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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운 배 - 제21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이혁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81026 이혁진
아마도 장강명이 어디선가 추천해서 알게된 소설이다. 잡지사 기사 출신 사원이 조선소의 (흥)망(성)쇄(흥과 성은 없고 망하는 과정만 있다)를 지켜보는 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갑자기 지어 놓은 배가 눕고 사고난 배의 보험처리를 위해 분투하는 과정이 1부 내용이다. 화자인 문기사의 상사인 팀장은 보험 보상을 위해 열심히 뛰지만 공은 엄한 놈들이 채가고 승진도 밀리다 퇴사한다. 여기서 문은 힘있는 자 맘대로 좌우되고 능력만큼 평가되지 못하는 현실을 체감한다.
2부에는 새로 부임한 황사장이 회사를 혁신하기 위해 에너지를 분출하지만 결국 철벽같은 현실 앞에 지쳐가는 모습을 그린다. 생산라인 정비하고 실제로 생산도 늘려 가시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소위 정치하는 회장파 임원들의 조소와 반발과 음해로 황사장의 노력은 빛을 보지 못한다. 배를 일으키기 위해 구조 작업하는 부분이 소설 중 압권인데 뭔가 사고가 나지 않을까 세우는데 실패하지 않을까 조마조마하게 긴장 타게 잘 써놨다. 누운 배를 세운 뒤 드러나는 실체. 황사장의 퇴사. 그리고 화자 역시 다른 삶을 찾게 된다. 뒷부분의 자아성찰 내지 자아각성 바담 풍 거리고 장황하게 생각 푸는 부분은 조금 별로였다.
이윤 추구하는 회사 생활은 안 해 봤지만 손에 잡힐 듯 인물 간 이해 관계 역학관계 구조적 문제 비리 협잡 타협 굴종 기업의 병폐와 망하는 집단의 망할만한 사정을 잘 그렸다 싶었다. 중국의 중소조선소라는 배경도 나름 특이했다. 아마도 회사원에서 글쓰는 사람이 된 작가의 이력과 다음 글도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