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캐리비안의 해적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조니 뎁, 올랜도 블룸,
키이라 나이틀리
장르 판타지 어드벤쳐
시간 168분
개봉 개봉중

Synopsis
데비 존스의 저승에 갇힌 잭 스패로우(조니 뎁)를 구한 윌 터너(올랜도 블룸)와 엘리자베스 스완(키이라 나이틀리), 그리고 캡틴 바르보사(제프리 러쉬) 일행. 플라잉 더치맨 호와 데비 존스를 장악한 동인도회사의 베켓과 노링턴 제독에 맞서기 위해 해적 연맹을 소집한다. 바르보사는 오래전 인간의 몸에 가둔 바다의 여신 칼립소를 풀어주자는 방책을 내고 최후의 결전을 준비한다.

Viewpoint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영화’ 같은 말은 관객들의 입에서 그리 쉽게 나오는 말이 아니다. 관객이란 의외로 까다로운 종족이어서 한없이 너그럽게 환호해 줄 것 같다가도 한 번 실망한 영화에는 정주지 않는 매정함을 보인다. 그것뿐이랴.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보지 마.” 비평잡지야 뭐라고 떠들건 말건 오늘날 더 무서운 건 관객의 저 입소문 아니겠는가. 그렇지만 올 여름. 정말 그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영화’ 가 오고야 말았다. 10억 달러 훌쩍 넘는 흥행 수익을 올리며 위용이 하늘을 찌르던 캐리비안의 해적. ‘다음 이 시간에’ 를 남기고 멀어져간 2편의 끝을 잡고 초라해졌던 관객 앞에 드디어 3편, ‘세상의 끝에서’ 가 개봉한 것이다.
영화의 내용이야 언급하기 좀 그렇고, 한마디 충언이나 해드릴까 하다가 딜레마에 빠진다. 충언의 내용인 즉 ‘전편을 안 본 사람들은 전편을 보고 오시라’ 는 거였다. 왜 이게 딜레마인지 설명하려니 또 걱정이 된다. 이 영화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그만 뜸들이고 말해보겠다. 전편을 안 본 상태에서 보면 이해가 좀 느려진다. 별 추가적 설명 없이 바로 전편에 이어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이야기가 관객을 표류시킨 채 동동 먼저 흘러가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전편을 보고 온 관객은 느낄 것이다. 전편의 대단원을 장식할 이번 시리즈가 그다지 기대에 부응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일단 체감 시간이 상당히 길다. 상영시간이 긴 것과 체감 시간이 긴 건 별개의 일. 왜 이 환상적인 시리즈가 지루해졌을까.
잭 스패로우 역의 조니 뎁은 대략 99개의 분신을 만들어내며 여전히 관객의 웃음을 책임지지만 영화 내 역할은 한껏 줄어든 느낌이다. 또한 잭 스패로우의 역할을 분담한 듀오 핀텔과 라게티가 장족의 발전을 이룩하며 한껏 업그레이드된 멍청함을 뽐낸다. 이 세 사람이 돌아가면서 심심할 때마다 간 맞춰주니 목 타긴 하지만 기다릴 만하다. 그럼 웃음 파트는 됐다 치고, 진지 캐릭터들은 어떨까. 이제 제법 선장 포스가 느껴지는 (동시에 퍽 잘생겨져 버린) 키이라 나이틀리, 출연만으로 관심을 받았던, 그러나 막상 열어보면 예상대로인 주윤발. 그 외 캐릭터들은 전과 같거나 흐려졌으니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하다. 그래픽 면에서는 훨씬 더 거대해졌다. 장중한 음악과 함께 엄청난 스케일을 느릿느릿 뽐내며 ‘자주’ 등장할 테니 그 때마다 진심을 다해 ‘애썼다’ 등의 감탄을 해주면 된다.
스펙타클을 부르짖다가 어딘지 모르게 방향성 잃은 지루함만 광활해진 느낌이지만 공들여 찍은 해상 전투 장면이나 띄엄띄엄 웃겨주는 유머 면에서 더운 여름, 시원한 시간 보내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시리즈에 마침표를 찍고 싶었던 관객들에게는 ‘그래도 반가운’ 혹은 ‘나쁘지 않은’ 귀환이 될 것이다.

죽지 않아! 데비 존스, 빌 나이

“자, 당신은 나이가 꽤 들어서 ‘캐리비안의 해적’을 되새기고 있습니다. 누가 기억나십니까?” 그래, 조니 뎁을 1등이라 치자. 2등은? 호감도로 따지지 말고 개성으로 따지면 당근 데비 존스 아닐까 싶다. 그 엄청나게 무거운(무겁다는) 분장을 하고 2편부터 종횡무진 했던 데비 존스 역의 빌 나이는 사실 알고 보면 부드러운 그 분. ‘러브 액츄얼리(사진)’의, 폭탄 발언을 일삼던 나이든 가수 ‘빌리 맥’으로 얼굴을 알린 그 분. 골 때리는 락 그룹 ‘이상한 과일’의 보컬, 레이 역을 맡아 특유의 코믹한 즐거움을 선사한 ‘스틸 크레이지’ 이후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련의 필름들을 통해 조연상을 휩쓴 그는 ‘언더월드’ ‘캐리비안의 해적’ 여기에 ‘플러쉬’의 목소리 연기까지 해내면서 지난해를 바쁘게 보냈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 연출가와 함께한 초 웃기는 코미디 영화 ‘뜨거운 녀석들’ 도 개봉예정. 60에 가까운 나이에도 아주 활발하게 뛰는 멋진 배우 빌 나이. 언제나 제 몫을 해내는 시니컬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그의 표정과 목소리, 그의 열정이 기억 안 날래야 기억 안날 수가 없을걸.
홈피 www.poc3.co.kr

