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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0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토지 10(3부 2권)>
작품 소개
- 제목 : 토지 10 (3부 2권)
- 작가 : 박경리
- 출판 연도 : 2024년 6월
- 출판사 : 다산책방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516쪽

<작가 소개>
<책 속에서...>




<개인적인 생각>
<토지 10(3부 2권)>에서는 시간이 많이 흐른 느낌이다. 서희의 두 아들도 쑥 커버렸고, 홍이도 장가를 가고, 길상은 여전히 회상 속에만 존재한다. 그가 왜 만주에 남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줄 뿐이다. <토지 10(3부 2권)>에서는 인상깊은 장면들이 많았다. 이번 리뷰에선 그 장면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홍이가 장가 가는 장면 : 신랑을 맞이하는 주혼자는 수염과 눈썹이 새카만, 마치 관운장과 같아 보이는 중년이었다. 그는 홍이를 향해 세 번 읍하고 초례청으로 안내해 간다. (중략) 예탁에는 솔과 대를 꽂은 호리병 두 개와 밤, 대추, 쌀, 술병과 술잔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머리와 꼬리만 내놓고 비단 보자기에 싼 장닭 한 마리가 있었다. (중략) 다홍에 수가 현란한 활옷에 원삼을 끼고 족두리를 쓴 신부의 입술이 추위 때문에 파아랬다. (중략) 신부 곁에 얼굴이 두리넓적한 수모가 서 있었다. 홍이는 흘려보낸 꽃신 생각을 하며 전안의 절차를 따라 기러기 한 쌍 앞에서 진삼배를 하고 퇴삼배를 했다. (p.274~275)
홍이가 벌써 이렇게 컸나? 하는데 어느새 청년이 돼 장가를 가는 장면이다. 옛날 결혼식 풍경 묘사가 무척 세세히 돼 있어 홍이 장가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혼인날 비가 퍼붓는 장면은 이 결혼의 불길함을 나타내 앞으로 홍이 결혼생활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그래서 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순철엄마가 서희와 대면하는 장면 : "병원에 가보믄 알 기요! 도, 돌로 얼굴을 쳐서, 긴말할 것 없고 내 자식 본시대로만 해놓으소! 당신도 자식 키우는 사람이믄 억장이 무너지는 부모 심정 모리겄소? (중략) 내 아들 얼굴에 험만 갔다 봐라, 당신 자식 얼굴인들 말짱할 줄 아요! 우리도 짓이겨놓을 기요!" (중략) "죄송합니다." 서희는 고개를 숙인다. "그 공자 같은 아이가, 뜻밖인데요?" 박의사는 껄걸껄 웃는다. (중략) "그 말 때문에 때린 거는 아니고요. 니 아부지는 종이라 했더니," "그랬었구나. 말한 대로 들려주어 고마워." 서희의 음성은 잠긴 물처럼 조용했다. (중략) "그랬다면 환국이 잘못한 것은 없구나. 네 잘못이야. 왜냐하면 환국이 아버님은 종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나라 위해 몸 바친 분이었단다." (중략) 강가까지 온 서희는, '여보, 당신이 그곳에 남은 뜻을 이제 확실히 알겠소. 하지만 장하지 않아요. 당신 아들 환국이가?' 찬 바람 속에 서서 서희는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395~400)
환국이가 순철이를 때려 상처를 입히자 순철엄마가 서희를 찾아온다. 순철엄마는 서희에게 강한 감정 표출을 하려 하지만 서희의 공손한 태도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순철이 치료 받고 있는 병원에서 서희는 순철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환국이 아버지는 종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이라 말한다. 그 뒤 서희는 길상이 만주에 남게된 이유를 알고 혼자 흐느낀다. 이 부분에서 길상이 만주에 남아 있는 이유가 나온다.
홍이 장가든 이후 임이네 퇴원 소동 장면 : "우세스럽나? 그거는 아네? 잔소리할 것 없다. 팔자에 없는 며누리, 머 몰라 죽은 기이 며누리고. 아들 없는 며누리가 어디 있노? 데리고 썩 가거라!" (중략) "눈감고 아웅하는 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꼬? 남의 눈이 있인께 죽물이라도 끓이오지. 너이 연놈들이 날 집구석에 콕 처박아놓고 굶기 직일 걸 내가 모릴 줄 아나! (중략) 자식이 아니라 불구대천의 원수 놈, 비단가리 하나 냉기고 내가 죽을 줄 아나?" (중략) "진자리 마린자리 가리감서 손발 잦아지게 키웠더마는 악문을 해도 우짜믄 그렇기 하겄노." "어매는 나한테 공 안 들였소." (중략) 그동안 임이네는 병으로 굿을 쳤다. 며느리를 두고 안 들어올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에 병이 난 것이라 하여 굿을 하고 보연이는 나타나지도 못하게 했다. (중략) 급성 복막염도 아닌데 방금 죽어가듯 소동을 피웠던 것이다. (439~441)
홍이가 장가 가던 날은 비가 억수로 쏟아졌던 비 때문에 초상집 같았던 혼사였다. 그후 홍이와 보연이는 딸을 낳았고, 임이네의 못된 심보로 며느리를 괴롭히는 장면과 홍이가 체념하는 장면에서는 '임이네는 언제 죽나, 얼른 죽어야 홍이가 편하게 살텐데' 홍이 보다 보연이가 안쓰러워 임이네가 얼른 죽기를 바랐다. 아마도 다음 편에서 죽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박경리 작가님의 섬세한 묘사는 모든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결혼식장의 빛과 그림자, 집안의 분노가 드러나는 순간들에서 인간과 사회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홍이의 장가는 결혼이라는 사회적 장치가 개인 운명을 어떻게 가두는지를 보여주고, 순철 엄마와 서희의 대면은 은폐된 폭력을 일거에 드러낸다. 환국이 아버지에 대한 서희의 단호한 반박은 역사와 기억의 싸움을 상징한다.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해 진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0(3부 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