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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초능력
장강명 지음 / 아작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20190901 장강명
작년 여름 처음 장강명 소설을 읽었다. 우리의 소원은 전쟁. 두꺼운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 것은 이야기 구성 능력과 필력과 내 호르몬 폭탄과 밤잠 설치며 젖 찾는 아기의 콜라보였겠지.
신간 책 날개를 펼치면 거기 써 있는 저작 목록 보며 ‘와, 나 여깄는 거 다 봤다’하는 작가가 몇 있다. 나는 쉽게 반하고 그러면 몰입해서 그 작가를 다 읽어 치우려고 애썼다.
정유정도 그랬는데, 신작 앞 몇 페이지를 읽으면서 나는 이런 문체와 묘사를 안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일단 책을 접었다. 그 부분만 잘 넘기면 독특한 상상과 경이를 만날 수 있는 걸 알지만 매 소설마다 그런 부분을 견디던 것이 다시 떠올랐다.
장강명은 장편은 꽤 재미있게 잘 읽었고, 단편들을 보면서 단점이 있지만 그걸 상쇄하는 장점도 있어서 읽을 만하다고 생각하며 봐 왔다.
산 자들 보면서 흠, 의구심 들던 게 이번 책에서는 견뎌내야 할 만큼 내게는 부족함이 더 와 닿았다.
SF라는 장르에 대한 이해가 내게 부족해서 그런가 몰라도, 이야기 구성이나 문장이 덜 다듬어진 느낌이 나는 글이 많았다. 특히 글이 짧을 수록 그런 느낌이 컸다. 아스타틴은 행성과 위성을 넘나드는 초인들의 권력 암투, 부활, 미개척 천체 개발, 사랑 한 숟갈, 란타넘족 희귀 원소 이름이 붙은 인물들 등등 나름 공을 많이 들인 듯했지만 읽는 내내 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 힘들었다.
가장 마음에 든 소설은 마지막에 실린 데이터 시대의 사랑이었다. 그나마 소설 다웠다.
인기 작가니까, 계속 읽어줄 독자들이 많겠지요? 여지껏 장편 단편소설 르포 에세이 다 읽었으니 이제는 좀 쉬어도 아쉽진 않지요? 1년 사이 나도 많이 변했나 봐요. 당분간은 굳이 찾아 읽지 않을래. 특히 단편은. 장편은 읽을 수도. 더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