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색
추설 지음 / 모모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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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색>



작품 소개

- 제목 : 세상에 없던 색

- 작가 : 추설

- 출판 연도 : 2025년 9월

- 출판사 : 모모북스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320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짧은 문장의 연속, 직설적이면서도 은유를 잃지 않는 서술은 읽기 쉽게 빠르게 흘러갔다. 이 소설이 나에게는 웹소설 같은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단문은 감정의 고조를 빠르게 전달하고, 영화적 장면 전환을 가능하게 하며, 페이지마다 심박수를 올리는 효과가 있다. 다만 때로는 단문의 연쇄가 정서적 여백을 부족하게 만들어 감정의 여운을 더 깊게 음미하고 싶은 독자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다.


“나에게 그녀는, 표현하려야 표현할 수 없는 색이다. 그녀와 함께 있어도 그 색을 완전히 말로 옮길 수는

없다. 정확히 잡아낼 수도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생 알 수 없는 색이라 해도 나는 그녀 곁에 있고 싶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그 색을 바라보고 싶다.”



두 사람의 만남이 단 이틀에 불과하다는 설정은 역설적으로 그 순간의 밀도와 감각을 더욱 선명하게 만든다. 낯선 언어와 다른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피어나는 감정은, 우연이 운명이 되는 찰나의 빛처럼 독자의 시선을 붙든다. "우리는 왜 이렇게 빨리, 이렇게 깊게 서로를 믿게 된 걸까?"라는 문장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인간 존재와 신뢰의 조건을 성찰하게 한다. 작가는 두 인물의 만남을 통해 사랑의 기원을 세밀하게 포착한다. 짧은 시간 안에서 교환되는 말들, 눈빛, 작은 제스처들이 모여 거대한 신뢰의 구조를 세우는 방식은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세상에 없던 색> 속 메시지는 분명하다. 세상에 없던 색은 누군가와 짧은 만남에서 발견될 수도 있고, 그 색을 오래도록 유지하려는 선택과 노력이 필요할 수도 있다. 두 사람의 기록을 따라가며 그 색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만의 색을 어떻게 만들어갈지 다시 묻게 된다. 읽고 나면 잔잔한 여운과 함께 스스로 에게 묻는 질문 하나를 남길 것이다.

'나의 세상에 없던 색은 어디에 있을까?'



사랑은 언제 찾아오는 걸까?

<세상에 없던 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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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텔링 - 격차를 만드는 AI 소통 능력
로사장(김다솔) 지음 / 필름(Feelm)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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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프트 텔링>


작품 소개

- 제목 : 프롬프트 텔링

- 작가 : 로사장(김다솔)

- 출판 연도 : 2025년 10월

- 출판사 : 필름 출판사

- 장르 : 자기계발

- 쪽수 : 304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인공지능이 우리 삶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든 시대다. 기술 발전은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전례 없는 편리함을 선사하지만, 때로는 모든 것이 '상황평준화'되는 인상을 주기도 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프롬프트 텔링>은 '고유성'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기술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을 제공한다.

챗GPT가 세상에 나왔을 때 호기심에 질문 몇 개를 던졌다. 그러나 학습이 덜 되었는지 제대로 된 답변을 듣지 못했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 다시 챗GPT에게 질문을 던지니 내가 원하는 답을 알려 주기는 해도 정확한 답변과 뉘앙스는 아니었다. 조금 더 학습을 해야 내가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조금 더 업그레이드 된 지금의 챗GPT에게 질문을 하면 어느 정도 맞는 답을 내놓는다. 그 전엔 '바보'로 얕봤는데 이젠 어느정도 똑똑해져 있어 세상이 금세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롬프트 텔링>은 AI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을 넘어, AI와 '소통'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저 도구로 AI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나의 내면과 가치관, 세계관을 AI에게 심어 넣음으로써 독보적인 결과물을 창조할 수 있다. 내가 전에 AI에게 명령을 내렸을 때는 소통과는 전혀 거리가 멀었다. 그게 나의 과오였던 것 같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답변을 얻을 수 있는데 난 제대로 AI를 다룰 줄 몰랐었던 것이다. 지금도 제대로 쓸 줄 모르지만 이번 <프롬프트 텔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바로 '소통'이다.