B+ 그래도 괜찮아 괜찮아 끝이니까~, 끝이지? (호영)
B+ 조니 뎁 사랑훼! 하지만 잭 스패로우는 그만 가줘야겠어 (진아)

손호영 학생리포터 in_azurblu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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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팩토리 걸

팩토리 걸
Factory Girl
감독 조지 하이켄루퍼
출연 시에나 밀러, 가이 피어스, 헤이든 크리스텐슨, 미나 수바리
장르 드라마
시간 87분
개봉 5월 31일

Viewpoint

평범한 미대생이던 부호 세즈윅 가의 딸 에디(시에나 밀러)는 오드리 헵번같은 배우가 되기를 꿈꾸며 마약과 로큰롤의 도시 뉴욕으로 떠난다. 생전에 이미 많은 부와 명성을 획득해 당대 가장 많은 화제거리를 몰고 다니던 아티스트인 앤디 워홀(가이 피어스)은 어느 날 우연히 사교파티에서 에디를 발견하고 그녀의 독특한 매력에 반해 자신의 작업장인 ‘팩토리’로 초대한다.
에디는 앤디 워홀 팩토리의 작업방식에 매료되어 그의 제안에 따라 실험영화에 주연으로 참여하고, 동시대 가장 실험적인 아티스트의 뮤즈로 순식간에 유명세를 타지만 정작 자신은 ‘팩토리’ 멤버들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것을 느낀다.
28세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모델이자 화가 에디 세즈윅은 그녀의 부유하고 불행한 배경으로도 유명하다. 6,70년대 그녀가 즐겨 했던 스모키 화장법과 착용했던 블랙 타이즈는 지금까지 유행의 한 형태로 이어질 정도로 에디는 이름난 잇걸(it-girl: 유행을 주도하는 여성)이기도 했다. 영화의 제목인 ‘팩토리 걸’은 에디가 앤디 워홀의 창조작업의 파트너가 아닌 창작의 재료로 쓰였을 뿐이라는 세인의 평가에서 비롯된 그녀의 별명이다.
불행한 과거와 어떤 상황에서도 지나치게 관찰자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앤디의 태도는 그녀를 지치게 했고, 결국 마약의 수렁에 빠져 짧은 삶을 마감했다.
비극적이면서 화려했던 에디의 삶만큼 영화는 팝아트적인 현란함으로 가득하다. 좀더 2000년대식 감각에 맞춰진 에디 세즈윅의 화려한 스타일링과 앤디 워홀의 눈돌아가게 산만한 작업장소를 구경하는 재미로 눈이 즐겁다. 전라연기를 불사한 시에나 밀러의 연기는 에디 세즈윅 본래의 부서질 듯한 이미지를 잘 살렸고, 에디의 포스에 눌려 그다지 인상을 남기지 못하던 가이 피어스도 극이 몰입될수록 점점 더 존재감을 키운다(심지어 초반엔 별로 닮지 않았던 외모마저 뒤로 갈수록 앤디 워홀과 흡사해진다). 에디 세즈윅을 모르고 앤디 워홀의 이름만 들어본 이들일지라도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과 삶 이야기에 충분히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B+ 당신이 그녀라면? (수진)
B 매력 ‘짜내는’ 가운데, 사운드트랙이 홀로 빛난다 (호영)
박수진 학생리포터 treetal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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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데스 워터

데스 워터
Death Water
감독 야마모토 키요시
출연 이가와 하루카, 와타베 아츠로
장르 공포
시간 101분
개봉 5월 31일
최근 몇 달간 도쿄에서는 사람들의 원인 모를 자살이 끊이지 않는다. 신문기자 교코(이가와 하루카)는 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자살과 ‘물’이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름만 되면 공포영화가 봇물처럼 쏟아지지만, 비교적 친숙한 사물에 근거한 신선한 소재의 사용과 소름끼치는 화면이 우선적으로 갖춰지지 않았을 경우엔 흥행으로 이어지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폰’ ‘장화홍련’ 등 가장 일상적인 소재를 가지고 사람들의 공포심을 자극했을 때 성공했던 일련의 사례들을 살펴본다면 우리가 매일 접하는 ‘물’을 소재로 선택한 것은 탁월해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2초가량 깜짝 놀래키려고 20분가량 지루하게 시간을 끄는 저차원적인 전략이 요즘 같은 시대에 먹힐 리가 없다. 긴장감이 없는 공포영화는 오히려 갈증을 불러일으킨다. 영화가 끝난 뒤엔 ‘데스 워터를 마시면 죽는다’고 지금껏 계속 설득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물을 양동이 째로 벌컥벌컥 들이켜고 싶어진다.

