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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양장 한정판) - 불확실한 삶을 돌파하는 50가지 생각 도구
야마구치 슈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20190923 야마구치 슈
제목만 보고, 전자도서관에 길게 선 예약 대기 줄을 보고 따라 섰다. 세 달 넘어서야 내 차례가 되었다.
철학 교양서 같지만, 저자는 철학자가 아닌 컨설턴트이고 철학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자기계발서이다. 사실 테츠가쿠 붙이기도 민망하게 책의 많은 내용이 철학 뿐 아니라 사회학, 심리학(특히 사회 심리학), 경제학 등등 온갖 학문의 이론을 가져다 놓았다. 철학 만으로는 50개 항목을 채우기 힘들었나보다. 강준만이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시리즈를 7권까지 냈고 나는 그 중에 생각의 문법만 봤는데 책 구성은 그것과 아주 흡사하다.
결심한 게 있는데, 무기, 망치, 도끼 등의 제목 붙인 책은 앞으로 거른다. 도구화, 실용화의 허점이 있다. 벽돌을 들어다 못을 박는 시도는 임시방편으로 할 수 있겠지만 그 벽돌 깨지고 파편에 다칠 수 있다. 완벽한 이해는 못하고 불가능하더라도 적어도 완전히 오해하고 오용 남용할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이런 책을 보면 틀려도 그게 틀린지 모를 위험이 있다. (난 의심이 너무 많아 ㅜㅜ)
그래도 책을 읽는 효용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기업 경영이나 실무 측면에서 철학이나 제반 사회과학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갖다 붙이는 게 나름 재미있기도 했다. 간략한 철학자와 사상 소개나마 읽는 동안 전혀 엉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철학을 제대로 모르지만 저자가 완전 사기치고 하나도 모르는 소리를 쓴 것 같지는 않았다. 나름대로 폭넓은 독서와 컨설팅 경험에서 얻은 사례를 통해 자기가 이해한 수준에서 다양한 사상과 이론을 풀어놓았다. 물론 참고 문헌은 제대로 달려 있지 않아 저자가 원전을 읽었는지 온갖 입문서를 섭렵한 결과물인지는 알 길이 없다.
예상과 달랐지만 항상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관심을 뻗어 보는 것도 사고를 자극하기 위해 필요하다. 물론 제목으로 낚시하는 건 속는 걸 너무 싫어하는 내게는 데미지가 크다. 사양한다. 차라리 세상을 꿰뚫는 이론, 사상, 직장인을 위한 철학 뭐 이런 제목이면 배신감 덜하겠지만 그러면 나도 볼 일이 없었겠지?
+간략 밑줄 긋기
-얼굴을 본다면 할 수 없을 잔인한 일들에 대한 소설을 봤었는데 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단지 죽일 수 있는 것은 타자의 얼굴을 응시하지 않는 경우뿐이다.’(레비나스)
-이건 뭔 개소리야? 했는데 일본 새학기가 4월 시작이라고 한다. 난 12월생이라 기분 나쁘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구가 있다고 하는데도 납득 안 된다.
‘확실히 아이의 성적이나 운동 능력이 높아지는 출산법이 있다. 바로 4월에 아이를 낳는 것이다.’
-의외의 깜짝 사실. 일본에 같은 동요가 있다는 것도 함께 놀란.
동요 〈주먹 쥐고 손을 펴서〉는 루소가 작곡한 작품이다.
-뒤에 부분의 말은 잊고 안 퍼 왔는데,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더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 말이 좋았다.
‘세상은 공정해야만 하는데 이 조직은 공정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 조직은 도의적으로 잘못되었다’라고 생각하게 되고 결국 조직에 원한을 품게 된다. 이는 테러를 일으키는 심리 과정 그 자체다.(멜빈 러너, 공정한 세상 가설)
-자꾸 이상한 쪽으로 회의하게 된다. 결정론적 세계, 자유의지 부정, 계획한 건 항상 어긋나게 되어 있어. 무계획이 계획이야. 세상은 내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이 움직여. 흑흑 이런 마음 말고 아래의 말에 감탄하며 눈을 빛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만 안 되겠지.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라고 남에게 질문할 것이 아니라 “미래를 어떻게 만들고 싶은가?”라고 자문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엘런 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