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에 조선사 - 역사 무식자도 쉽게 맥을 잡는 단박에 한국사
심용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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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경우 여러 매체와 교과서에서 배운 바로는 훌륭하기만 하다고 이해하기가 쉽다.

 

"세종을 한없이 미화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시대의 모든 업적을 세종 개인에게 돌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죠.

세종이 주도한 '세종 시대의 가치'로 바라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일 거예요. 건국 이래 축적된 국력, 유학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 과거제를 통해 선발되는 양질의 관료들, 안정적인 대외관계 등이 결합하여 시대적 성과를 일구어낸 것이니까요." / 86쪽

 

"세종 시대를 태평성대로 생각하면 곤란해요.

화폐 유통을 시도하면서 각종 부작용을 초래했고, 부민고소금지법, 사민정책, 사대정책 등은 대부분 백성의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었어요.

유랑민과 도적 떼도 넘쳐났고 합리적인 조세정책의 실천을 위해 17만여 호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할 정도의 성의를 보였음에도

정도전이나 조준이 시행한 근본적인 경제개혁 같은 것을 찾아보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고요. ...

 

조선은 국왕과 관료가 주도하는 소수의 엘리트체제이자 고도의 중앙집권체제 국가였으니 지역마다 다양한 살림살이와 삶의 형편을 도모하는 이른바 '자치의 성과'를 찾아볼 수도 없었어요. 완전한 인간이 없듯, 인류 역사에 이상 사회는 존재하지 않아요.

결국 역사는 다면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단지 보다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훌륭한 시대가 있었다는 것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 88쪽

 

드라마나 매체를 통해 세종 시대를 개인의 업적이 전부인양 미화하고, 완벽한 태평성대의 시대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세종이야말로 '유교적인 국왕'이었으며, 유교 윤리를 보급하는 과정에서 여성을 규제하고 옥죄었으며, 삼강행실도 및 세종이 주도한 각종 사업이 조선 사회에서 확대 강화되면서 보다 강고한 가부장사회, 남존여비 풍토를 만들어낸 왕이었다는 점,

그리고 '부민고소금지법(지방 수령의 전횡을 백성이 고소할 수 없게 만든 법)'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개선하지 않고 오히려 방치함으로써 전형적인 '중세적 인간'의 모습을 보였다는 점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라는 점을 알게 된다. (86쪽 참고)

 

이를 보면 근대 대한민국 역사에서 비슷한 꼴의 역사가 떠오르기도 한다.

유신시대 새마을운동, 잘살아보자 등을 통해 엄청난 경제적 부를 이루었던 반면,

엄청난 정치적 탄압과 밀실에서의 고문 등이 자행되던 때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역사라는 것을 단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위험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세종대왕과 박정희 전대통령을 단면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단순히 경제적인 부강함 만을 놓고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래서 역사를 바라볼 때도 균형적인 시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운다.

'관상'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정재의 첫 등장씬이다.

영화 처음부터 중반까지 '수양대군'이 누구일지 관객들에게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후반부에야 비로소 수양대군이 등장하는데 관객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숨을 죽이며 보게 했던 수양대군 등장씬은 정말 강렬했었다.

세종의 아들 문종은 병약했고, 손자인 단종은 의지할 곳이 없었다.

문종의 두 동생들 수양대군과 안평대군은 서로 앙숙이었다. 문종은 당대의 명신 김종서와 황보인에게 아들 단종을 부탁하며 세상을 떠났다.

당대에 문신으로 세종의 문화 통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역사서 편찬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탁월한 유학자로 성균관 유생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김종서,

영화에서는 백윤식 배우가 김종서를 연기했다.

 

그 김종서가 수양대군의 라이벌인 안평대군과 가깝게 지냈고, 안평대군 일파가 김종서 일파와 합류하면서 단종의 보위가 더 든든해 지는 구조였으나

수양대군에 대한 경계심은 높지 않았다고 한다 (97쪽 참고)

그러나 수양대군의 야망은 강렬했고, 문제의 인물인 한명회를 소개 받아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권력을 움켜쥐고 싶던 두 인물이 만나게 되었다.

