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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8 - 박경리 대하소설, 5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평점 :
채손독을 통해 다산북스로부터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작품 소개
- 제목 : 토지 18 (5부 권)
- 작가 : 박경리
- 출판 연도 : 2023년 6월
- 출판사 : 다산북스
- 장르 : 한국소설
- 쪽수 : 508쪽
<개인적인 생각>
토지 18권을 읽으며 또는 필사를 하며 나에게 물었다. 너는 시간이라는 악마와 마주했을 때 도망치고 있는가? 아니면 온몸으로 맞서고 있는가? <토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이 시점에 나를 돌아보게 하는 문장들이 참 많았다.
<토지18권>의 초반부 "시간은 공폽니다. 아무 일도 안 하고 시간과 내가 마주 보고 있을 때, 아아 무섭지요."라는 문장을 읽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박경리 작가는 타락하는 것도, 사랑하는 것도, 심지어 바둑을 두는 것도 '시간이라는 악마'를 잊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 구절은 명희의 독백과 겹쳤다. 명예와 결백이라는 껍데기만 붙잡은 채 '권태를 잘 견뎌내는 것'이 전부였던 명희의 삶. 무언가를 위해 자신을 온전히 내던져 보지 못한 지식인의 삶은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현대인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몽치가 평사리 사람들의 모든 피눈물을 짜내었던 원수였던 조준구의 처참한 죽음을 수습하는 모습이었다. 욕창으로 문드러진 시신을 씻기고 갈고리처럼 굳은 손가락을 펴주며 몽치가 느낀 것은 증오가 아닌 '인생의 덧없음에 대한 깊은 연민'이었다. 악인마저도 결국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는 생명일 뿐이라는 거대한 깨달음에서 왜 토지가 민족의 역사 소설인지 다시금 깨닫해 주는 부분이었다.
내 마음을 가장 애달프게 했던 인물은 양현이었다. 기생의 딸이라는 출생의 비밀을 안고서 백정의 아들인 영광과의 사랑은 눈물이 고일만큼 아팠다. "사랑한다는 것과 함께 사는 것은 다르다"라며 자신의 상처 때문에 양현을 밀어내는 영광과 "우리는 다 사람이지 않아요?"라며 절규하는 양현의 부딪힘은 신분의 쇠사슬이 인간의 영혼을 얼마나 잔인하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줬다.
그런 반면에 서희의 꿈 속에 나타난 길상의 일침이 나의 뒤통수를 때렸다. 양현을 아들 윤국과 결혼시켜 상처를 덮어주려던 서희의 고결해 보이는 모성 이면에, 사실은 과거 이루지 못한 '이상현'에 대한 미련과 욕망이 도사리고 있었다는 부분은 나를 전율케 했다. 모든 것을 이룬 최서희 조차도 마음 깊은 곳에 지우지 못한 첫사랑의 빈껍데기를 안고 살았다는 인간적인 약점을 보았을 때, 인간이란 얼마나 복잡하고 입체적인 존재인가를 다시금 실감케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성장소설 같으면서도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이 되었다가 연애소설로 보이는 참 스펙타클한 소설인 <토지>.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반 고흐 에디션
토지 18 (5부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