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생날선생

감독 김동욱
출연 박건형, 김효진, 문지윤, 강은비
장르 코미디
시간 97분
개봉 5월 25일

대대손손 교육자를 배출하던 청렴한 우씨 집안에 위기가 닥쳤다. 할아버지의 로또 당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명분하에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우주호(박건형)가 원인이다. 보다 못한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2년 동안 교사생활을 하면 재산을 고스란히 물려준다는 것. ‘까짓 것’하며 시작한 좌충우돌 학교생활에서 이름도 강렬한 윤소주(김효진)선생님은 불량선생을 제대로 단속하신다. ‘학교문제는 학생이 일으키는 것’이란 당연시 되는 인식을 비트는 것은 즐거우나 그것이 유일한 웃음이 된다.

C 날로 먹으려는 코미디, 체하기 좋다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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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친밀한 타인들

Confidences Trop Intimes
감독 빠트리스 르꽁트
출연 파브리스 루치니, 상드린 보네르
장르 로맨스
시간 103분
개봉 5월 25일

불안한 걸음걸이를 빠르게 옮긴 여인 안나(상드린 보네르)는 심리상담사 앞에서 남편과의 문제를 모조리 털어놓는다. 차가운 인상의 예리한 상담가일 것만 같던 남자가 살짝 당황해 하는 것이 뭔가 이상하다. 건물의 층수를 착각한 안나가 회계사인 윌리엄(파브리스 루치니)에게 속내를 털어 놓은 것. 그러나 상담은 계속된다. 인트로에서부터 흐르는 비장한 클래식과는 다르게 이들의 사랑얘기는 ‘거리있음’에서 오는 긴장과 섬세한 내적변화를 제시하면서 관객을 사로잡는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걸 온 더 브릿지’의 빠트리스 르꽁트 감독과 프랑스의 두 연기파 배우가 반복되는 ‘거리’의 지루함을 보상한다.

B 긴장되거나 혹은 지루하거나 (진아)
B 비밀스런 그녀에게 비밀은 없었다 (수빈)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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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
감독 론 하워드
출연 톰 행크스, 오드리 토투, 이안 맥켈런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시간 147분
개봉 상영 중

국내외에서 여러모로 ‘뜨거운 감자’였던 다빈치 코드가 드디어 그 베일을 벗었다. 전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댄 브라운의 동명 소설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반종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상영 저지 압력을 받기도 했다. 루브르 박물관장 자크 소니에르가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현장에 남겨져 있던 자신의 이름 때문에 사건에 연루된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자크의 손녀 소피 느뵈(오드리 토투)와 함께 암호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비교적 원작에 충실하게 접근하려 노력했지만, 감칠맛 나는 심리 묘사가 상당 부분 삭제됨으로써 서스펜스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원작의 팬이었다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보길 바란다.

C+ 이름만큼 뜨겁지 않은 실체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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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5x2

Le Temps Qui Reste
감독 프랑소와 오종
출연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쉬, 스테판 프레이스
장르 멜로
시간 90분
개봉 5월 26일

프랑소와 오종의 영화를 규정지으려는 것은 모험이다. 물론 그가 동성애, 불륜, 강간 등의 자극적인 소재를 폭넓게(?) 다루고 있는 것은 명실상부한 사실이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인간 심리에 대한 미묘하고도 섬세한 묘사는 작품의 평가를 어렵게 만든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종은 안일하게 당연시되는 가치들에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이다. ‘5x2’ 는 그러한 감독의 의도가 충실히 반영된 작품이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오종이 해부해야 할 대상은 ‘사랑’이다.

‘모든 사랑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말이다’라는 그의 말처럼, 결말은 새로운 출발을 가능케 하는 동시에 과거를 반추하는 계기로도 작용하는 양면적 속성을 띄고 있다. 이러한 속성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한 부부의 이혼수속으로 시작하는 ‘5x2’는 평범한 두 남녀의 사랑을 ‘이별, 불화, 출산, 결혼, 첫 만남’의 다섯 가지 에피소드로 나뉘어 역으로 진행된다. 더 이상 아무런 환상도 남아 있지 않고, 기대와 미련조차도 사치로 여겨질 만큼 무덤덤한 마리온(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쉬)과 질(스테판 프레이스)의 모습을 우선적으로 접한 관객에게 ‘도대체 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라는 질문이 주어지고,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그들의 과거 모습을 통해 유추하는 동안 새로운 형태의 서스펜스가 탄생한다. 이러한 방식은 사랑을 추억하는 방법과도 닮았다. 현재와 가장 가까운 과거부터 서서히 기억을 되새기다 사랑이 시작되던 그 순간의 기억에 닿게 되었을 때,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을 떠올리며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해롤드 핀터의 ‘배신’을 각색한 이 작품은 ‘배신’보다 간결하고 건조한 시선으로 마리온과 질을 바라본다. 영화라는 장르적 특성 덕택에 같은 사건을 겪으면서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남녀 간의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여기서 제목의 상징성을 짐작할 수 있다). ‘타임 투 리브’에 이어 두 번째로 오종과 호흡을 맞추는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쉬는 에피소드마다 변화하는 마리온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해 냄으로써 2004년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붕괴하는 건물의 모습을 거꾸로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는 워싱턴 포스트지의 평처럼, 역구성이 선사하는 새로운 멜로영화의 매력을 마음껏 느껴보시길.
A 사랑의 해체와 재구성에 관한 다섯 가지 소묘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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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카포티