AI를 하나의 제자 다루 듯 가르치면 된다. AI의 캐릭터를 이해하고, 나의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최적화된 협업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프롬프트 텔링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저자가 AI를 활용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억대 매출을 달성한 경험은 이러한 프롬프트의 차별화가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실제적인 성공 전략이 될 수 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세상은 참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사고의 전환'이 중요하다. 기술은 빠르게 변하므로 기술 자체에만 의존하는 지식은 한계가 있다. AI와 소통하는 '사고 방식'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을 것이다. <프롬프트 텔링>을 통해 AI와 친해져 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격차를 만드는 AI 소통 능력

<프롬프트 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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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0 - 박경리 대하소설, 3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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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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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0(3부 2권)>


작품 소개

- 제목 : 토지 10 (3부 2권)

- 작가 : 박경리

- 출판 연도 : 2024년 6월

- 출판사 : 다산책방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516쪽


<작가 소개>



<책 속에서...>








<개인적인 생각>


<토지 10(3부 2권)>에서는 시간이 많이 흐른 느낌이다. 서희의 두 아들도 쑥 커버렸고, 홍이도 장가를 가고, 길상은 여전히 회상 속에만 존재한다. 그가 왜 만주에 남아야 하는지 이유를 알려줄 뿐이다. <토지 10(3부 2권)>에서는 인상깊은 장면들이 많았다. 이번 리뷰에선 그 장면들을 소개해 보려 한다.

홍이가 장가 가는 장면 : 신랑을 맞이하는 주혼자는 수염과 눈썹이 새카만, 마치 관운장과 같아 보이는 중년이었다. 그는 홍이를 향해 세 번 읍하고 초례청으로 안내해 간다. (중략) 예탁에는 솔과 대를 꽂은 호리병 두 개와 밤, 대추, 쌀, 술병과 술잔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머리와 꼬리만 내놓고 비단 보자기에 싼 장닭 한 마리가 있었다. (중략) 다홍에 수가 현란한 활옷에 원삼을 끼고 족두리를 쓴 신부의 입술이 추위 때문에 파아랬다. (중략) 신부 곁에 얼굴이 두리넓적한 수모가 서 있었다. 홍이는 흘려보낸 꽃신 생각을 하며 전안의 절차를 따라 기러기 한 쌍 앞에서 진삼배를 하고 퇴삼배를 했다. (p.274~275)

홍이가 벌써 이렇게 컸나? 하는데 어느새 청년이 돼 장가를 가는 장면이다. 옛날 결혼식 풍경 묘사가 무척 세세히 돼 있어 홍이 장가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 혼인날 비가 퍼붓는 장면은 이 결혼의 불길함을 나타내 앞으로 홍이 결혼생활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 예견하고 있다. 그래서 더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순철엄마가 서희와 대면하는 장면 : "병원에 가보믄 알 기요! 도, 돌로 얼굴을 쳐서, 긴말할 것 없고 내 자식 본시대로만 해놓으소! 당신도 자식 키우는 사람이믄 억장이 무너지는 부모 심정 모리겄소? (중략) 내 아들 얼굴에 험만 갔다 봐라, 당신 자식 얼굴인들 말짱할 줄 아요! 우리도 짓이겨놓을 기요!" (중략) "죄송합니다." 서희는 고개를 숙인다. "그 공자 같은 아이가, 뜻밖인데요?" 박의사는 껄걸껄 웃는다. (중략) "그 말 때문에 때린 거는 아니고요. 니 아부지는 종이라 했더니," "그랬었구나. 말한 대로 들려주어 고마워." 서희의 음성은 잠긴 물처럼 조용했다. (중략) "그랬다면 환국이 잘못한 것은 없구나. 네 잘못이야. 왜냐하면 환국이 아버님은 종이 아니었거든. 그리고 나라 위해 몸 바친 분이었단다." (중략) 강가까지 온 서희는, '여보, 당신이 그곳에 남은 뜻을 이제 확실히 알겠소. 하지만 장하지 않아요. 당신 아들 환국이가?' 찬 바람 속에 서서 서희는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395~400)

환국이가 순철이를 때려 상처를 입히자 순철엄마가 서희를 찾아온다. 순철엄마는 서희에게 강한 감정 표출을 하려 하지만 서희의 공손한 태도 때문에 할 수가 없다. 순철이 치료 받고 있는 병원에서 서희는 순철에게 자초지종을 묻고 환국이 아버지는 종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분이라 말한다. 그 뒤 서희는 길상이 만주에 남게된 이유를 알고 혼자 흐느낀다. 이 부분에서 길상이 만주에 남아 있는 이유가 나온다.

