요즘 인기인 드라마 부부의 세계 속 외도와 이혼과 복수 같은, 안정과 평온이 깨진 가족이라는 소재가 너무 흔해진 상황. 권태기라는 말.

이 책은 부부 또는 오래된 연인이 어떻게 하면 관계를 잘 유지하면서 동시에 열정을 되살리고 서로의 욕망을 충족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 친밀감과 열정은 양립하기 어려운 문제이다. 안전함과 모험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도 현대의 사랑과 결혼생활은 만능통치약처럼 모든 걸 이루는 해결책이길 기대받고, 그래서 현실에서는 그 어려운 과제에 좌절한 사람들이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 마지못해 같이 살거나 헤어진다. 
애초에 어려움을 인정하고, 내려놓고, 더 노력할 부분을 짚어준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었다. 좋은 책이고 많이 읽힐만한 책인데 책 기획이랑 한국어판 제목 선정이 좀 아쉬웠다. 
오스카 와일드의 말을 인용한 게 와 닿는데 정작 본인이 임신한 부인 까 버리고 새로운 남자들과 어울려지낸 걸 생각하면 좀 속이 터지기도 한다. ㅎㅎ
“이 세상의 비극은 두 가지다.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이다.”
연인이나 배우자를 애초부터 소유, 독점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일지도. 관계가 영원하지 않다는 걸 깨닫는다면, 언제라도 이 사람을 잃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사랑은 내내 절실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