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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 30대에 다시 시작하는 위안과 희망의 일기쓰기 안내서!
스테파니 도우릭 지음, 조미현 옮김 / 간장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2011년 1월 12일 오후 1시. 바로 앞이 2차선 도로이다 보니 지나가는 차들로 시끄럽다. 어제 내린 눈이 하얀 지붕에 쌓여 있어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 눈이 부시다. 새벽 3시가 넘은 시각에 잠자리에 들어서인지 아침에 늦게 일어났다. 늦은 아침을 먹고 세탁기에 빨래를 넣고 돌렸다. 요란하게 돌아가는 세탁기소리. 이제 두 번째 물이 들어가는 소리가 났다. 섬유유연제를 넣어달라는 신호다. 이것을 얼마나 넣어야 되는지 몰라 되는대로 붓고 만다. 밖은 영하의 날씨라 나가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집에만 틀어박혀 있다. 아이들이 방학이라 다른 때 같았으면 전쟁터같았을 텐데 아빠 사무실에서 놀도록 하고 나는 평생 있을까 말까한 방학을 맞았다. 아이들이 없으니 조용해서 좋긴한데 어색하다. 빵빵거리는 차소리만 아니면 여기는 수도승이 사는 절이나 다름없다.
참 오랜만에 써보는 일기인 듯 하다. 내 맘속에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 본지가 오래되었다.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살았는데 나이가 한 살 더 먹고 나니 이젠 그럴 필요 있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참으로 좋은 책을 한권 만났다. ‘일기, 나를 찾아가는 첫걸음’ 가끔 일기를 쓰곤 했었다. 오늘 있었던 일들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과 아이들 모습을 짤막하게나마 끄적거리곤 했었다. 그냥 메모형식을 빌어 쓴 낙서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일기란 무엇인지, 왜 쓰는지, 쓰면서 느끼는 행복이 무엇인지, 내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 쓰는 방법까지도 자세히 나와 있다. 일기쓰기가 두려웠던 분들이 있다면 강력히 추천한다. 여기에 일기 인용문들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영국인들이 쓴 것들이다. 그것은 감안을 하고 봐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일기쓰는 방법이 연습과제 형식으로 나와 있어서 흥미로웠고 시간 날 때마다 따라 써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로 인해 내 속에 쌓여 있던 상처를 날려 버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지은이 스테파니 도우릭은 픽션과 논픽션 양 분야에서 모두 베스트셀러 작가에 올랐지만 그녀를 가장 널리 알린 것은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진지하게 독려하는 책들이다. ‘친밀감과 고독’, ‘용서, 그리고 사랑의 행동들’, ‘보편적인 마음’ ‘행복을 선택하기’ 등이 있다. 스물여덟살에 영국 출판사인 The Women's Press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5년엔 초교파 목사에 임명되었고 두 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영국에는 일기 작가들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일기쓰기 강좌가 있다는 것도. 우리나라에는 왜 없는 걸까? 있으면 참 좋을 텐데... 있는데 나만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런 책이 왜 이제 나왔는지 더 빨리 나왔더라면 하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그리고 출판사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한 가지 있다. 내가 받은 책만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인쇄가 너무 흐리게 돼 있어서 보는 내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