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의 발견]영혼과 육체의 전투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The Last Temptation Of Christ (1988)
‘수퍼맨’ 시리즈의 시작부터, 창작자들은 노골적으로 예수의 이미지를 수퍼맨에 부여했다. 그는 먼 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능력을 지닌 외계인의 독생자이며, 지구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빛이 되는 존재로 하늘에서 내려와 땅에 임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수퍼맨 리턴즈’는 이 완벽한 신에게 인간적인 갈등의 순간을 부여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자신의 아이가 있지만 그들과 함께 살지 못하고,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가 있지만 그녀의 곁을 떠나야 하는 수퍼맨의 운명은 이 영화에서 가장 잘 표현되어 있다. 이는 신의 아들인 예수의 딜레마이기도 하다. 인간의 몸을 지니고 세상에 나온 신의 아들인 예수는 태생부터 육체를 부정해야 하는 가혹한 운명에 놓여 있다.
완벽한 신으로서의 예수가 아닌, 인간과 신의 중간에 있는 존재로서의 예수를 그린 영화 중 가장 논쟁적인 작품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다. 이 영화의 첫 장면은 예수를 다룬 영화에 대한 모든 선입견을 한꺼번에 깨부순다. 날듯이 숲을 헤치고 달려가는 카메라에 이어 들판에 몸을 웅크린 한 남자의 고통스러운 얼굴이 보인다. 그는 인간의 육체를 지니고 신성한 의무를 수행해야 하는 예수다. 예수는 끔찍한 고통과 함께 그에게 도달하는 신의 목소리에 시달린다. 그는 고통스럽게 중얼거린다. “신이 날 사랑하는 걸 알지만, 나는 그 사랑이 멈췄으면 좋겠다.” 신의 목소리는 인간의 육체를 지닌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리도록 추동하는 절대적인 의지다. 영화는 고통으로 괴로워 몸부림치는 한 사람으로서의 예수의 모습을 보여주며 육체와 정신의 모순을 감각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마틴 스콜세지 영화의 공통적인 주제인 영혼과 육체 사이의 갈등은 예수라는 모티브에 이르러 그 절정에 달한다. 이 영화의 첫말미에서 스콜세지는 영화의 원작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속 한 구절을 따온다. ‘내 슬픔의 근원은 영혼과 육체 사이의 끊임없는 전투다.’ 이는 카잔차키스와 스콜세지가 공유하는 슬픔의 정체이기도 하다.
기독교 단체들의 노여움을 샀던 마리아와 예수의 정사 장면은 사실 이 영화에서 전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영화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예수와 유다의 관계다. 사랑으로 이스라엘 뿐 아니라 인간을 구원하려는 예수와, 싸워서 이스라엘의 독립을 쟁취하려는 투쟁가 유다, 인간의 근원은 영혼이라고 말하는 예수와 인간의 근원은 육체라고 말하는 유다는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경외심을 견지한다.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영혼과 육체의 소리에 동시에 귀 기울여야만 하는 인간의 운명에 대해 신의 시선을 빌어 통찰하고 있는 영화인 것이다.
최은영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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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울트라 바이올렛

Ultraviolet
감독 커트 위머 출연 밀라 요보비치, 카메론 브라이트, 닉 친런드 장르 액션
시간 88분 개봉 7월 20일
덱서스(닉 친런드)는 비밀요원을 불러들여 돌연변이용 무기를 운반하는 도중 위장 잠입한 바이올렛(밀라 요보비치)에게 공격당한다. 바이올렛은 빼앗은 무기가 심상치 않은 것임을 알고 인간과 돌연변이들로부터 필사적으로 그것을 지키려고 한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히로인으로 밀라 요보비치를 전면에 내세운다. 하지만 ‘캣 우먼’ ‘이온 플럭스’ 등의 여전사의 영화들이 완성도 면에서 번번이 실패하고 있는 것처럼, ‘울트라 바이올렛’ 역시 이런 추세를 따를 듯하다. 커트 위머 감독의 전작 ‘이퀼리브리엄’의 장점이었던 스타일리시한 액션은 지나치게 기교만 늘어 지루해졌고, 모성애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진부한데다가 주제에 대한 설득력도 갖고 있지 않다.

C 미인계도 소용없다 (동명)
C+ 당위성을 잃은 건카타, 스피드마저 잃다 (재은)
C ‘이퀄리브리엄’의 스타일리쉬한 액션은 어디로? (희연)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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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패스트 & 퓨리어스 : 도쿄 드리프트

The Fast And The Furious : Tokyo Drift
감독 저스틴 린 출연 루카스 블랙, 바우 와우, 브라이언 티, 나탈리 켈리 장르 액션
시간 104분 개봉 7월 20일
반항적인 스트리트 레이싱 마니아 션(루카스 블랙)은 감방 신세를 면하기 위해 아버지가 있는 도쿄로 도피한다. 낯선 이국땅에서 만난 생면부지의 사람들, 새로운 문화에 이질감을 느끼며 방황하던 그는 미국인 친구 트윙키(바우 와우)를 통해 익스트림 스포츠 ‘드리프트 레이싱’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위험천만한 세계에 순식간에 빠져든다.
전 세계적으로 대단한 흥행수입을 올렸던 전편의 뒤를 이은 세 번째 작품. 산악을 가로지르는 나선형 커브길이나 도쿄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드리프트 레이싱 시퀀스는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스릴 있으며, 츠마부키 사토시와 빈 디젤의 까메오 출연은 관객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달팽이관을 자극하는 빵빵한 OST와 도쿄의 화려한 야경도 절대 놓치지 말 것.