C 물 줘 (희연)
C 여름철, 물은 끓여드시라는 공익광고 (호영)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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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천상고원

천상고원
Heavenly Path

감독 김응수
출연 김응수, 이재원
장르 로드무비
시간 80분
개봉 5월 31일
어느 여름, 남자 K(김응수)는 한 여인이 자신을 떠난다는 내용의 엽서를 받는다. 그녀가 향한 곳은 3년 전 K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인도 북부의 티벳 접경지역인 라다크. K는 여인의 흔적을 좇아 라다크로 떠나고, 우연히 정체불명의 한국인 여행자 태훈(이재원)을 만나 함께 히말라야를 넘는다. 고산병에 시달리며 어렵사리 고원에 도착한 K는 정작 여인은 찾지 않고 3년 전 여행에서 찍었던 사진 속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사진들을 돌려준다. 극지에서 진짜 ‘나’를 마주한다는 설정은 나홀로 여행자들에게는 익숙하고 반가운 이야기. K의 이 히말라야 여행은 극이 진행될수록 떠난 사람에 대한 갈망에서 자아를 찾는 의식의 부유(floating)로 전이된다. 여행자들이 탄 차는 계속 소음을 내며 달리고 있지만 대사가 없고 정적인 영화는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휴식이 될 수도, 지루한 풍경이 될 수도 있다. 담담하게 스크린에 담긴 히말라야 고원과 태훈의 목적지인 인도의 시골마을 레의 정경은 감탄할 만하고, 픽션과 논픽션을 결합한 영화의 형식은 꽤나 참신하게 다가온다.

B 레(Leh)의 하늘은 아름다워 (수진)
C+ 끝없이 이어진 길과, 끝없이 펼쳐진 하늘 밖에 안 보인다 (희연)
C 마니아가 생기길 기도드립니다 (호영)

박수진 학생리포터 treetalk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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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상성 - 상처받은 도시

상성 - 상처받은 도시
Confession Of Pain

감독 유위강, 맥조휘
출연 양조위, 금성무, 서기, 서정뢰
장르 범죄
시간 110분
개봉 5월 31일

Viewpoint

형사 유정희(양조위)와 아방(금성무)은 절친한 선후배 사이다. 사랑했던 여인의 자살을 목격한 후 하루하루를 술로 보내던 아방은 형사직(職)을 그만두고 사설탐정이 되었다. 한편 유정희의 장인이 처참하게 살해된 채 발견되고, 곧 이 사건은 단순 강도사건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의심을 떨치지 못한 유정희의 아내는 아방에게 사건의 배후를 밝혀줄 것을 의뢰하고, 아방은 조사 과정에서 유정희가 이 사건에 연루되어있음을 알게 된다.
영화 ‘상성 - 상처받은 도시’를 이야기하면서 유위강과 맥조휘 감독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 ‘홍콩 느와르’ 장르의 입지를 굳힌 그들은 양조위, 금성무 등 연륜을 갖춘 홍콩의 인기 배우들을 총 동원해서, 범죄와 폭력, 음모와 거짓으로 물든 남자들의 세계를 다시 한 번 창조해낸다. ‘무간도’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디파티드’로 리메이크되어 작년 아카데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던 이력을 생각한다면, 이미 할리우드와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캐스팅까지 완료된 이 작품에 대한 관심도 쉽게 무시하지 못할 정도.
영화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상성’이라는 도시는 ‘상처로 가득한 홍콩’에 대한 압축적이고 직접적인 환유다. 덕분에 이 영화에는 전작 ‘무간도’에서 가장 탁월하다고 손꼽히던 부분, 즉 경찰과 범죄집단이라는 서로 상반된 조직에 위장 잠입하여 쫓고 쫓기던 두 남자의 팽팽한 긴장감 대신 혼돈과 슬픔으로 가득한 두 남자의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는데 주력한다.
덕분에 영화 전반엔 어둡고 암울한 정서가 지배적이며, 이것은 홍콩 느와르영화 특유의 스타일리쉬한 화면과 맞물려 영화에 진중함을 부여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이 상처가 가진 속성이 너무 진부하고 도식적이라는 것. 어린 자아에게 억압되어 있던 날 선 감정이 곧 무시무시한 복수로 이어지고, 상처를 드러내려는 자와 상처를 감추고 덮어두려는 자가 끊임없이 대립하고, 후회의 몫으로 급기야 목숨을 내놓는 비운의 주인공을 지켜보는 것은 그리 유쾌하지 못하다. ‘양조위의 최초 악역 연기’에 대한 기대감과 ‘무간도’에 대한 맹신에 기대어 선택했다간 분명 실망할 수도.

B 상성 - 아주 평범한 상처로 가득한 도시 (희연)
B 계속 우려낸다. 배우를, 도시를. 그 뿐 (호영)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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