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뉴스]여름, 컬트영화제와 함께! 外

여름, 컬트영화제와 함께! ●

공포와 컬트영화를 감상하기에 딱 좋은 여름의 시작, 오는 6일부터 14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컬트영화제가 열린다. 지난해 ‘헤드윅’ ‘록키 호러 픽쳐쇼’ 등 컬트영화 걸작 다섯편을 상영했던 ‘오컬트 영화제-컬트영화 빅5 페스티발’에 이은 두 번째 자리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 상영됐던 컬트계의 거장 데이비드 린치의 ‘이레이저 헤드(사진)’, 귀중하고 독특한 코미디 ‘레닌그라드 카우보이 미국에 가다’, 기상천외한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에 세 편을 더했다. 인간 장난감을 좋아하는 푸른 거인의 이야기 애니메이션 ‘판타스틱 플래닛’, 공포영화의 스타일을 창조하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큐어’,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2001년 작 ‘멀홀랜드 드라이브’까지 챙겨보면 웬만한 더위는 이길 수 있을 것.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cinecube.net를 참고하자.

가족의 탄생을 파헤친다 ●

여성에 대한 다양한 영상을 소개하는 여성사전시관은 오는 24일까지 ‘가족, 새로운 퍼즐놀이’라는 주제로 상영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세 가지 테마, ‘주체로서의 엄마와 나’ ‘바뀌는 가족문화’ ‘가족관습을 거부한다’를 통해 가족 내에 존재하는 권력관계망을 살피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서울여성영화제 등 다양한 영화제에 초청돼 호평을 받은 경순 감독의 ‘쇼킹패밀리(사진)’, 국제결혼에 대한 편견에 부딪히는 과정을 담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 등 여덟 작품이 상영되며, 부대행사로 감독 초청 청소년 대담회 ‘태초에 엄마가 있었다? - 엄마와 나, 기획된 욕망과 우울’이 열릴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herstory. mogef.go. kr 을 참고.

감독을 꿈꾸십니까 ●

예비감독을 위한 두 가지 공모전이 치뤄진다. 먼저, 영화 제작사 쇼박스가 신인 영화감독 및 시나리오 발굴을 위한 ‘감독의 꿈’ 공모전을 연다. 오는 16일까지 우편으로 감독 포트폴리오와 2억원 내외의 예산으로 제작 가능한 60분 짜리의 시나리오를 제출하면 된다. 당선 작품은 쇼박스의 지원으로 디지털 영화로 제작되며 케이블 텔레비전 및 메가박스 등을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showbox.co.kr를 참고 할 것. 다양한 장르의 역동적인 하이브리드를 추구하며 뉴욕, 샌프란시스코, 도쿄 등 전 세계 41개 도시를 투어하는 글로벌 영화제인 레디페스트 영화제도 국내섹션부문 상영작을 모집한다. 공모대상은 디지털 툴을 창의적으로 활용한 작품으로 2004년 5월 이후 제작 완료된 작품이면 된다. 공모는 8월 31일까지며, 홈페이지www.resfest.co.kr 를참고하면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사랑도 해석이 되나요]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유우지와 미오

일본 영화는 유독 죽음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뒤 그리워하는 일, 환생을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쯤은 아무 것도 아니란 듯 보여주곤 한다. 그럴 땐 미리 눈 딱 감고 보기로 한 영화지만 ‘유치해’가 목 밑까지 차올라 어디 감독에게 이메일이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 된다. 일본에는 미신이 많은 탓일까, 죽음에 대한 깊은 강박관념이 없으며 지나치게 순정적인 사랑 타령이 조금 지겹긴 하다. 하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건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유우지는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아들 타쿠미와 살아간다. 아내가 없는 빈자리, 도무지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일상, 자신을 추스릴 겨를도 없이 아들을 챙겨야 하는 유우지는 마치 누군가에게 심하게 얻어맞은 듯 멍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내 미오가 아들을 위해 썼던 작은 동화에서처럼, 장마가 돌아오자 그녀는 기억이 없는 채로 나타난다. 다시 느끼게 된 아내와의 일상으로 행복한 유우지는, 그러나 언젠가 그녀가 떠나리라는 것을 안다.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 같은 건 믿지 않는다. 죽은 아내 에우리디케를 위해 지옥의 강을 건너던 오르페우스처럼 운명에 맞서서 사랑을 지키기엔 우린 너무 많은 것들을 알아버렸다. 죽음이 방해하지 않더라도 사랑은 위태롭다. 그 위태로운 사랑을 지키기엔 주인공 유우지는 조금 소극적이다. 그러나 다소 감상적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유우지와 미오를 연결해 주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실은 소심하고 머뭇거리는 것처럼 보였던 그들이 서로를 너무도 원했고 결국엔 많은 것들 중에서 ‘서로를 사랑하기’를 선택했다는 것이 감동적이다. 그 선택은 상대가 없다고 하더라도 삶을 무너뜨리지 않을 만큼 튼튼하다. 그래서 아내 미오가 없는 일상은 조금 엉망일지라도 무던하고, 아내가 다시 나타난 일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이 돌아왔으니 못해주었던 것을 모두 다 해줘야지’같은 발상은 없다.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즐기며 그저 마음을 확인하는 것만으로 행복한 두 사람. 천천히 걷는 오후의 산책처럼 마음을 이끄는 그들의 사랑이, 삶이 아름답다.

