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 - 대유행으로 가는 어떤 계산법
배영익 지음 / 스크린셀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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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면 10일안에 죽는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전염병 엠바이러스의 공포. 흡사 작년에 유행했던 신종플루를 연상시킨다. 신종플루는 호흡기 질환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했지만 엠바이러스는 기괴하고 흉측한 모습으로 변하면서 사망한다. 감염됐다는 양성반응만 나타나면 모두 공포에 떨고 다른 사람들에게 감염시키려 한다.

 

파란색 표지에 빙하 그림. 그 위에 전염병을 나타내는 바이러스균까지. 책 두께에 눌려 한참동안 망설이다 읽게 되었다. 먼저 막내 아들이 장염에 걸려 아프기 시작하자 큰 딸도 장염에 걸려 병원에 가게 되었다. 장염도 옮는다는 사실을 처음 앍 되었다. 염자로 끝나는 병들은 다 옮는다고. 장염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전염병의 공포가 어찌나 무섭고 섬뜩하던지. 왜 빙하를 표지 그림으로 선택했을까 의아했는데 읽다보니 표지마저 공감이 갔다.

 

빙하속에 묻혀 있던 바이러스가 녹기 시작하면서 떨어져나와 얼음이 필요했던 명태잡이 어선에 담기면서 바이러스는 펴저 나가게 된다. 감염이 되면 10일안에 사망하게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점점 바이러스는 온 세상에 드러나게 되고 바이러스의 항체를 가진 자를 찾아 백신을 만들어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항체를 가진자는 죄라도 진냥 도피하려 하지만 붙잡힌다. 그러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골수 채취해서 백신을 만들어 낸다. 조금 잠잠해 지려는 찰나 추석이 되어 바이러스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더 강력한 변종 엠투바이러스까지 유행하게 된다.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바이러스의 공포는 백신 개발에 성공하여 잠잠해 졌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것처럼 끝이 애매모호하게 나서 무언가 아쉬움이 들었다. 읽는 내내 바이러스가 나에게 침투하는 것처럼 생생했고 꿈에라도 나오면 어쩌나 무서움에 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지금은 구제역으로 온 나라가 어지럽다. 조금 있으면 사람들에게 전염되는 역병이 나올 수도 있다고 뉴스에서 들은 바 있다. 소설속에서도 나오지만 전염병이 돌았다는 뉴스가 나오면 기하급수적으로 루머를 양산해내는게 언론이다. 사람들은 점점 더 공포에 휩싸이게 되고 그것이 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 작년 신종플루때도 그랬다.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는 루머가 양산되면서 불안감은 날로 늘어만 갔다. 하지만 개인위생만 신경쓰면 그리 무서운 것은 아니었다.

 

배영익. 저자의 정보는 거의 없다. 영화사에서 영화기획자로 일하는 동안 쓴 시나리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야기꾼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 그리고 전염병이라는 소설이 드라마화되고 있다는 것. 드라마가 되든 영화가 되든 세상에 나오면 정말 재밌는 스토리가 될 것이다. 책 두께에 기가 눌려 멀리하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의 스릴이 넘쳤다. 재밌기도 하면서 섬뜩한 소설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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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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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위안과 희망의 일기쓰기 안내서!
스테파니 도우릭 지음, 조미현 옮김 / 간장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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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2일 오후 1시. 바로 앞이 2차선 도로이다 보니 지나가는 차들로 시끄럽다. 어제 내린 눈이 하얀 지붕에 쌓여 있어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부시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늦은 아침을 먹고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돌렸다.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탁기소리. 이제 두 번째 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났다. 섬유유연제를 넣어달라는 신호다. 이것을 얼마나 넣어야 되는지 몰라 되는대로 붓고 만다. 밖은 영하의 날씨라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다른 때 같았으면 전쟁터같았을 텐데 아빠 사무실에서 놀도록 하고 나는 평생 있을까 말까한 방학을 맞았다. 아이들이 없으니 조용해서 좋긴한데 어색하다. 빵빵거리는 차소리만 아니면 여기는 수도승이 사는 절이나 다름없다.

 