Capote
감독 베넷 밀러
출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 브루스 그린우드
장르 드라마
시간 98분
개봉 5월 25일

Synopsis

한적한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장, 정적에 쌓인 외딴 집을 방문한 소녀가 참혹한 살인현장을 발견한다. 사건은 미국곳곳의 신문으로 옮겨졌으며 뉴욕에서 기사를 읽던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는 큰 기사거리가 될 것을 예감한다. 취재차 직접 캔자스주를 방문한 그는 유약한 살인범 페리(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에게서 소설의 영감을 얻는다. 하지만 취재를 위한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살인범에게 느껴지는 인간적 애정과 작가로서의 직업의식 사이의 불안이 계속된다.

Viewpoint

대지는 평평하고, 풍경은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광활하다.” 이것은 트루먼 카포티의 소설 ‘인 콜 블러드’의 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영화 ‘카포티’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미니멀한 화면에 담긴 넓은 평원과 안개 낀 밤의 도시는 천재적인 작가의 소설만큼이나 간결하면서 탁월한 묘사력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카포티’는 원작 ‘인 콜드 블러드’를 최대한 활용한 작품이다. 소설이 냉정한 문체였던 것처럼 살인범을 인터뷰하는 트루먼의 고뇌도 호의적으로 치장되지 않고 섣부른 비방없이 이성적인 서술이 유지된다. 그러나 ‘카포티’에서 찾을 수 있는 소설의 흔적은 이 정도다. ‘인 콜드 블러드’를 화면으로 옮기는 것에 목적을 뒀다면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동명의 영화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이기 때문이다. ‘카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를 기반으로 재구성된 또 한편의 발전적 소설이자 영화다. 트루먼 카포티가 살인범을 5년 반의 시간을 할애해가며 면밀히 파헤쳤다면 베넷 밀러 감독은 살인사건취재에 심취한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감독의 눈에 비친 트루먼은 이중적 사람이다. 재즈선율이 농후한 카페구석에서 시시콜콜한 잡담을 주도하고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터닝을 하며 의상을 뽐내거나 거꾸로 걸린 마티즈의 그림을 지적한다. 반면에 혼자 있을 때는 음침하기까지 하다. 그의 활발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신이라고 한다면 내면의 우울함을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은 넬이나 잭과의 전화통화 장면이다. 유난히 많았던 통화 신에서 페리를 가리키며 “그는 금광이에요”나 “아무것도 해준 게 없어”라고 내뱉던 고백은 작품에 대한 야욕과 인간적인 면 사이에서 고뇌하는 카포티의 모습을 우회하여 드러낸다. 트루먼의 역할을 맡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및 다수의 수상에서 검증 받았듯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다. 트루먼 카포티의 전기를 썼던 제랄드 클라크를 찾아가 끊임없이 구한 자문과 녹음 테이프를 들으며 연구했다는 노력에 걸맞게 관객은 그를 통해 만나본 적 없던 카포티를 너무도 세세히 알게 된다. 물론 살인범 역을 맡은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의 연기가 시너지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또한 이중적 인물로써 ‘냉혈한’이 된 살인마지만 예술적 기질이 농후하고 선해 보이는 눈동자를 지녔으며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더군다나 1959년 사건당일의 고백은 자를 대고 긋듯 명확하게 분리될 수 없는 선악의 경계를 관객의 의식표면에 떠오르게 만든다.
라디오나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음악이나 간헐적인 사운드역시 문득 떠오른 그 물음처럼 조용하나 강렬하다. 그러한 묘한 긴장감 속에서 되풀이 되는 카포티와 페리의 이중성이 영화의 묘미이자 전부가 된다. 결코 역동적이거나 추진력 있지는 않지만 차분하고 차근한 한 인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은 러닝타임을 채우고도 남는 인상을 남긴다.

트루먼 카포티, 인물의 재구성

트루먼 카포티는 소설가, 단편작가, 각본가, 극작가, ‘논픽션’과 ‘팩션’의 창시자 등 다양한 타이틀로 불린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치면서 외로운 유년을 보냈지만 1948년의 첫 번째 장편소설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을 통해 입지를 굳힌 이후, 전도유망한 작가로 대접받는다. 영화에서 다뤄진 ‘인 콜드 블러드’는 실제로 1960년대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된 최초의 논픽션 소설이며 이로써 미국 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최고의 유명세에 올려놓은 것은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원작을 썼다는 사실일 것이다. 비범했던 그를 잊기에 할리우드의 추억은 꽤 깊은지, 곧 ‘카포티’와 같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페이모스(Infamous)’를 통해서도 트루먼 카포티를 또 만나볼 수 있다.
홈피www.sonyclassics.com/capote

B + 맞춤 양복을 입은 듯한 연기를 보고 싶다면 (수빈)
A+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소름끼치는 연기에 Two thumb up (영엽)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k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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