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을 다시 생각하다 - 18인의 시선으로 되짚는 묵상의 본질
권연경 외 지음 / 성서유니온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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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늘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간다. 누구 하나 뒤에서 등을 떠미는 사람이 없는데도 내 걸음은 항상 급했고, 마음은 늘 다음 할 일로 분주했다. 성격 탓이라 돌리기엔 삶의 여백이 너무 없었고, 그 조급함은 결국 삶의 수많은 시행착오와 실수로 이어지곤 했다. 그러던 중 마주한 책, 차준희 외 17인의 《묵상을 다시 생각하다》는 나에게 멈춤의 신호탄이자, 내 신앙의 가장 근본적인 자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내 가슴을 두드린 질문은 나는 지금 어떤 마음가짐으로 묵상을 하고 있는가?였다. 내 영혼의 갈증은 생각보다 깊었다. 나는 그저 성경을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 더 가깝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었다. 성경은 알면알수록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매일 말씀 앞에 머물고 기도하고 성경의 앎을 힘쓰고 말씀을 듣는 행위가 특별한 결단이 아닌,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한 생활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래서 새벽기도 시간이 나에겐 귀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18인의 저자들은 저마다의 깊이로 묵상을 정의한다. 그들의 한 줄 정의를 읽어 내려가며 깊은 공감의 묵직한 울림을 느꼈다. 그중에서도 내 마음에 가장 깊이 와닿은 고백은 묵상은 지속적인 약속이라는 점, 그리고 묵상은 단순히 그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성경을 펼치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입으로 그 말씀을 조용히 읖조리며 머무는 시간, 비록 바쁘고 지친 일상이지만 기어이 시간을 내어 하나님과 만날 장소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바로 묵상의 시작이자 지속적인 기독교 영성의 본질이었다.

​특히 매일 아침 새벽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그날 주신 새벽의 말씀을 다시 한번 조용히 곱씹을 때의 은혜를 기억한다. 책의 표현처럼, 바로 그 고요한 순간에 하나님의 천상회의가 내 마음 위로 펼쳐지는 듯한 경외감을 느낀다. 묵상은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적인 실제가 분명히 존재함을 깨닫게 하며, 나의 삶이 현재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선명하게 비춰준다. 내 삶의 현주소를 하나님께서 직접 보여주시는 것만 같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말씀 앞에 머무는 훈련을 하면서, 내 삶에는 작지만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말씀 묵상이 나에게 마음의 시간을 선물해 준 것이다. 상황을 다급하게 바라보던 시선에 여유가 생기자, 하나님을 향한 삶의 방향성이 더 차분하고 선명해졌다. 마음에 공간이 생기니 자연스럽게 일상에서의 실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묵상은 하다가 말다가 하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매일의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말씀을 먹고 소화해 내는 영혼의 호흡이다. 오늘도 나는 바쁜 걸음을 멈추고 성경을 펼친다. 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지금도 일하고 계시는 그분을 신뢰하며, 내 삶의 가장 고요한 자리에 하나님을 위한 자리를 펴고 앉아 그분의 음성에 귀를 기울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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