 

수양대군이 원하는 계책을 내고 첩자를 만들어 김종서 일파의 활동을 파악하기까지 한 한명회의 톡톡한 활약으로 어린 단종은 1455년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옥새를 넘기면서 그렇게 수양대군이 세조가 된다. 그 사건이 바로 계유정난이다.

세조의 즉위를 축하하는 자리에서 사육신 중 한 명인 성삼문과 그 일대가 한명회를 죽이려다 모든 음모가 탄로나서 결국 피바람이 분 사건, 사육신과 생육신이 생겨나게 된 사건이다.

영화 관상을 보았기 때문에 수양대군과 관련한 역사적 배경이 쏙쏙 이해된다.

더구나 저자가 역사적 인물의 배경과 그가 왜 그랬을까 심리상태까지 함께 설명을 곁들여주기 때문에 역사책임에도 불구하고 몰입도가 엄청나다.

마치 영화 관상의 감독판으로 수양대군의 이후 조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머릿속에 장면이 그려지기도 한다.

이 책을 통해 역사가 딱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역사란 지금도 반복되고 있는 것이고, 나와 다를 바 없는 사람, 인간군상들이 이룬 것이고 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모두 사연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미묘한 역사 왜곡 문제였습니다.

조선 후기를 우리가 기대하는 바대로 맞추어 내려는 시도와 그로 인한 광범위한 사회적 오해가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또한 남아 있는 기록에만 의지해서 진행된 반복적인 연구 결과에 대한 피로감도 꽤 심각했습니다.

예컨대 쟁송 기록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과 그러한 쟁송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는 분명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매번의 연구는 사료만을 따라갈 뿐이고 과감한 해석이나 의미심장한 상상력은 터무니 없이 부족해요. 이런 연구 풍토에 의한 해석의 빈곤은 우리 지식사회의 참으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 521쪽

 

저자와 같이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건강한 대한민국의 역사의 해석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딱딱하다고 느껴왔던 역사에 흥미를 갖게 해 주었을 뿐 아니라,

역사를 교과서적인 해석, 주류에 의한 해석만이 아닌 다양한 관점과 상상력을 통해 바라봐야만 건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 또한 깨닫게 해주었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책을 제공 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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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글로벌셀러 할 뻔했다 - 현직 Global Seller가 시작하는 이들에게 현실을 제대로 알려준다
방선영.황성환 지음 / 정보문화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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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글로벌셀러에 대한 환상을 깨줌과 동시에 철저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몸고생 마음고생이라는 교훈을 안겨주는 현실적인 책이다.

책의 초반부부터 저자가 글로벌셀러를 하면서 실제로 겪은 난관과 어려움들이 상세하게 열거된다. 따라서 해당 분야가 저자의 경험들을 타산지석 삼아 철저히 준비해야만 하는 (철저히 준비를 하였다고 해도 역부족일 수 있는) 분야임을 일깨워 주는데 의미가 있었다.

"전업이든 부업이든 글로벌셀러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피나는 노력과 고통에 대한 인내의 각오가 섰는지, 셀러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본인이 처한 상황과 결합하여 장기적인 금전, 정신적 압박에 얼만큼 견딜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프롤로그 중에서)

글로벌셀러란 팔릴만한 상품을 소싱해서 오픈마켓에 상품을 리스팅한 후 고객의 각종 CS와 주문접수, 상품 배송처리 등의 업무를 통해 배송 완료된 상품의 정산으로 업을 유지하는 것을 말하며, 가장 치열하고 힘든 부분이 '아이템소싱'이라고 한다. (23쪽 참고)

또한 워낙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아이템을 발굴하여 리스팅하였다고 해도 얼마 후에 경쟁업체로부터 카피를 당하거나 단가경쟁이 치열해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새로운 상품을 찾아 리스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5쪽 참고)

아이템소싱을 잘 했다고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나만의 상품으로 브랜딩화하는 작업,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는 작업이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167쪽 참고)

막연하게 글로벌셀러라고 하면 뭔가 해외사업을 하는 듯 화려해 보일 수 있지만, 현실은 끊임없이 노를 저어야 하고 밑바닥까지 맛 볼 각오를 해야만 하는 치열한 생존의 세계라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단순히 '나도 부업으로 좀 해볼까'라는 생각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현실 또한 간접적으로나마 직시하게 해준 것 같다.

