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20180722 김영하
5년 만에 읽는 책은 새로 읽는 책이나 다름 없다. 기억에 책의 내용이 하나도 없어서 신기했다.
깔끔한 새 책은 누군가에게 주고 겉표지만 댈롱 남아 있어서 중고서점에서 하나 더 샀다. 1998년에 나온 엄청 오래된 책인데 무려 1판 6쇄ㅋㅋ 오래된 건 상관 없는데 아래 쪽에 물얼룩이 있어 읽는 내내 찝찝했지만 내용 알아보는데 지장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 유디트(그래서 희곡 유디트도 사놨는데 아직 안 봤군)라는 여성을 둘러싼 형제 K와 C, 그리고 C와 비디오 아트 작업을 하는 행위예술가 미미, 그리고 (악마 흉내를 내고 싶었을지도 모를) 정체불명의 자살 도우미가 주 인물이다.
허무의 끝에서 죽음을 갈망하는 여자들. 그를 돕는 도우미. 속도나 카메라 렌즈로 잡는 피사체에 집착하는 남자들.
소설 속에선 공교롭게도 여자 둘의 죽음만 그린다. (유디트와 미미) 남자들은 뭔가 공허하고 뒤지고 싶은 것 같은데 용기를 못 낸 느낌(인지 자살도우미가 남자들한텐 안 찾아가서인지 ㅋㅋ).
그 당시엔 판타지가 흔하지 않았나본데 그래서 문학상 심사위원들이 그 점을 계속 좋게 말하는데 요즘 젊은 작가들 소설은 그런 장르가 넘친다.ㅋㅋ이십 몇 년 사이 달라진 점...
비엔나 벨베데레 궁 미술관 묘사에 번뜩 내가 거기 갔었지 그래 거기 그런 것들이 있었지 생각이 났다. 웃기는게 우리가 빈 갔을 때 클림트의 키스는 한국에서 클림트전 한다고 한국으로 가버려서 못 봤었다. 유디트는 봤나? 기억 안 나...에꼰쉴레나 뭉크 그림은 많이 봤던 것 같다. 너무 먼 옛날…
장모 작가 소설이 자살을 다루고 주 인물 이름이 똑같이 세연인 건 그냥 우연이겠지ㅋㅋ
문장은 아주 깔끔하고 벌써 이십 이년 된 소설 치고 별로 안 촌스럽다. 세상에나 이십 이년이라니.
그런데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가 어법에 맞나. 권리를 가진다. 권리를 누린다. 아니면 나에겐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가 맞겠지만 어느 것도 폼이 안 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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