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웃의 식탁 오늘의 젊은 작가 19
구병모 지음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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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4 구병모

네 이웃-너의 이웃 또는 4 집 이웃 중의적 표현같다.
강요된 공동체의 상징같은 묵직한 뒤뜰의 식탁.
세 자녀 출산을 조건으로 국가가 임대해주는 공동임대주택에서 네 가구가 부대끼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소설이다.
별 다른 큰 사건은 없이(이게 큰 사건들이 아니냐고 뭐라뭐라 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일상 잔혹사라 할 미묘하고 사소하면서도 개인을 위축시키고 파괴하는 상황들이 이어진다.

고립된 시골의 공동 생활과 지켜야 될(결코 지키기 어려운)룰이 있는 점은 전작 피그말리온 아이들과 비슷하다.
인물들 이름이 특이해서 너무 안 외워진다. 하하 방금 읽고도 다 까먹음

어린 애기 키우는 프리랜서 일러스트 작가 효내는 예전 단편 (어떤 자장가였나) 속 논문 쓰기 위해 애기 재우려 전전긍긍하던 엄마를 다시 붙여다 놓은 느낌이었다.
그저 사회 생활이려니 참고 견디던 이웃 남자 카풀의 지분거림에 거센 항의도 못 한 채 아이와 함께 달아나는 여인
공동체 의식을 강요하는 오지라퍼의 상징 같은 단희, 공동육아 실험을 제안한 장본인
단희에게 동조하면서 좋은 엄마 알뜰한 주부 노릇하려 애쓰는, 가장 체제 순응적인 그녀(결국 혼자만 애 셋 성공하고 혼자만 공동주택에 버텨서 에필로그를 전하는 역할도)
쓸데 없는 지분댐으로 자기 가족과 남의 가족까지 박살낸 제강
무능한 집 지키는 남편
알뜰하다 못 해 거지맘 취급받는 부인 뒤통수 치며 자기 누이 도와 준 남편
부인의 프리랜서 일을 은근 그만했으면 하는 남편

전작 장 단편에 비해 서사도 약하고 남자들 인물 그리는 것도 단순 소홀하고 썩 수작은 아니다. 네 여자 캐릭터들로 뭘 말하고 싶은지는 알겠는데 그냥 수렁에 빠진 듯 답도 없고 소통도 잘 못 하고 좀 내버려둬 이러는 답답함만 느껴진다.

소설과 별도로 최악은 조남주가 추천사 쓴 것. 그것도 뭐 정식 페이지도 아니고 맨 뒷 표지 안쪽과 바깥쪽에 짤막하게 써 뒀다. 문장 구린 건 차치하더라도 작가가 말하려는 복잡 미묘한 것들을 딱 조남주 특유의 프레임으로 제한해 버린다. 차라리 평론가 해설을 덧붙이든가. 이건 정말 정말 별로다.

작년 말부터 다시 구병모에 꽂혀서 이것저것 소설집들 모으다 신간이 나와서 신나서 질렀는데 기대 이하였다. 좋아하는 작가지만...다음 작품을 기대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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