아쉬운 부분은 저자의 집필의도가 '함부로 준비 없이 덤비지 말고 철저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라'였을지언정, 철저하게 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 혹은 제대로 글로벌셀러가 되기위한 동기부여보다는 '글로벌셀러의 어려움'에 대한 설명이 책의 상당부분 할애되어 책을 덮은 후에도 '글로벌셀러는 어려운 것이니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점이다.

저자 역시 이 책은 현재 셀러활동을 하고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은 아니며, 진입여부를 선택하기 전에 업계의 현실을 알고 조금이나마 올바른 선택을 도와 정신적 시간적 낭비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집필 의도라고 서두에 밝힌다. 그럼에도 막연하게 뛰어들었다가 처절하게 깨지는 것을 미연에 막기 위해 실제 실패를 경험하고 또 이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자신의 피같은 경험담을 공유해준 저자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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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티컬 씽킹 - 비즈니스에 날개를 달아줄 비판적 사고와 표현 기술 글로비스 MBA 시리즈 1
글로비스 경영대학원 지음, 하진수 옮김, 홍성수 감수 / 새로운제안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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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1년 3월 초판 출간 이래 2005년에 신판, 2012년에 개정 3판이 출간되고 이번에 또 새로 출간되었다. 이 책을 출간한 일본의 글로비스 경영대학원은 92년 창립된 일본의 비즈니스 스쿨이라고 한다. 책이 출간된 지 20년 가까이 되었음에도 여전히 비즈니스 분야 스테디셀러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책의 내용이 트렌디하다기 보다는 본질적인 이론에 대한 부분을 다루기 때문일 것이다.

최신 비즈니스 서적을 보면 참 새롭다. 처음 접하는 이론들, 가설들, 그리고 예측들을 담은 책들도 흥미롭지만 기본에 충실한 이 책과 같은 서적도 꼭 한번쯤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비즈니스 환경에서 의사결정의 기본이 되는 "논리적 사고"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단순한 "논리적 사고" 자체인 "Logical thinking"을 뛰어 넘는, 치밀하고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최대한 오류를 줄이는 "Critical thinking"에 대한 책이다. 즉, "비판적 사고"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적 사고의 목적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여 최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있다.

회의를 하다보면 삼천포로 빠지기 쉽다. 그리고 보고서나 PPT를 만들 때도 쟁점이 분명하지 않고 핵심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애둘러 말하고 간접적으로 말하는 동양적 문화의 영향이 큰 것 같다. 직설적인 발언으로 상대방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의 영향인지 변죽만 울리는 커뮤니케이션은 근본적인 문제에 다가가지 못하고 지엽적인 부분만 건드리다가 문제해결을 하지도 못하고 회의가 종료되거나 보고서가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것을 방지하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여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한 치밀한 사고의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한 사고를 돕는 구조가 "피라미드 구조"이다. 즉, 쟁점(issue)을 근거로 사고의 틀(쟁점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논점, 즉 쟁점에 답하기 위한 비교적 구체적인 질문들)을 해결을 마련하고, So what?이라는 문제제기로 메시지를 추출한 후, Why? True? 의 질문을 통해 논리가 성립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크리티컬 씽킹을 돕는 피라미드 구조 작성 방법이다.

이 피라미드 구조를 통해 스스로의 논리가 타당한지 검증이 가능하고, 어떤 논리에 근거하여 그 결론을 도출하였는지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53쪽 참고)

또한 연역법과 귀납법을 통해 안전하게 결론에 귀결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소개한다. 그러면서 이 연역법과 귀납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 즉 숨겨진 전제(특정부분만을 언급하기), 논리의 비약(논리 전개과정에서 생략, 혹은 생략된 논리에 오류가 있음), 개연성이 낮은 명제, 규칙과 사례의 미스매칭(이 규칙을 적용해서는 안되는 대상에 규칙을 적용), 성급한 일반화와 부적절한 샘플링 등 발생가능한 오류의 종류에 대해서도 소개하며 논리적으로 치밀하지 못한 사고의 구조에 대해서도 주의를 당부한다.