유희정 프리랜서 elegys@empa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영화+ α]‘욕’을 하자

욕설 발화의 욕구
영화 제목부터 은어였던 ‘정글쥬스’를 다 보고난 후 확실한 결론이 내려졌다. 조폭영화든 양아치영화든 욕설로 이뤄진 대화를 똑바로 전달하지 못하는 영화는 별로라는. 각종 은어들을 메모까지 해서 모르는 것 없다는 인터넷 검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사를 알아듣지 못해 ‘정글쥬스’와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넓은 강을 씁쓸하게 바라봐야만 했다. 욕설을 ‘예의 없음’ 혹은 천박한 말이라 치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욕에 대한 애착, 이 영화에 가득한 욕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욕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쉽게 생각했을 때, 찬미의 말이 존재하는 세상에 그 반대인 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상하지 않나. 찬미의 말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면서 욕은 가려서 해야 하는 까닭이 있나. 물론, 나도 모르게 그 까닭에 휘말려 인디밴드 런캐럿의 ‘시발놈아’나 그린데이의 ‘아이 헤이트 유(I Hate You)’, DJ DOC와 에미넴의 노래 등 욕이 난무하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발화의 욕구를 대신할 때도 있다.
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질 것인지 잘 정리가 되지 않는다면 맥 라이언이 귀엽지 않게 등장했던 ‘인 더 컷’을 추천한다. 작문선생님인 프래니는 속어집을 만들기 위해 온갖 욕설들, 은어와 속어를 수집한다. 프래니가 속어집을 만들고자 하는 것, 이것 또한 발화의 욕구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은 것과 같은 이치다. 세상이, 삶이 어떠한 것인지 정확히 묘사하고 표현해서 그 이면에 자리 잡은 분노, 불만족을 직면하고 함께 털어버리는 것이다.
발화의 카타르시스를 제대로 만끽하고 싶다면 스파이크 리 감독의 ‘25시(사진)’ 마지막 장면에 주목하자. 한 마약 판매범은 7년형을 앞두고 하루 간의 자유를 허락받는다. 그러나 그 시간은 망가져버린 자신의 삶과 죄책감을 곱씹게 하는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에드워드 노튼이 화장실 세면대를 붙잡고 거울을 노려보며 긴 독백으로 내뱉는 욕은 마지막 자기변론이자 면죄부이고 스스로에게 내린 사형 선고이다. 발화를 끝낸 그는 희망을 꿈꾸고, 영화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e 3rd League]반짝반짝 도시가 빛난다

