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진사를 꿈꾸던 주인공은 아버지 권유에 따라 변호사가 되었고, 소설가 지망생이던 아내를 만나 결혼하지만 부부 사이는 삐걱대는 중이다. 아내의 작품은 계속 빛을 보지 못했고, 갑자기 아이가 생겨 직장도 그만두었고, 육아 스트레스에 갈수록 신경질적으로 변하는데 문제는 주인공이 싫어하는 이웃 남자와 아내가 바람이 나버린 것. 결국 이웃 남자를 살해한 주인공은 어찌어찌하여 사태를 덮어두고 자신이 죽인 이웃 남자로 신분을 위장하여 살아가기로 한다.

이 작가도 굉장히 유명하지만 어딘가 끌리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다른 작품들도 읽어볼 의향이 생겼다. 필력이 참 맘에 든다. 그리고 여기저기에서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보통 살인하면 시체 처분하는 게 다인데 주인공이 피해자로 살아간다는 발상이 참 신선했다. 게다가 변호사의 두뇌를 이런 데다 쓰다니, 이런 것이야말로 작가의 빅 픽처라 하겠다.

아무튼 사고로 위장하고 고향을 떠난 뒤로부터 1인칭 소설이 되면서 놀라우리만큼 따분해지지만 다행히도 후반부에 다시 발동이 걸린다. 이 작품의 별미는 신분을 감추고 음지로 숨어 은둔자로 살아가길 원하지만 취미로 찍은 사진이 대박 터지면서 원치 않는 유명세로 괴로워하는 주인공의 심리 장면들이다.

그나저나 영미권에서는 왜 아내를 항상 이상한 사람으로 만드는 건지 모르겠다. 이 책도 아내 나름의 사정이 있건만 이유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계속 신경질 내며 헤어지자고만 해서 남편이 불쌍해지는데 작가가 독자들을 총동원해서 아내를 욕 먹이려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그 이혼 사유가 이웃 남자와 불륜이라니, 이건 뭐 말 다한 거지. 이런 캐릭터를 많이 만나면 어느새 독자들에게 나쁜 선입견이 생겨버린다. 아무튼 불편한 부분도 있었지만 오랜만에 속도감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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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벨루치 2018-08-20 09: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빌렸다가 못 읽었는데 다시 빌릴까 말까 고민만 합니다~

물감 2018-08-20 10:13   좋아요 1 | URL
표지나 제목이나 그닥 흥미롭지 않은데 꽤 내공이 탄탄하더라고요. 추천해요😆

카알벨루치 2018-08-20 10:17   좋아요 1 | URL
알겠습니다 꼭 읽어볼께요 물감님 추천이니^^

물강아지 2018-08-20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복선이 조금 예상되도록 쓰여있지만, 흡입력이 강한 책인 것 같아요 저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ㅎㅎ

물감 2018-08-20 10:37   좋아요 1 | URL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흐름이 충분히 예상되던ㅋㅋ근데 필력으로 완전 커버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