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으로 들어가기
카롤리네 발 지음, 전은경 옮김 / 다산책방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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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제목 : 폭풍으로 들어가기

- 작가 : 카롤리네 발

- 출판 연도 : 2026년 3월

- 출판사 : 다산책방

- 장르 ; 독일소설

- 쪽수 : 348쪽






<개인적인 생각>


이 소설을 펼치자마자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한 대화체였다. 일반적인 소설과 달리 인물들의 대화가 마치 희곡이나 시나리오처럼 중간 중간 보였다. 그렇다고 모든 대화가 그렇지는 않았다. 큰따옴표로 된 대화도 간간이 들어 있다. 또 눈에 띄는 건 표지였다. 물속에서 숨을 참고 있는 듯한 소녀의 모습은 단순히 역동적인 장면을 넘어 많은 이야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폭풍으로 들어가기>는 전형적인 성장소설을 띈다. 그러나 그 깊이는 결코 가볍지 않다. 주인공 이다는 알코올의존증인 어머니를 돌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에서 찾으려 애썼던 인물이다. 어머니 죽음 이후 그녀가 느낀 극심한 죄책감은 단순히 죽음을 목격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제 내가 더 이상 돌볼 대상이 사라졌다'는 상실감에서 비롯되었다.

도망치듯 도착한 뤼겐 섬의 술집 '물개'에서 이다는 비로소 낯선 호의를 마주한다. 노부부 크누트와 마리안네는 이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밥을 차려주고 잠자리를 내주며 그녀가 그곳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을 묵묵히 보여준다. 세상에 이런 천사같은 사람들만 있다면 참 좋을텐데...

카롤리네 발의 소설은 처음 읽었다. 독일 문학의 새로운 기대주답게 슬픔을 다루면서도 그 안에 유머를 잘 버무려 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럽게 작가의 전작이 궁금해 진다. '스물 두 번째 레인'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었다. 이번 '폭풍으로 들어가기'에서 이다의 시점이라면, '스물 두 번째 레인'은 이다의 언니 틸다의 시점으로 된 소설이다. 이 가족의 비극이 어떻게 그려졌을지 이들은 각자 어떤 폭풍을 견디며 살아나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독일문학의 젊은 거장

카롤리네 발의 신작

<폭풍으로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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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의 대가 - 안전이 빼앗아 간 당신의 진짜 가능성에 대하여
체이스 자비스 지음, 최지숙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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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제목 : 안전의 대가

- 작가 : 체이스 자비스

- 출판 연도 : 2026년 3월

- 출판사 : 오픈도어북스

- 장르 : 자기계발서

- 쪽수 : 400쪽






<개인적인 생각>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 고개를 갸우뚱했다. 일반적인 자계계발서와는 결이 달라 보였다. 보통은 '성공의 법칙'이나 '부'와 관련된 무언가를 얻는 법을 말하는데,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안전에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보여줬다. 좀 의아하긴 했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내가 믿어온 안전함이 사실은 성장을 유예한 결과였다는 걸 알았다.

언제부턴가 내 삶의 우선순위는 '실패하지 않는 것'이 되었다. 식당을 고를 때도 별점을 확인하고,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수백 개의 후기를 훑는다.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는 의지 같지만, 사실은 조금의 손해도, 작은 당혹감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안전 지상주의'에 가까웠다. 그렇게 견고하게 쌓아 올린 안전한 일상속에서 나는 정말 안녕했을까?

<안전의 대가>는 바로 그 지점에서 질문을 던진다. 크리에이터이자 사진작가로 살아온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그토록 매달리는 안전한 선택들이 실은 우리가 삶을 가장 좁은 곳에 가두는 울타리가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사진작가는 피사체를 가장 선명하게 담기 위해 끊임없이 초점을 맞춘다. 하지만 때로는 의도적으로 초점을 흐리거나, 예상치 못한 빛의 산란을 허용할 때 가장 예술적인 찰나가 탄생하기도 한다. 저자의 메시지도 이와 같다.

그는 마냥 안전해 보이는 길에서 한 걸음 물러나 보라고 한다. 그것은 무책임한 도박이 아니다. 타인이 정해놓은 속도계에서 눈을 떼고, 오직 나만이 느낄 수 있는 스스로의 리듬을 찾는 과정이다. 우리가 안전을 담보로 포기했던 것들은 대개 반짝이는 생동감이나 예상치 못한 인연, 혹은 내가 누구인지 깨닫게 되는 서툰 순간들이었음을 알려준다.

안전이라는 이름의 울타리에 대하여

<안전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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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전민식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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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개

- 제목 :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 작가 : 전민식

- 출판 연도 : 2012년 3월

-출판사 : 은행나무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296쪽






<개인적인 생각>


"인생, 참 맘대로 안 풀린다"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었다. 한때는 잘 나가는 컨설턴트로 세상의 정점에 있던 사람이었는데 한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떨어진 주인공 임도랑. 2만 5천 원짜리 불판을 닦고, 남의 인생을 대신 사는 '역할 대행'을 하며 버티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쓰럽고 마음이 아팠다.

이제는 좀 풀리나? 싶을 때 어김없이 뒤통수를 치는 현실. 대기업 연봉 수준의 알바비, 고급 아파트 한 채 값의 사자견 '라마', 그리고 아름다운 여주인까지. 도랑이 명품 구두를 신고 다시 1%의 삶을 꿈꿀 때, 나는 제발 이번엔 잘 돼라. 마음속으로 응원하게 되었다.