또 어느정도 논리구조가 완성단계임에도 불구하고 MECE(누락없이, 중복없이;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즉 맥킨지 방식을 통해 전체적인 현황을 해체하는 방법과 분석 대상들을 다각적으로 파악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이 책은 논리적 사고의 틀을 갖추는 법, 그리고 논리적 사고의 구조에서 오류를 최대한 없애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환경에서의 사례들과 이론을 적절히 곁들여 놓아 흡사 교과서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어찌보면 딱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집필진은 최대한 논리적 사고, 비판적 사고를 위한 방법론을 체계화하고 이를 정립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는 것 같다.

보고서, PPT 등의 글이나 회의 내용에서 핵심에 접근하기 어렵고 문제해결의 방식이 체계적이지 못하다고 느낄 경우 이 책을 통해 기초를 탄탄하게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본 리뷰는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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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바라봐 - 주목받지 않으면 못 견디는 현대병, 경계성 인간 분석서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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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일본에서 2009년도에 처음 출판된 책이고 원제는 '경계성 인격장애'이다. 경계성 인격장애라고 하면 왠지 정신과적인 병일 것 같고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나만 바라봐'라는 제목은 나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해당될 수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같다. 실제 책의 내용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나, 너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해당 될 수 있는 모습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원래 철학을 공부하였던 사람이지만 자신이 만났던 한 사람으로 인해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으로부터 시작된 공부로 인해 교토대 의대에 다시 입학하여 정신과 의사이자 의학박사가 되었다고 한다. 얼마나 자신이 경험했던 그 사람이 대단했길래 자신의 진로를 바꿀 정도가 되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가 젊은 시절 만났던 그 한 사람 역시 이 책의 주제인 '경계성 인간'에 해당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저자는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그러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정말 돕고 싶은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한 것 같다.


'경계성'은 신경증과 정신병의 경계선(borderline)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했고(1938년 미국 정신 분석가 아돌프 스턴), 근본적으로 자기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을 이에 해당한다고 봤다. 저자는 경계성인간을 환자라고 인식하기 보다 '현대인의 병'이라고 봐야한다고 한다.


또한 태생적으로 지닌 성격장애가 아니며, 그러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하기보다는 어느 계기를 통해 그런 상태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경계성 상태를 지닌 사람들 중에서도 다양한 성격과 기질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어떤 계기를 통해 공통된 상태를 보이게 되는 것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30쪽 참고) 그래서 '경계성 상태를 지닌다고 해서 그 사람이 딱 이런 종류의 사람이다'라고 정의할 수도 없는 것이다. '어떤 부분에 있어 연약하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계기가 되면 경계성 상태를 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하다.


경계성 인간은 즐겁게 있다가도 사소한 일로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거나 심각하게 침울해하거나, 격렬히 분노하거나, 약간의 말실수가 있어도 얼굴 빛이 싹 달라지기도 하고, 심하게는 자해, 자살기도 까지 하는 하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가벼운 말에도 깊게 상처받고 과잉반응하여 주변 사람들은 그 사람의 눈치를 보느라 살얼음판처럼 변하게 되기도 한다. (40쪽 참고)


