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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비단구두
감독 여균동 출연 최덕문, 이성민, 민정기, 김다혜 장르 드라마 시간 104분 개봉 6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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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질구리한 영화감독 만수(최덕문)는 망한 영화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와중에 빚 독촉까지 받는다. 본인의 아버지가 북한 사람이라며 운을 띄운 조폭은 빚을 갚지 않는 대신, 고향에 가고 싶어 하는 아버지 소원을 이뤄주라며 억지를 부린다. 만수는 협박에 못 이겨 북한 세트장을 세우고 로케이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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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감독을 중심으로 모여든 보조 연기자들, 단무지 조폭과 어렵게 자란 연변아가씨가 있고, 노망난 실향민 노인과 동네 깡패청년들이 등장하는 이 영화는 ‘실향민'을 소재로 한 또 한편의 소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이다. ‘비단구두' 또한 ‘간 큰 가족' ‘국경의 남쪽'처럼 고향과 가족을 잃은 슬픔을 코믹한 요소들과 적절히 섞어 작은 웃음과 따뜻한 눈물을 주문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조금 느린 속도감, 롱쇼트와 롱테이크가 관객에게 던지는 시공간적 여백에서 이 영화만의 특성이 발생한다. ‘미인’을 막 끝냈던 5년 전부터 ‘비단구두’를 구상했다는 여균동 감독은 이것을 ‘진정성에 관한 문제’라고 말한다. 고향방문 연극이 위기에 몰렸을 때의 “니네는 가짜지만 우리는 진짜란 말이야!”라는 울부짖음이나 “영화를 찍으려면 목숨을 걸어야지”라는 만수의 큰소리, 또 그가 뒤돌아서서 내뱉는 “누가 목숨을 걸고 영화를 찍어요”라는 대사에는 감독이 이야기 자체의 진정성과 영화를 찍는다는 행위자체의 진정성의 깊이를 심화하려고 애쓴 흔적이 묻어나며, 적어도 ‘이것이 진심인가’ 끊임없이 질문했던 과정을 찾을 수 있다. 진정성에 관한 문제가 영화의 내부 공간, 즉 실향민의 이야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의 창작행위라는 영화 외부공간으로까지 확대돼 있는 까닭에 ‘여균동 감독의 영화찍기’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1995년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했던 문성근, 이경영, 심혜진 주연의 ‘세상 밖으로’에서도 그러하듯 언제나 금기에 도전한다. 이 사회가 아직까지도 엄격한 기준이나 사회적인 틀을 강요하고 있지 않은가 질문을 던지며, 그것을 흔들 수 있는 상상이 무엇이 있는가를 창작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비단구두’도 이 지점에 서 있는 그의 영화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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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 넓이는 비슷하나 깊이가 조금 다른 실향민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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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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