참 오랜만에 써보는 일기인 듯 하다. 내 맘속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본지가 오래되었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았는데 나이가 한 살 더 먹고 나니 이젠 그럴 필요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참으로 좋은 책을 한권 만났다.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가끔 일기를 쓰곤 했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과 아이들 모습을 짤막하게나마 끄적거리곤 했었다. 그냥 메모형식을 빌어 쓴 낙서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일기란 무엇인지, 왜 쓰는지, 쓰면서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내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쓰는 방법까지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일기쓰기가 두려웠던 분들이 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여기에 일기 인용문들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영국인들이 쓴 것들이다. 그것은 감안을 하고 봐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일기쓰는 방법이 연습과제 형식으로 나와 있어서 흥미로웠고 시간 날 때마다 따라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로 인해 내 속에 쌓여 있던 상처를 날려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은이 스테파니 도우릭은 픽션과 논픽션 양 분야에서 모두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지만 그녀를 가장 널리 알린 것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진지하게 독려하는 책들이다. ‘친밀감과 고독’, ‘용서, 그리고 사랑의 행동들’, ‘보편적인 마음’ ‘행복을 선택하기’ 등이 있다. 스물여덟살에 영국 출판사인 The Women's Press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5년엔 초교파 목사에 임명되었고 두 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영국에는 일기 작가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일기쓰기 강좌가 있다는 것도. 우리나라에는 왜 없는 걸까?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이 왜 이제 나왔는지 더 빨리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리고 출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다. 내가 받은 책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쇄가 너무 흐리게 돼 있어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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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특강 - 가장 기본적이고 실용적인
김해식 지음 / 파라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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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글을 쓰는 세상. 요즘은 글을 써야만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가 발달한 까닭이기도 하다. 예전에 우리는 일기와 독후감으로 글쓰기를 해 왔다면 요새는 블로그와 개인홈피에 포스팅을 하는 세상이 되었다. 그야말로 글쓰기 홍수의 시대인 것이다. 글쓰기를 해야만 승진하는 시대가 되어 이젠 직장인들도 글쓰기를 배우러 학원에 다닌다. 글쓰기로 밥 못 먹는 시대에서 글을 잘 써야만 밥 먹고 사는 시대가 되었다.

 

이번에 읽은 ‘글쓰기 특강’은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대학입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논술과 대학에 들어가면 필요한 리포트 쓰는 법, 졸업논문 작성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필요한 독서, 연습방법, 자료수집, 구상과 계획 등등 글쓰기에 필요한 단계별 요령과 방법이 체계적으로 쓰여 있다. 그리고 글을 쓰고 난 뒤에 하는 퇴고에 대한 교정, 기본적인 문법과 맞춤법이 나와 있어 틀리기 쉬운 단어와 표현을 한번 더 익힐 수 있어 유익하다. 대부분의 작법서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논술과 논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저자 김해식 교수님은 서울대를 졸업했다. 서울대를 비롯 여러 대학교에서 강사로 역임했으며 1996년부터 현재까지 KBS 방송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그의 저서로는 대중문화와 언론에 관한 논문과 <글쓰기 소프트>, <한국 언론의 사회학>, <사설로 익히는 문장력과 이해력> 등이 있다.

 

이 책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자료수집과 개요작성법, 문단 전개요령, 퇴고이다. 나는 자료 수집을 인터넷 검색에만 의존했다. 체계적으로 글을 쓰려면 자료수집도 꾸준히 해야 할 필요성도 느낀다. 또 어떤 주제가 떠오르면 앞뒤 생각 없이 막 쓰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것도 고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퇴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글을 한번 쓴 다음에 바로 퇴고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뒤에 보면 고쳐야 할 부분과 넣어야 할 내용들이 보인다고 했다. 글은 주제에 맞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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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지음 / 타임POP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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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려면?

나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을 베껴쓰면 된다.

 

내가 좋아하는 또는 닮고 싶은 작가의 책을 사서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매일 세 쪽씩만 베껴 써 보라. 하지만 그 사람과 같은 작가가 된다고는 보장 못한다. 보장 못한다고?

위대한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됐다고 하니 그래도 해 볼만 하지 않나? 해서 시작하게 된 책이다. 나 또한 베껴쓰기를 하루에 적당 페이지만큼 필사하고 있다.

 

글쓰기 비법서들의 공통된 특징은 단문으로 써라. 첫 문장에 올인하라. 중언부언 하지 마라. 글에는 시작과 중간과 끝이 있다 등등. 이 책은 여타 비법서들과 다르게 베껴쓰기 좋은 문장들로 한 페이지를 구성했다. 베껴쓰다 보면 그 글에 빠져 든다. 위트를 간간히 섞어 귀에 쏙쏙들어와 박힌다. 마치 바로 앞에서 나에게 글쓰기는 이런 거란다 설명하듯이.

이 책은 특히 베껴쓰기를 위한 페이지를 마련하여 독자가 손수 베껴 쓸 수 있게 했다. 이 것은 작가의 독자를 위한 배려 또는 사업가 기질(?)을 발휘한 수완이 아니었나 싶다. 저자는 책을 꼭 사서 읽으라고 했다. 베껴쓰기를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다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여기서 뜨끔한 사람들도 있을테니 말이다.

 

손글씨로 베껴쓰기를 해보려 하지만 쓰다보면 점점 지렁이가 되어 버려 내가 쓴 글씨인데도 못 알아 보는 경우가 있다. 나는 워드로 치는게 좋다. 또닥또닥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들리는 것이 기분 좋게 한다.

 

명로진. 그를 탤런트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작가이자 ‘인디라이터’를 창조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의 책 ‘인디라이터’는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작법서이다. 그는 아이디어와 글쓰기 실력만 있다면 인디라이터로 성공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 중에 1인이다.