홍이 장가든 이후 임이네 퇴원 소동 장면 : "우세스럽나? 그거는 아네? 잔소리할 것 없다. 팔자에 없는 며누리, 머 몰라 죽은 기이 며누리고. 아들 없는 며누리가 어디 있노? 데리고 썩 가거라!" (중략) "눈감고 아웅하는 기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라꼬? 남의 눈이 있인께 죽물이라도 끓이오지. 너이 연놈들이 날 집구석에 콕 처박아놓고 굶기 직일 걸 내가 모릴 줄 아나! (중략) 자식이 아니라 불구대천의 원수 놈, 비단가리 하나 냉기고 내가 죽을 줄 아나?" (중략) "진자리 마린자리 가리감서 손발 잦아지게 키웠더마는 악문을 해도 우짜믄 그렇기 하겄노." "어매는 나한테 공 안 들였소." (중략) 그동안 임이네는 병으로 굿을 쳤다. 며느리를 두고 안 들어올 사람이 들어왔기 때문에 병이 난 것이라 하여 굿을 하고 보연이는 나타나지도 못하게 했다. (중략) 급성 복막염도 아닌데 방금 죽어가듯 소동을 피웠던 것이다. (439~441)

홍이가 장가 가던 날은 비가 억수로 쏟아졌던 비 때문에 초상집 같았던 혼사였다. 그후 홍이와 보연이는 딸을 낳았고, 임이네의 못된 심보로 며느리를 괴롭히는 장면과 홍이가 체념하는 장면에서는 '임이네는 언제 죽나, 얼른 죽어야 홍이가 편하게 살텐데' 홍이 보다 보연이가 안쓰러워 임이네가 얼른 죽기를 바랐다. 아마도 다음 편에서 죽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박경리 작가님의 섬세한 묘사는 모든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결혼식장의 빛과 그림자, 집안의 분노가 드러나는 순간들에서 인간과 사회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홍이의 장가는 결혼이라는 사회적 장치가 개인 운명을 어떻게 가두는지를 보여주고, 순철 엄마와 서희의 대면은 은폐된 폭력을 일거에 드러낸다. 환국이 아버지에 대한 서희의 단호한 반박은 역사와 기억의 싸움을 상징한다. 다음 권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궁금해 진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0(3부 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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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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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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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괴이, 너는 괴물>



작품 소개

- 제목 : 나는 괴이, 너는 괴물

- 작가 : 시라이 도모유키

- 출판 연도 : 2025년 10월

- 출판사 : 내 친구의 서재

- 장르 : 일본소설 (추리 미스터리)

- 쪽수 : 512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는 좋아하지만 호러는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소설집은 '불편함과 쾌감'이 교차하는 지점을 끊임없이 건드리며 다채로운 장르적 실험을 통해 훅 빠져들게 한다. <나는 괴이, 너는 괴물>의 첫인상은 표지부터 무시무시했다. 확 집중하게 만들었다. 무섭기도 호기심 가득 미스터리에 얼른 빠져들고 싶었다.

단편집이라는 형식 덕분에 읽기엔 무난했다. 그러나 이야기 하나 하나가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설정을 던지고, 그 설정을 바탕으로 치밀한 퍼즐과 반전으로 몰아붙였다. 과거의 작품들보다 서사가 한층 견고해져 좋았다. 이 책의 매력포인트를 꼽자면, 예언, 밀실, 독살, SF, 다중추리 등 각기 다른 문제 공간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논리적 해결을 해야 한다. 설정 자체가 퍼즐이 되는 방식을 보여줘 미스터리에 푹 빠지게 한다.

