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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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최강석

주말 동안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개학 연기, 어린이집과 학원 휴원, 마트에 방문 대신 온라인 장보기 하는 사람이 늘어 배송은 며칠씩 걸리고, 황사마스크는 품절이거나 값이 몇 배로 올랐다. 11세, 4세, 16개월 아기 감염 소식을 들으니 안쓰럽고 내 아기들 건강도 걱정되었다. 폐쇄 정신병동 내 감염으로 손쓸새 없이 사망한 환자들 소식도 안타까웠다.

2016년 메르스 유행 직후 나온 이 책을 보며 불안을 달래기로 했다. 수의학과 전공 바이러스 학자인 저자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인수공통 감염병의 발생 및 확산 과정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해 주었다.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왜 사람들에게 병을 일으키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도처의 모든 바이러스가 인체 질환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사람의 바이러스 수용체에 달라붙을 수 있어야 감염이 일어난다. 신종 바이러스 중 많은 종류가 원래 야생동물에게만 존재하다가 동물과 사람의 접촉이 발생하면서 사람에게 옮겨온다. 야생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직접 옮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중간에 믹서기 동물이라 칭하는 동물이 바이러스 유전자를 변형시켜 사람에게도 감염되는 형태로 만든 후 감염이 이루어진다.
니파 바이러스 감염 경로를 예로 들면, 화전 등 삼림 파괴로 서식지를 잃은 야생과일박쥐가 마을 근처로 내려온다. 망고농장에서 박쥐가 먹다 흘린 바이러스 투성이 망고를 돼지가 주워먹는다. 그 돼지를 돌보는 축산노동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된다.
중국에서 창궐했던 사스도 박쥐가 보유한 바이러스가 중국 시장에서 파는 사향고양이에게 옮겨진 후 인체 감염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메르스는 박쥐와 인간 사이에 놓인 것이 사향고양이 대신 낙타였다. 이번 신종코로나19는 천산갑이 유력한 중간 숙주로 보인다는 뉴스를 접했다. 오리나 닭 같은 가금류의 바이러스는 돼지를 거치면 사람에게 감염이 일어나기 쉽다고 한다.
박쥐가 많은 바이러스의 원천이 되는 이유는 포유종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종이 다양한데다 무리 생활을 해서 박쥐들 사이에서 바이러스 변이가 잘 일어나고, 날 수 있어 광범위한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이 야생동물 서식지를 건드리지 않는 동안은 자연계에만 존재하던 바이러스가, 개발을 이유로 환경파괴와 서식지 침입, 야생동물 수렵 및 취식이 발생하면서 사람에게 옮겨오는 경우가 많다. 결국 신종 감염병 발생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지금 상황에 필요한, 바이러스 감염병의 발생과 예방까지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책의 만듦새는 여러모로 부족했다. 교정 교열이 부실한 탓 같다. 문장이 너무 후져서 어려운 내용이 아닐 때도 읽기 힘들었다. 중복되는 내용을 표현만 달리해서 연달아 반복하고, 앞서 나온 내용이 뒷부분 다른 장에서 여러 번 다시 등장했다. 중요한 내용을 강조하기 위함이라고 쳐도 심한 수준의 반복이었다. 군더더기와 중복, 반복만 제외해도 100페이지는 줄였을 테고, 그랬다면 읽기 즐겁고 편한 더 좋은 책이 되었을 것이다.
책 정보를 보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행과 함께 개정판 출간을 준비하는 듯 싶었다. 짧은 기간에 제대로 수정이 될지, 크게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잘 다듬어서 단점은 줄이고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 제공이라는 책의 장점을 살리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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