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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도서관에 가는 엄마입니다 - 책 읽는 엄마의 똑똑한 도서관 활용법
이혜진 지음 / 로그인 / 2019년 9월
평점 :

기자 출신 작가의 책은 뭔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저자는 글을 참 잘 쓴다. 술술 읽힌다.
부럽다.
저자는 뉴시스 사회부에서 1년, 동아일보 교육기획팀에서 3년 동안 치열하게 기자 생활을 했단다. 결혼 후 워킹맘을 꿈꿨으나 마음을 바꿔 전업맘이 되기로 한다. 아이들 육아에 고군분투하며 경단녀가 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지만 오히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으로 인해 마음의 고통이 커졌다고 한다.
그러다가 우연히 찾은 도서관에서 평안을 맛보고 매일 학교 가는 학생처럼 도서관에 드나드며 책을 통해 위로를 얻고, 또 책에서 육아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 책 날개 참고 -
우리 모두 학창시절에 멋진 커리어우먼으로 평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누가 전업맘을 목표로 삼고 학창시절 치열하게 공부하고, 시험보고, 경쟁하고 취직하고 하겠는가...
사랑하는 사람과 아이를 갖고 행복하게 살면서 나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결혼을 선택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결혼 후 일단 육아라는 커다란 장벽 앞에서 무너진다. 그리고 집에서 일어나는 일의 책임을 진 적도, 배운 적도 없던 나에게 갑자기 모든 책임이 주어지고, 그 책임을 다 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실망, 그것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가족들에게 실망한다.
평생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며 우아하게 아이들 키우며 고상한 엄마의 삶에 대한 환상과 하루하루 내가 처한 현실과의 괴리감은 여자들을 우울에 빠뜨리기에 충분하다. 출산우울, 육아우울,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결혼한 여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이와 같은 심정들. 저자도 마찬가지였나보다.
구구절절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어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다 내 얘기였으니까.


저자는 우연히 만난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도, 자신을 바라보는 눈도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도서관을 매일 드나들며 수많은 좋은 책들을 만나면서 엄마로서의 육아 철학과 아이를 위한 교육 방향을 정하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무엇을 가르치겠냐고 묻는다면 "좋은 책을 고르는 눈과 책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즐기는 자세, 무엇보다 책을 곁에 두는 습관을 가르치고 싶다"고 답하겠다. 도서관은 우리 아이들에게 이 세 가지를 가르쳐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장소이자 유일한 곳이 아닐까. / 46쪽
저자는 도서관에 길이 있다고 말한다.
"엄마들은 내 아이에게 딱 들어맞는 '정답'을 찾고 싶어 한다. 책은 이게 정답이라고 말하는 대신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준다. 도서관은 내 아이를 위한 최선의 길로 엄마를 안내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면 독서는 쾌락이 된다
아이들에게 책에 대한 재미를 알려주기 위해 신문이나 책을 읽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분야나 관심사가 나오면 큰 소리로 읽어주는데 핵심만 알려주고 딱 끝낸단다. 그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신문이든 잡지든 아이들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은 스크랩해두고 저녁 식사 시간에 함께 읽는다. 그만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아이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토론을 하기도 한다.
또 아이들에게 책을 즐기는 마음을 심어주기 위해 책을 읽고 나서 독후활동을 열심히해주기도 한다. 헨젤롸 그레텔을 읽고 난 뒤 여러 모양의 과자를 이용해 직접 과자 집을 만들기도 하고, 재활용 박스에 모아둔 휴지 심으로 꼭두각시 인형을 만들어 인형극을 하기도 한다.
또 아이들이 책을 삶의 일부로 느끼도록 저자가 추천하는 방법으로 서울시청 도서관이나 춘천 남이섬 국제어린이도서관에 소풍을 가기도 하고, 파주 출판도시에 있는 '지혜의 숲' 게스트 하우스에서 1박 2일 묵으며 함께 책을 읽기도 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현대어린이책미술관과 같은 아이들을 위한 맞춤 공간들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책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사랑하고, 삶의 일부로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책을 향한 저자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그만큼 책이라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 것인지 나도 알기 때문에 더욱 저자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아직 아이가 어리지만 나역시 아이와 밤마다 꾸준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저자와 같은 마음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고, 책 속에서 지혜를 얻고 삶의 길을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를 영재로 키우기 위해, 내 아이를 남들보다 더 잘난 사람으로 키워 경쟁선상에서 앞세우기 위함이라기보다, 우리의 인생에서 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면서, 또 엄마에게 가장 소중한 '책'이라는 보물을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그리고 그 비밀이 바로 도서관에 있다는 것도 배운다. 책을 덮고나서 바로 우리 동네 도서관을 검색해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새로 생긴 구립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몰랐을 것이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도서관에 데리고 다닐 수는 없지만, 조금 더 자라면 저자처럼 아이들을 도서관에 데리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책을 친구처럼 여길 수 있도록 하고싶다. 도서관을 활용하여 아이들로하여금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여러 꿀팁들을 배울 수 있어 참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