또, 독자는 예측을 할수록 그 예측이 무너지는 쾌감과 마주치게 된다. 특히 세 번 뒤집히는 구조의 이야기처럼 작가는 내가 생각했던 안전지대를 계속 무너뜨렸다. SF적 거대 서사부터 폐쇄된 유곽 내부의 인물 드라마, 그리고 고전적 밀실 트릭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각기 단편 별로 보자면, '최초의 사건'은 탐정을 꿈꾸는 소년의 시선과 세계적 위협이 맞물리며 소년의 순수함과 거대한 설정의 대비가 인상적이었다. '큰 손의 악마'는 절멸 직전의 인류, 마지막 병기로 희대의 범죄자를 내세우는 발상은 충격적이었다. SF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만족하실 거다. '나나코 안에서 죽은 남자'는 유곽이라는 밀폐된 사회에서 벌어지는 연쇄 독살사건. 호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강추! 그러나 난 호러는 별로이기 때문에 패스! 스토리는 정말 좋았다. '모틸리언의 손목'은 고고학적 미스터리와 고대의 복수 서사가 맞물려 있는 SF 미스터리물. '천사와 괴물'은 전형적인 밀실 트릭을 다중 논리로 뒤집어 제시하는 본격 추리의 진수. 한동안 머리를 안 쓰다 쓰려니 머리가 조금 아팠던 작품.

시라이 도모유키의 이번 단편집은 '정답 붕괴'의 쾌감을 계속해서 제공하는 동시에 장르의 경계를 유희적으로 밀어붙인다. 나처럼 미스터리는 좋아하지만 호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독자들이라면 전체적인 완성도와 퍼즐의 즐거움은 분명 느낄 수 있으나 특정 단편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으시는 게 좋을 듯 하다. 단, 모든 작품은 가볍게 넘길만한 게 아니며, 각 단편이 남기는 잔향(불편함 또는 사유)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본격 미스터리의 외연을 넓히는 다섯 겹의 충격

<나는 괴이, 너는 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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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푸른사상 소설선 72
이수현 지음 / 푸른사상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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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푸른사상 출판사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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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늘>


작품 소개

- 제목 : 비늘

- 작가 : 이수현

- 출판 연도 : 2025년 9월

- 출판사 : 푸른사상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206쪽



<작가 소개>



<개인적인 생각>


<비늘>은 상처와 치유, 그리고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인간 간존재의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비늘은 상처가 아니라 살아냈다는 증거야.'라는 문장은 이 소설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였다. 나는 이 문장에서 고통을 숨기기 보다 당당히 드러내고, 그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찾아내는 인간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주인공 강도희는 가정폭력의 그림자 아래에서 감정 무표정증을 앓으며 살아간다. 그녀가 이혼 전문 변호사로서 폭력과 배신, 상실을 겪은 이들과 마주하는 과정은 곧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과거의 상처와 화해하는 여정이 되어 주었다. 도희의 이러한 내적 갈등과 성장은 사회의 어두운 면과 대면하면서도 희망을 찾아 나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닮아 있다. 그녀의 직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고통받는 타인을 통해 자기 치유의 실마리를 찾는다.

<비늘>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현실적인 서사에 신화적 상징과 환상적인 장치를 절묘하게 겹쳐 놓은 부분이었다. 특히, '황금빛 인면어'의 등장은 소설의 핵심적인 요소로 다가왔다. 물속에서 유영하는 인간 얼굴의 인면어, 그 비늘에 손끝이 닿는 순간 온몸을 관통하는 서늘한 전류는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오랜 억압 속에 잠자고 있던 도희의 감정이 재생되는 순간을 의미한다. 이처럼 <비늘>은 상처와 생존 사이의 물질적인 증거인 동시에 자신을 보호하는 단단한 껍질이자 세계와 소통하는 감각기관으로 변모한다.

작가는 가정폭력, 양육비 미지급 등 도희가 맡은 현실적인 사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진 단면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이 어두운 강을 건너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누구도 완전히 혼자가 아니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꼭 나같아서 좋았다. 내 이야기이기도 한 소재라서 좋았다. 어찌 그리 잘 표현했는가. 감탄하며 읽게 만들었다. "당신의 비늘은 어떤 모양인가요?"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각자 삶이 남긴 흔적들을 되돌아 보게 된다.

"당신의 비늘은 어떤 모양인가요?"

<비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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