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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 인류의 영원한 고전 - 고고학으로 파헤친 성서의 역사
아네테 그로스본가르트.요하네스 잘츠베델 엮음, 이승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품절
성경을 곧이 곧대로 믿는 것도 엄청난 믿음이 필요한 일이다. 성경은 어떻게 기록되어 왔으며, 어떻게 후손들에게 전해져 왔을까?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히고 있다는 이 성서에 대해 사실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고고학의 관점에서 성서의 역사에 대해, 실재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일의 유명 잡지사 슈피겔의 편집자들이다. 슈피겔이라는 잡지사는 미국의 타임지와 같은 진보 성향의 시사 주간지라고 한다. 유럽과 독일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잡지로 손꼽히며 독일의 지성인들에게 사랑받는 수준 높은 잡지로 불리운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러한 성격의 시사 주간지의 기자들이 쓴 객관적이며 팩트에 충실한 책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성경책에 대해서 새로운 비밀들을 알 수 있었다. 4개의 복음서 중 하나인 <마가복음서>의 저자는 누구인지 확실하게 밝힐 수 없다고 한다. 어떤 연구자들에 따르면 <마가복음서>의 저자가 개종한 유대인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이방인이었다고 믿는다고 한다.
그리고 신약성서 학자들은 마태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마가복음서>를 거의 옮겨 적었다고 확신한다고 한다. 그러나 <마태복음>의 저자도 특정할 수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르면 <요한복음>은 기원후 100년경에 생겼고 요한복음의 편저자는 다른 복음서들을 알았을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저자가 기자로서 성서에 대해 던지는 질문들이 흥미롭다.
초대 교회는 왜 예수의 삶과 행적에 대한 이 네가지 복음서를 경전에 수용했을까? 그들은 왜 빈번한 중복, 심지어 큰 모순과 모호함을 감수했을까?
"마가는 특별히 이방인들에게 말을 걸며, 전설적 역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마태는 지금 막 그리스도교로 개종했거나 아직 개종하지 않은 유대인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인생에서 도덕적 지침을 찾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교훈을 전해준다.
누가도 모든 과제를 수행한다. 누가 또한 마치 그 시대의 역사 서술가와 같은 태도로 예수를 묘사하며 이 방식을 통해 자신의 복음서에 특별한 형식과 신뢰감을 제공한다. 누가의 예수는 선한 분이며, 버림받은 자들의 구원자다.
바로 이런 다양한 선택의 가능성이 성서 복음서 전승의 장점이다. 이런 다양성이 심지어 프로그램이 아니었을까?"
마태, 마가, 누가, 요한복음을 읽을 떄 '예수'의 삶에 대해, 그가 행했던 기적들과 어록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묘사된 점이 흥미로웠다. 하나의 시각, 하나의 가치관으로 바라본 한 사람이 아닌, 다양한 관점과 다양한 입장에서 바라본 인물이기 때문에 그 네 복음서들을 다 읽고 나면 더욱 성경에 대한 신빙성이 커지기도 한다.
모두 다른 관점에서 작성되었지만 예수라는 인물의 인격과 캐릭터는 일관되며 일치하기 때문이다. 다른 입장에서 다른 사건들을 통해 예수를 묘사하지만 예수라는 인물은 동일한 인격, 일관된 발언을 한다는 부분도 부인할 수 없는 팩트인 것 같다.
단순히 성경책만 읽었을 때, 이 책이 역사적 관점에서 과연 진실인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믿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책과 같이 고고학적 관점, 역사 속에서 성경을 바라볼 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의문들로 인해 누군가는 성경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품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밝혀진 역사적 사실들 만으로도 성경의 역사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더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관점에서건 역사적으로 성경을 분석하고 소개해놓은 이 책은 의미가 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