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열광금지, 에바로드
장강명 지음 / 연합뉴스 / 2017년 12월
평점 :
판매중지


-20180831 장강명 열 번 째 독서

수림문학상 수상작이고 종이책은 절판되어 전자책을 사 보았다. 
에반게리온 서는 극장에 파 보러 가기 전 아마 받아봤던 듯 하고 파는 현남편구남친과 법교육학회 갔다 코엑스 메가박스 가서 봤(던 듯 하)다. 학회 끝나고 밥 먹고 가라는 교수님께 “에반게리온 파 보러 가야 되요!”해서 황당해 하시던 모습이 생각나거든. (영화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남…)
주인공 종현은 83년생이고 나도 그 또래이지만 일본 애니보다는 한국 순정만화(그래 오디션 같은거)를 주로 봤고 오덕의 길 대신 락키드의 길을 택한 십대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에반게리온은 잘 모른다. 그렇지만 애니메이션을 잘 몰라도 쉬이 읽히는 소설이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설이 아닌 오덕의 (탈덕하는)성장 소설이다.
에반게리온 극장판 Q(나는 결국 파 이후 안 본)개봉을 앞두고 카라 스튜디오가 월드 스탬프 랠리 이벤트를 공개한다. 종현은 이벤트 도전을 위해 4개국을 방문하고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만든다. 소설은 종현과 그를 인터뷰하는 기자가 다큐 이면의 종현의 인생을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종현의 인생 역정도 참 굴곡이 심하다. 신림동 원룸촌 지나다 마주칠 법한 휴학생이나 비정규직 청년의 생존을 위한 고군분투를 한 몸이 섞어 놓은 캐릭터.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그래도 너무 현실적이라 안타깝다. 
일본 여행 간 종현이 후지산 비치는 호수를 바라보며 그깟 애니, 하는 순간, 그간 소중했던 무언가를 버리는 듯한 그 장면이 뭔가 찡했다. 창작물 속 주인공들이 유년기와 결별할 때 뭔가를 잃는 그런 클리셰인데도 그걸 아는데도 뭐 그랬다. 
스탬프 투어 완주 선물인 일러스트를 끝까지 공개하지 않는 것도 나름 영리한 장치. 비밀을 가질 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그 소재 그대로 소설도 써 먹고 있다. 소설 속 종현만의 일러스트는 볼 수도 상상할 수도 없고. 예시로 들던 것이 궁금해서 레이의 한복 일러스트 포스터를 검색해 봤다. 흠. 

실제로 월드 스탬프 투어 랠리 완주한 유일한 두 사람인 한국인 두 청년이 에바로드라는 다큐멘터리를 찍은게 있다고 한다. 실화를 소재로 쓴 소설이다. 

재미있게 읽었고, 소설로 사회 모습을 비추어보고 자신 또한 끊임 없이 도전하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장강명 작가 소설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가슴이 뛴다. 아 뭔가를 꿈꾸는게 얼마 만인지. 뭔놈의 워너비가 서른 중반에 마흔 넘은 아저씨의 형태로 나타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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