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물 배수아 컬렉션
배수아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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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2 배수아
줄거리를 쓸 수 없는 소설의 독후감을 쓰려니. 흠. 
배수아 소설은 처음 읽었는데 참 귀신같은 걸 잘도 쓰는구나 싶었다. 일상 생활 가능할까. 
소설집이라 해서 단편소설들 모음인가 했는데 연작소설 마냥 각 소설 간의 접점이 있고 또 이 소설집에 실리지 않은 다른 소설들과도 교차점이 있다고 한다. 
꿈이나 어떤 세계가 입체 도형(구체 일 수도 있고 제 멋대로 울퉁불퉁하거나 자르기 전식빵 모양일수도)이라 하면 그 도형을 칼로 여기저기 잘라 조각낸 것을 읽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단면을 공유한 부분은 다른 소설끼리도 겹치고, 입체 안에 한 덩어리였다 잘라진 물체(아니면 마블무늬 식빵 안의 잼이나 시럽 같은거)가 매번 조금 다르면서도 비슷하게 반복해서 등장하고, 한 소설 안에서도 같은 문장이나 문단을 연이어서, 혹은 수미상관처럼, 혹은 아무데나 반복하고 그런 식으로 표현되어 있었다. 
카프카의 꿈을 번역했다고 한다. 소설 중 하나는 그 번역 후기 대신 남긴 것이라 한다. 
꿈 같고 귀신 같고 몽상 망상 같고 특히나 반복되고 깨어나면 또 깨어나야 하는 꿈 속의 꿈 악몽 속의 악몽 이야기 속의 이야기 겹쳐진 액자 그런데 평면이 아니라 입체 상태로 이리저리 끼워지고 뭉쳐진 차라리 털실 뭉치 얽힌 듯한. 
요는 나한테는 어려웠다. 해설도 어렵고 길었다. 느낌 만으로 꿈 꾸듯이 읽는 소설이라. 데이빗 린치 영화 졸라 긴 거 참고 보는 느낌이었다. 어떤 날은 이 책 읽고 잤더니 악몽 꿨다. 세상의 균형을 위해 다음 책은 쉬운 걸로 봐야겠다. 여러 권. 배수아의 다른 책은 또 볼 지 말지 일단은 유보. 당장은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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