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카포티

Capote
감독 베넷 밀러
출연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 브루스 그린우드
장르 드라마
시간 98분
개봉 5월 25일

Synopsis

한적한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장, 정적에 쌓인 외딴 집을 방문한 소녀가 참혹한 살인현장을 발견한다. 사건은 미국곳곳의 신문으로 옮겨졌으며 뉴욕에서 기사를 읽던 트루먼 카포티(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는 큰 기사거리가 될 것을 예감한다. 취재차 직접 캔자스주를 방문한 그는 유약한 살인범 페리(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에게서 소설의 영감을 얻는다. 하지만 취재를 위한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살인범에게 느껴지는 인간적 애정과 작가로서의 직업의식 사이의 불안이 계속된다.

Viewpoint

대지는 평평하고, 풍경은 감탄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광활하다.” 이것은 트루먼 카포티의 소설 ‘인 콜 블러드’의 한 구절이기도 하지만 영화 ‘카포티’의 한 장면이기도 하다. 미니멀한 화면에 담긴 넓은 평원과 안개 낀 밤의 도시는 천재적인 작가의 소설만큼이나 간결하면서 탁월한 묘사력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카포티’는 원작 ‘인 콜드 블러드’를 최대한 활용한 작품이다. 소설이 냉정한 문체였던 것처럼 살인범을 인터뷰하는 트루먼의 고뇌도 호의적으로 치장되지 않고 섣부른 비방없이 이성적인 서술이 유지된다. 그러나 ‘카포티’에서 찾을 수 있는 소설의 흔적은 이 정도다. ‘인 콜드 블러드’를 화면으로 옮기는 것에 목적을 뒀다면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동명의 영화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후이기 때문이다. ‘카포티’는 ‘인 콜드 블러드’를 기반으로 재구성된 또 한편의 발전적 소설이자 영화다. 트루먼 카포티가 살인범을 5년 반의 시간을 할애해가며 면밀히 파헤쳤다면 베넷 밀러 감독은 살인사건취재에 심취한 소설가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다.

감독의 눈에 비친 트루먼은 이중적 사람이다. 재즈선율이 농후한 카페구석에서 시시콜콜한 잡담을 주도하고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터닝을 하며 의상을 뽐내거나 거꾸로 걸린 마티즈의 그림을 지적한다. 반면에 혼자 있을 때는 음침하기까지 하다. 그의 활발함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카페에서 이야기하는 신이라고 한다면 내면의 우울함을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은 넬이나 잭과의 전화통화 장면이다. 유난히 많았던 통화 신에서 페리를 가리키며 “그는 금광이에요”나 “아무것도 해준 게 없어”라고 내뱉던 고백은 작품에 대한 야욕과 인간적인 면 사이에서 고뇌하는 카포티의 모습을 우회하여 드러낸다. 트루먼의 역할을 맡은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연기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남우주연상 및 다수의 수상에서 검증 받았듯 이의를 제기할 여지가 없다. 트루먼 카포티의 전기를 썼던 제랄드 클라크를 찾아가 끊임없이 구한 자문과 녹음 테이프를 들으며 연구했다는 노력에 걸맞게 관객은 그를 통해 만나본 적 없던 카포티를 너무도 세세히 알게 된다. 물론 살인범 역을 맡은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의 연기가 시너지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또한 이중적 인물로써 ‘냉혈한’이 된 살인마지만 예술적 기질이 농후하고 선해 보이는 눈동자를 지녔으며 인간적인 면모가 부족하지 않은 사람으로 등장한다. 더군다나 1959년 사건당일의 고백은 자를 대고 긋듯 명확하게 분리될 수 없는 선악의 경계를 관객의 의식표면에 떠오르게 만든다.
라디오나 수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음악이나 간헐적인 사운드역시 문득 떠오른 그 물음처럼 조용하나 강렬하다. 그러한 묘한 긴장감 속에서 되풀이 되는 카포티와 페리의 이중성이 영화의 묘미이자 전부가 된다. 결코 역동적이거나 추진력 있지는 않지만 차분하고 차근한 한 인간에 대한 섬세한 관찰은 러닝타임을 채우고도 남는 인상을 남긴다.

트루먼 카포티, 인물의 재구성

트루먼 카포티는 소설가, 단편작가, 각본가, 극작가, ‘논픽션’과 ‘팩션’의 창시자 등 다양한 타이틀로 불린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거치면서 외로운 유년을 보냈지만 1948년의 첫 번째 장편소설 ‘다른 목소리, 다른 방’을 통해 입지를 굳힌 이후, 전도유망한 작가로 대접받는다. 영화에서 다뤄진 ‘인 콜드 블러드’는 실제로 1960년대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된 최초의 논픽션 소설이며 이로써 미국 문학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를 최고의 유명세에 올려놓은 것은 오드리 햅번 주연의 영화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의 원작을 썼다는 사실일 것이다. 비범했던 그를 잊기에 할리우드의 추억은 꽤 깊은지, 곧 ‘카포티’와 같은 이야기를 다룬 영화 ‘인페이모스(Infamous)’를 통해서도 트루먼 카포티를 또 만나볼 수 있다.
홈피www.sonyclassics.com/capote

B + 맞춤 양복을 입은 듯한 연기를 보고 싶다면 (수빈)
A+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의 소름끼치는 연기에 Two thumb up (영엽)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k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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