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꽃 - 개정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김영하 20180614-0616

김영하를 읽으면 어디선가 이미 읽었던 것도 같고 내가 쓰려는 걸 써 버린 것도 같고 묘한 기시감이 든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쉽게 읽히니. 
대화체를 줄바꿈이나 문단나눔이나 따옴표나 줄표 없이 주욱 이어쓰구 있다. 그래도 글의 흐름이나 발화저 파악이나 가독성에 전혀 지장이 없다. 흠 이런 방법도 있군. 

러일 전쟁 무렵 제물포항에서 미지의 나라 멕시코를 향해 각자의 삶을 옮겨갔다 스러진 사람들의 이야기. 검은 꽃은 이정일수도 연수일수도 망한 나라의 원혼일수도 있다. 반상 악인 선인 신부 무당 도둑 고아 가족 남자 여자 공통점은 곧 망한 조선 백성이었고 그들은 황량한 유카탄 황무지와 과테말라의 밀림 속에서 에네켄 농부(사실 상 노예) 반군 용병 등으로 사그러져갔다. 
이정은 마야 유적지에서 작은 나라 신대한을 세우고 정부군에 맞서다 죽고 아무도 모르게 세워진 나라는 아무도 모르게 사라졌다. 
재미있게 읽었다. 고양이로소이다도 배경과 발표 시기가 러일전쟁 무렵인데 일본인들이 전승으로 승승장구하던 무렵 우리는 절망하고 살길을 찾아 나라를 떠났다 그 사이 나라가 없어지는 어이 없는 일을 겪었다. 서로 만나지 않는 평행한 시간들이 수많은 작품들 사이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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