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미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20180801 구병모
구병모 소설도 꽤 많이 읽었다. 위저드베이커리로 시작해서 빨간구두당,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파과, 피그말리온 아이들, 네 이웃의 식탁 그리고 오늘 아가미. 아가미는 사 둔지 꽤 됐는데 왠일인지 아껴? 두다 오늘 읽었다. 
구병모의 최고 강점인 판타지와 단단하고 잘 갈린 문장. 처음 읽으며 든 생각은 어 이런 식으로 문장을 다 쓰다간 작가 금방 죽지 않을까 싶었다. 
아가미 달린 남자에게 실족(또는 투신) 후 구원 구조 받은 해류. 
다시 아가미 달린 남자가 곤궁하다 못 해 죽음 이상 답이 없던 아버지와 물에 빠진 후 노인과 강하에게 구해지던 먼 과거. 아가미는 원래 있던건지 물에 빠져 생긴 건지 아무도 모름. 강하가 붙인 아가미 아이의 이름은 곤. 
그리고 곤은 먼 훗날 어느 한적한 민박에 숨은 듯 죽은 듯 기거하고 그를 찾아온 해류. 
강하에게 학대 받지만 또 의지하며 성장한 해류, 그들에게 돌아온 강하의 엄마 약쟁이 이녕. 
이녕과 얽히다 이녕의 사고사로 급히 강하와 노인을 떠나게 된 곤. 
곤에 대한 해류의 게시글을 보고 접근한 강하, 둘의 만남과 짧은 인연, 강하와 노인의 실종. 
다시 곤을 찾아 나선 해류와 곤의 만남. 

이물적이고 이질적인 그러나 아름다운 존재, 그러나 드러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상상이 독특한 소설이었다.

마지막에 평론 보는데 람혼(최정우)!!님의 글이 훅 들어와서 아 참 이 분 평론가셨지 하고 또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 이름과 퇴화 혹은 흔적기관인 아가미와 장자 우화 속 곤과 전작인 위저드베이커리 재봉틀여인 남염(부주지?)에 대한 이야기가 마구 풀어 나오는것도 흥미로웠다. 그나저나 평론글 열 몇 쪽이 단 한 문단으로 후다다다다닥 달려서 만연체를 긴 호흡에 헐떡이며 쫓아가느라 혼났지만 아 이 분 이런 문체지 이러고 새삼 또 반가웠다. 

약간 징징대는 듯한 책표지날개 작가소개는 또 새로운데 위저드베이커리를 약빨면서(우리가 아는 그 약 말고 위장용 현탁액)썼다는 정보를 접하고는 역시는 역시, 이런 문장을 쓰려면 위장 건강 정도는 소설의 신에게 헌납해야 하는구나, 하는 깨달음. 거기에 더해 아 이젠 이렇게 힘들게 쓴 거 너무 까지 말아야겠다(작가 위장에 빵꾸 날지도 몰라) 하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짧지만 강렬한 독서경험, (람혼님말대로)굳이 장르문학 청소년 문학 안 나눠도 경계 넘나들며 나름의 상상력을 독특한 문장으로 단어들로 펼치는 구병모 작가 다른 작품들도 계속 기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위로성 유희성 재미있는 거짓말에 나도 자꾸 끼고 싶어졌다. (근데 난 아직 멀었어...틀렸어 다들 먼저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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