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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의 레시피 - 손쉽게 만들어 즐겁게 맛보는 중세 요리 ㅣ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코스트마리 사무국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8월
평점 :
독특한 책이다. 일본 사람이 쓴 중세 유럽의 레시피라니.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중세시대 로마 공주라는 별명을 얻은 가수 솔비씨가 생각이 난다.
한 방송에서 전생에 자신이 로마공주였던 것 같다고 고백하면서 화제가 되었는데
유럽 중세시대에 매료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듯하다.
이 책의 작가도 자신을 중세 유럽 시대의 사람들과 연결짓고 있는..
그리고 실제 동호회처럼 중세 유럽시대의 요리, 축제, 생활양식들을 그대로 재현해내며 그 시대 사람들의 정신을 계승하고자하는 것처럼 보였다.
저자는 중세 유럽의 음식과 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한 전시회에서 본 작품때문이었다고 한다.
'여인과 유니콘'이라는 프랑스 클뤼니 중세 미술관에 소장된 6개의 거대한 테피스트리 작품인데, 그림 속 귀부인은 누구인지, 작품의 제작 의도는 무엇인지 아직도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단다. 저자는 그 작품을 통해 중세 유럽의 문화에 매료된 것 같다.
600년 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 그 속에 그려진 귀부인과 유니콘의 평온한 표정과 은근한 생활감의 표현에 압도되어 저자는 수세기가 지나도 변치 않는 유산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짐작하고 현대 저자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재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상상으로만 그칠 수 있는 생각을 현실로 옮겨낸 것도 역시 일본의 오타쿠 문화의 영향이 있었기 때문이라...
어쨌건 중세 유럽의 문화에 완전히 매료되어 그들의 음식을 먹고, 그들의 생활 양식을 배우면 그들의 정신을 이해할 수 있고, 재현해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아마 이 책을 집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우아한 귀족의 식사
귀족 요리들은 생각보다 재료를 구하기 쉽고, 간단히 만들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 지식을 풀어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저자가 요리명에 덧붙인 연대와 지역은 초기 문헌 등을 참고해 추측한 것이라고 한다.
샐러드, 브레드 등은 귀족들도 즐긴 요리였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고, 매우 간단한 레시피들임을 알 수 있다.
중세의 빵
중세의 빵은 사용하는 밀가루 종류에 따라 등급이 매겨졌다고 한다. 질 좋은 밀가루로 만드는 최상급 흰 빵은 귀족과 왕족을 위한 것으로 빵을 써는 시종이 특히 맛있는 부분을 썰어 손님 중에서도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 대접했다고 한다.
과일
연회에 등장하는 과일은 대부분 삶거나 굽거나 졸이는 등 '가열 조리'한 것들이고 생과일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보존 방법도 문제지만 14~15세기 수확 풍경을 그린 삽화를 보아도 과일을 날 것 그대로 먹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 45쪽
"판타지 세계에서도 '과일은 자르지 않고 그대로 접시에 담는 것'이 여러 의미와 감동을 주므로, 제철 과일을 큰 접시에 시원스럽게 올려놓으면 좋을 것이다." / 46쪽
저자는 아마도 저자와 같이 중세 유럽 문화에 매료되어 현대에도 그 삶의 양식을 재현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엑 팁을 제공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책의 각 챕터마다 저자가 여러 중세시대 유럽의 삽화들, 그림들을 관찰하고 귀족들의 삶에서 나타나는 요소들에서 특징을 발견하고 이를 정리한 정보들을 전달해주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5대 영양소가 골고루 섞인 밥도 잘 안챙겨 먹는다면 굳이... 이 책의 레시피를 따라할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정말 중세 유럽 귀족들의 삶에서 자신만의 취향을 발견했거나, 그 시대의 삶을 재현해냄으로써 신비로움을 체험하고 싶다면 한 번쯤 기분전환을 위해 따라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