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식당으로 오세요 - 제3회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구상희 지음 / 다산북스 / 201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20190213 구상희

교보 스토리공모전 대상작. 검색해 보니 오, 상금이 이천오백만원이란다. 땡 잡았겠네.
초반부 읽으면서 느낀 생각은, 구병모 위저드베이커리 아류 같다. 온갖 관용구대백과사전을 읽는 것 같다. 이것이 키치의 왕국이로구나. 
못 쓴 건 아닌데 진부함의 극치인 이걸 끝까지 읽냐 마냐 고민하다 결국 다 봤다. 괴로워하다 보니 어느 새 약간 재미까지 느끼고 있었다. (나...알고 보면 진성 마조히스트였던 것인가…) 

나름 장점이라면 문학상이 아니라 ‘스토리공모’에 맞게 확실히 OSMU특화된 글이었다. 장편소설 형태로 출간 되었지만 뭐, 영화, 드라마, 시트콤, 게임, 애니메이션 어떤 장르로 가든 활용 가능성이 보였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요리+마법+애정 문제+출생의 비밀+복수와 저주와 화해와 용서...온갖 것을 다 버무려 놨으니 그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나는 닭살을 박박 긁었지만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생들은 책 읽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편하게 읽고 그냥 저냥 소소한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 
모든 고통은 사라진다, 어떤 상처든 낫게 마련이다, 계속해서 반복해서 그려지는 다양한 엄마의 사랑, 나름의 보편적 감정들, 위로를 건네는 시도도 키치의 극치지만 뭐 그런 것도 있어야지. 

자꾸 신인들 작품, 공모전 입상작 읽으면서 투덜대는데, 뭘 얻고 싶은지 모르겠다. 진부한 글들을 보면서 내 문장의 진부함과 후짐을 거울처럼 본다-그 정도 배웠다. 이제는 진짜 좀 잘 쓴 것들로 골라 읽어야지. 
아, 또 하나 느낀 점. 세상에 진부하고 뻔한 글은 차고 넘치니 나까지 그런 걸 쓸 필요는 없다. 그럴라면 쓰지 마라. (뭐 반대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이거랑 위화 책을 빌려 놓고 (이 책이 대여 기간 임박이기도 했지만) 굳이 괴로움을 참아가며 읽고 싶은 책은 제쳐두고 이것부터 빨리 읽고 반납하자 했던 나는 친구 말대로 스스로 지옥을 만드는 사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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