모든 사람이 이상적인 부모 밑에서 자존감을 존중 받으며 온전한 환경가운데 자라지는 못한다. 그래서 본인이 뜻하건 뜻하지 않건 성장 과정에서 겪는 상처 또는 상실감 등으로 인하여 인정 받지 못한 체험이 원인이 되고, 어떠한 계기를 통해 그러한 외상체험(마음이 상처 받은 체험)이 발증이 되는 것이다. 그 계기가 현재의 어떤 사건과 맡물리면 심리적으로 동요하게 되고, 지금까지 쌓아온 것이 모조리 붕괴받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책에서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경계성 상태 대부분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게 외부로 부터 받았던 외상으로 인한 것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저자는 특히 현대인들에게 경계성 인간의 면모가 많이 보이는 이유로 밀실화된 가족으로 부모의 결점이나 정서적 불안의 대물림, 여성의 사회진출 및 급증한 이혼으로 인한 어린 시절의 분리불안 경험, 사회의 규범이 느슨해지면서 아버지의 역할 부재, 과잉보호 환경이나 아이에게 무관심한 부모의 이기주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가 원인으로 손꼽은 원인들만 보아도 경계성 인간의 대부분이 어린시절의 아픈 경험과 관련이 많다. 그리고 대부분이 건강하지 못한 부모로 인해 존재 자체가 부인되거나 그 경험이 상처가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만큼 자녀의 성장과정에서 부모가 자녀에게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며 나 역시 자녀를 키우면서 조심하고 또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경계성 인간이 기본적으로 그 사람이 가진 기질이나 성격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생각 보다 우리 주변에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참 이상한 사람이야'라고 비난하고 판단하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사람을 치료해 줄 수는 없을지언정, 그의 문제 행동 너머에 아픔과 상처가 있었음을 이해하고 조금 더 포용할 필요성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어쩌면 내 안에 있었을지도 모를, 그리고 우리 주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존재하는, 낯설지만 익숙한 경계성 인간에 대해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을 갖게 된것 같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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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 전달력 - 심플하지만 헐렁하지 않은 찰지지만 질리지 않는
이토 요이치 지음, 노경아 옮김 / 움직이는서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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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소속 야후 주식회사에서 인재 양성을 담당하고 있고, 손정의 회장에게 지속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국내 CEO 코스에서 연간 1위의 성적을 거둘 정도로 PT의 강자이다. 저자는 자신도 처음부터 PT를 잘했던 사람은 아니고, 여러 책들을 탐독하고 한 아카데미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후 여러 연습을 통하여 PT 실력을 키웠다고 스스로를 소개한다.

특히 저자는 손정의 회장을 5분 만나 1분 안에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300번을 연습했다고 밝힌다. 평범한 사람이 비범한 능력을 갖추게 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깨달은 점과 자신의 부족했던 점을 통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이해하기도 쉽고 나의 발표 또는 보고 방식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는 사람은 대개 상대방의 이야기의 80%를 듣지 않으며,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므로, 그 사실을 처음부터 감안하고 상대의 머릿 속에 메시지를 조금이라도 남겨 상대를 움직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이 '1분 안에 전달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어 전달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1분 이내로 요약되지 않는 이야기는 결국 몇 시간을 늘어놓아도 전달되지 않으며, 즉 이 말은 '어떤 이야기든 1분 안에 전달할 수 있다'는 말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했다. 즉, 핵심이 명확하지 않고 PT를 통해 전달하려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발표나 보고는 제대로된 발표나 보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저자가 책의 서두부터 분명히 하는 부분은 PT의 목적이다. 왜 PT를 하는지가 분명한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부분, 즉 상대방이 단순히 이해하기 위한 PT, 그냥 듣고 흘려버리기 위한 PT, 혹은 나의 지식을 뽐내기 위한 PT가 아니라 청중이 PT를 들은 후 어떻게 하기를 원하는지 발표자 스스로 부터 먼저 확고히 해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렇게 발표가 어려웠을까 생각해본다. 단순히 '여러사람 앞에서 말을 잘하는 법'에 대해 연구하고 연습하는 것만이 좋은 발표의 조건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발표자의 발표 목적과 그 목적을 달성키 위한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다. 이 책은 그 논리력을 세우는 방법, 콘텐츠에 대한 책이다.

그 외에도 필요 없는 군더더기는 제거하고 간결하고 단순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부분, 그리고 청중의 우뇌와 좌뇌를 적절히 자극하여 효과적으로 청중에게 의도하는 바를 전달하는 법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책 제목을 보고 1분 안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생각을 했었으나, 책을 읽은 후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목적을 분명히 하고, 그를 뒷받침할 근거를 마련하여 논리적으로 그리고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면 된다. 논리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저자도 언급했듯 의미가 이어지도록 자연스럽게 이해시키면 된다.

단순히 많이 알고, 말을 잘하는 것만으로 발표나 보고를 효과적으로 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쉬운 것 같으나 염두에 두지 않으면 하기 어려운 저자의 1분 전달 방식을 나의 것으로 숙지하고 꼭 활용해보아야겠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읽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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