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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머리는 5~9세에 결정된다
오쿠보 히로유키 지음, 송소정 옮김 / 유노라이프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공부 머리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 서글프다. 이 사실을 이 나이에 알았다는 사실이 더 서글프다. 하지만 자녀들이라는 기회가 있으니 서글퍼하지 말아야겠다.
저자는 일본에서 40년 이상 교육에 종사해온 사람으로서, '9세까지는 뇌 그릇을 키우고 그 이후에는 뇌의 밥을 담으라'고 말한다. 아이의 뇌에는 이미 재능을 계발하는 시기가 결정되어 있고, 그 시기를 '임계기'라 하는데 이 임계기가 딱 9세까지라고 말하고 있다.
"학력은 '뇌의 그릇'의 크기와 그 그릇에 담은 밥의 양으로 결정된다. 즉 재능의 크기와 노력의 양이다. 여기서 '뇌의 그릇'을 크게 할 수 있는가 여부는 9세까지의 교육에 달려있다고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뇌의 그릇을 9세까지 밖에 늘릴 수 없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다."
저자는 뇌의 그릇을 키우는 것과, 뇌에 밥을 담는 일을 분명하게 구분하며, 뇌 그릇 크기를 키우기 위해 부모가 할 일은 조기교육, 선행학습이 아닌, 바로 '다중지능'을 발달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다중지능이론은 가드너가 주장한 이론으로 고전적인 지능지수 IQ와는 달리 지능이라는 것이 여러가지 다양한 분야에서의 발달 정도를 말한다.
p. 67
6개의 그릇, 6개의 지능
뇌의 그릇이라 부르는 것은 인지심리학 세계에서는 '다중지능(또는 다중 지성)'이라 불리는 것이다.
언어적 지능 = 국어
논리 수학적 지능 = 수학
음악적 지능 = 음악
회화적 지능 = 미술
공간적 지능 = 수학과 체육
신체적 지능 = 체육
저자는 이 모두가 9세가 임계점이라고 주장한다. 이 임계점이 끝나는 9세가 되기 이전 아이에게 다양한 자극을 주어 뇌의 그릇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p. 50
- 뇌는 선행학습을 싫어한다
뇌는 정직하기 때문에 뇌가 배우고 싶다고 기대하는 환경 이외의 학습은 원하지 않는다
- '3~4세 때 글자의 읽기 쓰기를 습득한 아이와 그러히 않은 아이의 차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급격히 줄어들고, 초 1학년 9월 정도에는 차이가 없어진다'고 한다. (발달 심리학 전문 우치다 노부코 명예교수)
- '한자 조기 교육을 받은 아이와 받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초 2학년 때 소멸할 뿐 아니라, 조기 교육을 받은 아이는 국어를 싫어할 확률이 높다' (유아심리학자 구로다 지쓰오)
조기교육을 두고 여러가지 이론이 많다. 일찍 시작하면 일찍 시작할수록 좋다, 그렇지 않다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또 SNS 상에서 이제 말을 시작한 아이가 한글을 읽고 알파벳도 읽고 하는 것을 보면 마음이 흔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쓰기, 읽기 등 문자는 일찍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뇌는 어차피 좋아하는 것만 배우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아이가 좋아할 때, 글자에 관심을 보일 때 가장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습득이 된다고. 그래서 너무 일찍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아직 나이가 어린 아이에게 여러 체험 학습, 여러 감각을 이용한 놀이를 통해 오감을 자극해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뇌의 그릇 뿐만이 아닌, 뇌에 밥을 담는 능력이다. 바로 끝까지 해내는 힘과 의사소통 능력이다.
"9세 까지는 IQ를 높이는 교육에 힘을 쏟고 10세 이후에는 HQ 교육으로 중점을 옮겨야 한다. 이것이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이다."
9세 이전까지는 아이의 두뇌를 자극하기 위해 여러가지 놀이로 아이에게 즐거움을 키워주고, 10세 이후에는 아이의 인성과 끈기를 길러주기에 힘써야겠다.
이제 곧 유치원에 입학하는 첫째 딸의 친구들의 엄마들과 소통할 때면 나도 모르게 조급함을 느끼곤 했다. 누구는 영어를 1년째 해오고 있고, 누구는 한글을 쓰기 시작했고, 누구는 발레를 배우고 있다는 소식들. 요즘 극성이지 않은 부모가 어디 있겠는가?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에게도 무슨 공부를 시켜야 하지는 않을까 하는 조급함이 들었다.
하지만 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부모가 분명한 철학이 없다면 요리조리 세상 풍조에 휩쓸리기 딱 좋은 것이 요즘 시대인 것 같다. 또 사교육 시장의 전문가들은 어찌나 청산유수이며, 사교육 조기교육을 강조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를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창의적이며 개성 있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어떠한 방향으로 교육해야 할지 밑그림이 그려진 것 같다. 아이의 배움에 때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조금 더 아이와 몸과 마음으로 놀아주고 교감하기로 다시 한 번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