 

나는 산문이나 에세이, 이야기가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어서 무엇부터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주 막막하기만 할 따름이다. 그 막막함 때문에 작법서를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이 책도 나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안겨준 책이였다. 베껴쓰기만 해도 글쓰기 실력이 나아질 수 있다니 기쁨이 아닐 수 없다. 매일 베껴쓰기를 하며 득과 실이 있다면 좋은 문장과 글을 읽으면서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것과 워드로 치니 너무 순식간에 끝나버려 허무함이 남는다는 것이다. 이 책은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과 지금보다 조금 더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 졌다고 하니 글쓰기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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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전후사의 재인식
김도연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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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은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8편의 단편들을 한 권으로 묶어 낸 단편집이다. 각기 제목들만 보면 내용들이 무척이나 궁금하지만 내용을 읽어 보면 몰입이 잘 안되어 읽기가 불편했다. 긴 호흡의 문장들이 많아서 인지 많이 지루한 감이 있다. 평론을 보면 아주 좋다는 내용들이 가득한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아직 내가 부족한 지도 모르겠다.

 

‘꾸꾸루꾸꾸 빨로마’는 약수터 민박집에서 요양하는 사내가 산신당에서 불러 낸 환영들의 이야기이다. 제목은 정말 궁금했는데 내용은 예상을 빗겨 갔다. 이 사내는 어떤 병에 걸렸는지 아직도 모르겠다. 산신당 나오는 이런 얘기 나는 싫어한다.

 

‘떡 - 병점댁의 하루’는 선한 눈빛 하나만을 믿고 나이 많은 한국 농촌총각에게 시집온 젊은 베트남 여성이 구타와 성적 노예로 취급하는 술주정뱅이 남편의 학대를 참아내고 남편과 시어머니가 죽자 오갈 데가 없어진 여자가 두 아이를 키우며 베트남 부모에게 돈을 송금하기 위해 공사장을 전전하며 떡과 커피, 심지어는 몸까지 파는 이야기이다. 다큐나 TV뉴스에서 많이 봐 오던 것을 소설로 풀어 쓴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도 불구하고 여자의 내면묘사라든지 리얼리티가 살아 그녀가 너무나 안쓰러웠던 작품이기도 하다.

 

‘메밀꽃 질 무렵’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후일담으로 보면 된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어 죽은 아버지 허생원을 그리워하는 동이의 꿈이다. 현실과 겹쳐지며 현실에 과거라는 시간적 깊이를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바람자루 속에서’는 네비게이션과 대화하는(?) 듣도보도 못한 작품이었다. 거기에 고라니와 멧돼지가 살아 움직여 환상속에서나 볼 수 있는 제일 지루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북대’는 진부면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절로 돼 있지만 실제로 오대산에 존재하는 절이라고 한다. 이 소설에서는 북대는 택시기사인 ‘나’와 다방 아가씨 ‘밀크셰이크’가 도달하고자 하는 이상향 같은 곳이다. 석가모니와 제자 수보리의 문답이 이어지는 금강경이 나온다. 역시 몰입이 안돼 내팽개치고 싶었던 부분이다.

 

‘사람 살려!’는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로 올라가 쓴 이야기이다. 김성기라는 한량과 하인 개똥이가 한양으로 도망가는 이야기이다. 구미호와 도깨비, 산적들, 갓 쓴 호랑이, 물귀신이 나온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퓨전 사극정도(?) 그런데 코믹이다.

 

‘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은 연인이던 두 남녀가 1997년 무렵 서로에 대한 싫증이 아니라 가난 때문에 헤어졌는데 2007년 무렵 유부남과 유부녀가 되어 팔 년 만에 불륜 관계로 재회한다는 내용이다. 연인이었을 때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불륜이었을 때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두 남녀는 섹스하는 중에도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한다. 박세리와 박찬호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열광하고 박지성에 흥분한다. 우리가 그 당시에 그랬던 것처럼...결국 두 남녀는 더 좋은 사람 만나라며 헤어진다. 불륜과 대통령 선거, 그리고 스포츠 선수. 제목만큼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저 언덕으로 건너가네’는 임질에 걸려 그 최초의 원인제공자가 자신인지 아내인지 애인인지 자신도 모르는 또다른 관계인지(애인이 말한 스님도 포함해서)를 질문하는 희비극적 상황에 빠진 택시기사 ‘양봉주’가 그 와중에 불교 성지순례를 떠나는 내용이다. 여기에서도 절이 나오고 스님이 나온다. 그리고 불교까지.

 

이 책의 저자 김도연님은 2000년 경인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 영화화됐지만 그리 큰 히트를 치진 못했다. 그가 지난 봄날 영화 촬영현장인 수정사를 기웃거리며 주지 수님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스님. 영화 관객이 천만 명이 넘으면 이 절을 아예 ‘맙소사’로 바꾸는 게 어떨까요?” 스님이 웃으시며 그러겠다고 했다는데 절 이름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이 책은 구성도 독특할 뿐만 아니라 저자가 강원도 출신이라 배경도 모조리 강원도이다. 이 책을 보니 왜 단문으로 쓰라는지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문장이 긴 탓에 지루함만 있을 뿐 몰입이 안돼 한 동안 이 책을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끝까지 완주한 데 대해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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