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숙인 인권학교 - 노숙인도 우리와 같은 시민이에요! ㅣ 톡 꼬마 철학자 7
그자비에 에마뉘엘리 지음, 레미 사이아르 그림, 배형은 옮김, 노명우 감수 / 톡 / 2017년 3월
평점 :
-20200327 그자비에 에마뉘엘리, 소피보르데 글, 레미 사이아르 그림, 노명우 감수.
서울역을 지나다 아주 슬픈 표정을 하고 앉아 있는 아저씨를 본 기억이 난다. 겉차림은 초라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주변에는 아무 데나 누워 있는 사람들, 걷거나 날아다니는 비둘기들.
어느 오전에는 병원에 다녀오다 한참 거리를 걸었는데, 길 위에서 노숙인으로 추정되는 많은 사람들을 마주쳤다. 햇볕을 쬐며 가만히 앉아 있기도 했고, 주민센터 앞 배달음식 그릇 봉지를 뒤지며 남은 음식물을 집어먹다 내가 다가오자 아무 일도 안 한 척 봉지를 여미기도 했다. 마스크를 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위험에 놓이는 사람들.
자칫하면 미끄러지고 넘어져 누구나 놓일 수 있는 위치. 거리의 사람들도 한뎃잠을 자는 삶을 즐기지는 않을 것이다. 춥고 덥고 의식주 해결이 안 되고 화장실 사용과 씻기 같은 최소한의 욕구조차 채울 수 없는 삶.
프랑스 저자들이 쓴 노숙인 인권에 관한 어린이책이다. 짧은 책이지만 노숙인에 대해 알고 싶은 어른이 읽기도 좋았다.
프랑스에는 노숙인 구조대가 있다고 한다. 어려움에 처한 노숙인을 돕고 병원이나 쉼터로 데려간다고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이 책에서는 돈이나 먹을 걸 주는 게 나쁘다고 하지 않는다. 무엇이든 도울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눈이 마주칠 때 미소지어 주기. 사회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받을 수 있게 하기. 그 부분을 읽을 때는 노숙인들 중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다는데 괜히 웃어보였다가 해코지 당하는 건 아닌가 걱정했다. 이내 그런 생각하는 자체가 벌써부터 우리랑 다른 사람이라 선 긋는 게 아닌가 싶어 부끄러웠다.
우리나라에도 노숙인 자활을 돕는 지자체 정책과 시민단체가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서울시 다시서기센터 www.homelesskr.org
홈리스행동 www.homelessaction.or.kr
사이트를 통해 코로나 감염 예방을 빌미로 노숙인들에게 거주하는 곳에서 퇴거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빈곤 퇴치와 자활을 돕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모습도 사진이나 글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네이버 아이디 세 개 콩 털어서 노숙인쉼터랑 무료급식소에 기부를 했다. 아룬다티 로이 소설 속에서 무덤가에 머물던 안줌과 주변 노숙인들이 생각났다. 세상 모든 거리의 사람에게 벽과 천장이 막히고 편히 화장실 쓸 수 있는 깨끗한 거처가 마련되면 좋겠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327/pimg_7921671142493512.jpg)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327/pimg_792167114249351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