도시의 이미지 The Image of the City
감독 이반 마써 시간 6분 장르 다큐에세이 제작년도 2006
여행간 친구가 어느 도시에서 보낸 글에 ‘모든 것이 정지한듯한 곳이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그러다 몇 줄 아래에는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다’는 말도 있었다. 그러고 보면 ‘도시’란 것은 처음에는 어색해하지만 알수록 친근한 수줍음 많은 사람을 닮았다. 그래서 정지한 듯 보였던 처음은 잠깐의 낯가림이고, 익숙해진 뒤에 느껴지는 도시가 진짜 ‘그 곳’이리라. 카메라 속 백발의 할아버지도 도시 아래를 내려다보며 ‘오랜 시간을 통해 지각해야 도시를 알 수 있다’고 거든다. MIT의 도시 지역학 센터 부교수인 그는 흑백화면 속 LA 여기저기를 거닌다. 그리고 자신의 이론을 늘어놓는다. 화면은 각종 기호와 언어, 그림을 그려 보이며 교수의 설명에 집중도를 높여준다. 조금 색다른 다큐멘터리인 이 작품은 실존한 캐빈 린치 교수의 ‘도시의 이미지’란 저술을 각색하여 만든 것이다. 그는 도시를 시각적 특성 다섯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통로, 가장자리, 구역, 결절점, 랜드마크. 하지만 그렇게 따로 떼어 놓아 생각하는 도시는 왠지 공허하다. 카메라는 도시의 구조물들에 주목하고 사람의 모습은 듬성듬성 넘긴다. 텍스트가 삭제된 허울은 더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그래서 린치 교수가 자신이 분류한 특성들이 저 혼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것과 조화를 이뤄 의미가 부여되고 도시가 된다고 정의내리면 그제야 머릿속에 사라졌던 도시의 이미지가 다시 떠오른다.
하교 길의 여고생들이 까르르 웃으며 무리지어 간다. 소설가 김훈의 글이 생각난다. ‘여고생들이 한꺼번에 까르르 웃을 때, 어느 한 아이가 예쁜 것이 아니라 그들 집단 전체가 예쁘다. (중략) 내가 느낀 그 아이들의 아름다움은 개별화 된 아름다움이 아니었다.’ 글 탓인지 유난히 시끄러운 무더기의 여고생들이 빛나 보이고, 건물들이, 지하철이, 또 그 속에 사람들 가득한 이 도시가 오늘따라 참 예뻐 보인다.
-이 작품은 서울 넷페스티벌의 상영작으로 현재 온라인으로 상영 중입니다.
이수빈 학생리포터 fantastic999@hanmail.net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흐르는 음악처럼]마법의 시간으로의 초대

베니와 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태연자약하게 살아가다가 달력을 봤습니다. 어느덧 올해도 절반 가까이 지났더군요. ‘벌써’라는 말을 연발하는 사이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갑니다. 그 속도감에 위기를 느낄 때마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피터팬의 나라로 떠나고 싶은 심정입니다만, 안타깝게도 그 나라가 동화 속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된 지 오랩니다. 그래서 더 영화가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고요.
‘베니와 준’은 그런 의미에서 고이 간직해두었다가 울적할 때면 한 번씩 꺼내보곤 하는 보석상자 같은 영화입니다. 더 프로클레이머스(The Proclaimers)의 ‘아임 고너 비 (I’m gonna be)’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준이 캔버스 위에 색색깔의 유화 작품을 완성하는 장면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경험이었지요. 이마 위에 자리 잡은 몇 가닥의 주름살을 제외하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의 조니 뎁이 나무 위에서 처음 준과 눈이 마주치는 장면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찰리 채플린을 연상케 하는 중절모에 덥수룩한 머리, 물방울무늬 넥타이를 매고 반짝반짝 빛나는 눈을 가진 샘(조니 뎁)이 등장할 때면 언제나 마법 같은 노래도 함께였어요.
베니와 준 남매를 처음 만난 순간 빵 두 개로 그만의 묘기를 부릴 때에는 파인톱(pinetop)의 ‘부기우기(Boogie woogie)’가, 바퀴 달린 소파 위에 올라가 이리 저리 움직이며 청소를 할 때면 템플 오브 더 독(temple of the dog)의 ‘푸쉰 포워드 백(Pushin forward back)’이 흘렀습니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준에게 그녀 못지않게 독특했던 샘의 존재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큰 부분을 차지했지요. 건포도 광고가 무섭다는 준에게 ‘건포도가 안됐어’라고 말하는 샘, 다리미로 토스트를 굽는 샘의 엉뚱함을 이해하는 준은 서로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그들의 엉뚱하지만 예쁜 사랑도 인상적이었으나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장면은 병원에 갇힌 준에게 선보였던 샘의 위문공연이었습니다. 서커스나 판토마임에 등장할 것 같은 ‘스윙잉(swinging)’이 느릿느릿 울려 퍼지면 유리창 닦이용 그네를 타고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던 그의 모습은 지루했던 일상을 거짓말처럼 마법의 시간으로 바꿔 놓았으니까요. 어느 날, 멜빵바지 차림의 조니 뎁과 ‘스윙잉(swinging)’이 생각난다면 그의 초대를 놓치지 마세요. 마법의 시간으로 당신을 안내해드립니다.

장영엽 학생리포터 schkolade@hotmail.com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