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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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1 무라타 사야카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해 본 적이 없다. 궁금해졌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꾸릴 수 있을까. 최저임금8350원*8시간*5일*4주=1336000원. 혼자 몸은 겨우 건사하겠지만 저축을 하거나 가족을 부양하기엔 무리같다.
소설은 그리 길지 않아 금방 읽었다.
주인공 게이코 후루쿠라는 남들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18년 간 일한 편의점에서는 주변인들의 모습을 모방하며 걸맞는 말과 태도를 하고, 편의점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일한다.
그녀에게 편의점은 일터이자 학교, 식당, 사회, 종교, 삶 그 자체이다.
주인공 생겨 먹은 것도 특이한데, 작가가 오랜 기간 편의점에서 일했다고 한다. 책 말미에 작가가 편의점에게 쓴 러브레터를 보면 참 특이하다 싶다.
후루쿠라와 달리 편의점에서 일하는 것을 무시하고, 조몬시대 타령하며 여자들에게 피해망상을 가지고, 스토킹하고, 그러면서도 후루쿠라를 착취하고 빌붙어 살려 하는 시라하라는 발암 캐릭터도 나온다. 남들이 결혼 안 하냐고 귀찮게 하는 것을 피하려고 그런 인간 말종을 집에 들어 먹이까지 줘가며 부양하는 후루쿠라가 딱했다.
다시 편의점 인간이 되기 위해 구직활동도 시라하도 내치고 각성하는 결말은 복잡한 심경으로 보게 되었다. 만족감을 가지고 발붙이며 자신의 존재를 형성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좋겠다, 싶다가도, 결국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 자체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화자의 입장에서는 무난한 곳이지만 온갖 편의점 알바 경험담에서 등장하는 존중 받지 못하는 상황-최저임금, 손님의 횡포, 주인의 횡포, 도난, 폐기 음식 둘러싸고 치사한 꼴 겪는 것 등등-을 생각하면 마냥 편한 마음은 아니다.
김애란의 나는 편의점에 간다도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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