하지만 라마가 도망치고 욕망의 모래성이 허물어지는 순간, 그 허망함은 고스란히 읽는 이의 몫이다. 역시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매력을 쏟아 부었다. 캐릭터도 잘 살아 있고, 스토리 또한 재밌어서 끝까지 이 남자의 매력에 푹 빠져 읽게 되었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가 출간된 지 오래 됐지만 요즘 읽어도 좋을 듯 하다. 현실이 팍팍해서 가슴 한 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 혹은 나만 뒤처지는 것 같다는 불안이 엄습할 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

전민식 장편소설

2012년 제8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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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5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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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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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토지 15 (4부 3권)

작가 ; 박경리

출판 연도 : 2023년 6월

출판사 : 다산책방

장르 : 한국소설

쪽수 : 544쪽





<개인적인 생각>

<토지 15권>에서도 역시 인물에 집중했다. 일제 강점기 말기인지라 거대한 어둠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15권의 평사리는 겉으로 보기에 평화롭다. 여름방학을 맞아 돌아온 청춘들이 집안에 생기를 불어넣고, 강물은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희번덕인다. 그러나 그 빛나는 표면 아래에는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뒤틀린 감정들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길상의 눈에 비친 양현은 단순한 소녀가 아니다. 그녀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죽은 이들을 불러내는 살아 있는 거울이다. 재잘거리는 목소리에서는 봉순이의 자취가 나며, 찰나의 표정에서는 서희의 어린시절이 겹친다. 길상에게 양현은 생의 환희인 동시에 자신이 짊어진 무거운 현재와 대비되는 뼈아픈 그리움이다. 하인에서 주인으로, 다시 독립운동의 거물로 변신해온 길상에게 양현의 맑은 웃음은 그가 지나온 긴장과 인내의 세월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또 다른 얼굴을 찾자면 영호다. 영호는 죄악과 열등감의 고통스러운 대물림을 상징한다. 윤국을 바라보는 영호의 시선은 복잡하다. 그는 스스로를 '뱁새'라 칭하며 '황새'인 윤국 앞에서 비굴해진다. 그 열등감의 뿌리는 깊다. 최참판댁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부모, 그 업보 때문에 죽어 지내는 집안 분위기는 영호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냈다.

영호가 아내 숙이에게 느끼는 갑작스러운 집착과 질투는 순수한 사랑이라기보다, 단 하나라도 윤국을 이기고 싶어하는 처절한 발버둥에 가깝다. 과거 윤국이 거절했던 여자가 지금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은 그에게 승리감인 동시에 가장 비참한 패배감을 안겨준다. 영호는 자기 안의 작은 지옥에서 숙이라는 전리품을 붙들고 신음하고 있다.

박경리 작가는 인물들의 심리를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며, 거대한 역사가 결코 개인의 사소한 감정보다 가볍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평사리의 강물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 강물을 바라보는 이들의 가슴속에는 각기 다른 불길이 타오르고 있는 <토지 15권>이었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5 (4부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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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4 - 박경리 대하소설, 4부 2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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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북리뷰 입니다.



제목 : 토지 14 (4부 2권)

작가 : 박경리

출판 연도 : 2023년 6월

출판사 : 다산책방

장르 : 한국소설

쪽수 : 532쪽



<책 속에서...>



<개인적인 생각>



<토지 14 (4권 2부)>에서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윤국이었다. 윤국은 형 환국에 비해 훨씬 감수성이 예민하고 이상주의적인 기질을 가진 인물이다. 이번 14권에서는 윤국의 사랑이 애잔하게 느껴졌다. 윤국이 바라보는 숙이는 화려한 비단 옷을 입은 귀공녀가 아니다. 낡고 얇은 무명 적삼을 입고, 빨랫방망이질에 팔목이 가늘어진 고단한 삶의 주인공이다. 하지만 윤국은 그 남루함 속에서 슬픔으로 깨끗하게 씻겨진 순결함을 발견한다.

윤국에게 숙이는 보호해줘야 할 대상이기 전에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애는 항상 단정하고 말이 없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볼 때 저는 한 인간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p.198)

풍족한 환경에서 고뇌만 하는 지식인인 자신보다 척박한 현실을 묵묵히 살아내는 숙이가 더 높은 정신적 경지에 있음을 인정하며 부끄러운 고백을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또, 윤국과 서희가 부딪히는 장면이 있다. 서희가 길상을 자신의 계급 (양반)으로 끌어올리려 할 때, 윤국은 단호하게 거부했다. "나으리마님, 사랑양반, 그것은 아버님에 대한 모욕입니다. 조롱입니다!" (p.201) 라는 외침은 윤국이 아버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서희에게 윤국은 아버지를 높이는 방식이 신분상승이 아니라 어머니가 쥐고 있는 계급의 권위를 내려놓는 것이라 말한다.

숙이에게 느낀 연민과 존경은 결국 아버지 길상이 걸어온 고통스러운 삶에 대한 이해와 맞닿아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앞으로 윤국의 이야기와 그의 형 환국, 아버지 길상의 행보가 무척이나 궁금하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4 (4권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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