B+ 오감을 자극하는 절대 쾌감! (희연)
B+ 속 빈 시나리오 메꾸는 꽉 찬 드리프트 (재은)

안희연 학생리포터 elliott19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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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어느 날 갑자기 - 2월 29일

감독 정종훈
출연 박은혜, 임호
장르 공포
시간 93분
개봉 7월20일
90년대 말 PC통신을 통해 인기를 모아 6권의 시리즈로 출판된 단편 공포 소설 ‘어느날 갑자기’가 4편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작가 유일한이 제작팀장을 맡고 CJ엔터테인먼트와 SBS가 투자한 가운데 ‘아파트’ ‘폰’ 등 공포영화로 필모그래피를 꽉꽉 채운 안병기 감독이 총괄프로듀서를 담당했다. 올 여름 시즌동안 차례로 개봉될 4편의 영화 모두 신인감독, 배우를 기용했고 앞으로도 이러한 창구로서 기능을 꿈꾼다니 지켜볼 만하다. 더군다나 그 첫 번째 이야기 ‘2월 29일’은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여름시즌 공포물 중 적어도 그냥 묻혀버리기엔 아깝다.
톨게이트 직원 지연(박은혜)은 4년마다 돌아온다는 2월 29일을 앞두고 섬뜩한 경험을 한다. 야간근무 중, 저 끝 부스부터 차례로 정전이 되면서 검은 차가 들어왔고 여러 번 손목을 그어 자살을 시도한 얼굴보이지 않는 여자의 손이 피 묻은 티켓을 건넸다. 문제는 그 손의 주인공이 연쇄살인범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리고, 29일이 되면 어김없이 누군가가 살해당하는 저주가 아직 풀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흡 빠른 클래식 선율을 신경증적으로 변주하며 터널을 통과하는 자동차를 2배속으로 편집한 인트로에서부터 미스터리를 이끌며 2월 29일의 저주가 진실이냐, 사실이냐를 논평하는 정신과 의사의 서브스토리까지 제법 탄탄한 구조로 몰입을 돕는다. 신과 신의 연결이 어이없는 설정으로 설득력을 잃거나 캐릭터가 이해 못할 변덕을 부려 위험의 순간들을 종종 맞이하지만, ‘2월 29일’은 공포영화의 오랜 기법들을 성실히 사용해 위기를 모면한다. 숨어 있다가 갑자기 ‘워!’하고 튀어나와 놀래키는 수법은 과다 사용됐다는 느낌이 있을지언정 효과가 좋다. 어둠의 공포를 떨치기 위해 주인공이 늘상 켜 놓는 수십 가지의 조명이 인상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한 장면 정도는 미학적으로 만들어보겠노라는 감독의 욕심을 엿보게 한다.
앞으로 오피스텔을 방황하는 악령의 이야기 ‘네번째 층’, 재수생 입시 전문 기숙학교에서 생긴 일 ‘D-day’, 숲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살인사건을 다룬 ‘죽음의 숲’이 관객을 찾아갈 예정이다.
B+ 놀래키지 말라고 짜증내는 건 많이 놀랐다는 증거 (진아)
B 귀신잡는 해병대도 오줌쌀걸? (희연)
육진아 기자 yoo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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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

ポケモンレンジャ一と 蒼海の王子 マナフィ
감독 유아마 쿠니히코 목소리 출연 이선호, 엄상현, 최석필 장르 애니메이션
시간 107분 개봉 7월 20일
사막에서 길을 헤매던 지우와 포켓몬 일행은 포켓몬 레인저 잭을 만난다. 잭은 수중 몬스터 마나피의 알을 아크셔 신전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미션을 맡았다. 지우 일행은 잭과 함께 하기로 하지만 마나피의 알을 노린 바다의 해적 팬텀 톨프의 공격을 받는다. 지우와 포켓몬 레인저 일행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 바다의 왕자 마나피를 보호하고, 보물 ‘바다의 왕관’을 찾기 위해 힘을 모은다.
‘포켓몬 레인저와 바다의 왕자 마나피’는 포켓몬스터 극장판 시리즈의 9번째 작품이자 국내에서는 3번째로 개봉하는 작품이다. 올해는 포켓몬 탄생 10주년이 되는 해인데, 마나피 등 4종의 포켓몬을 비롯한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이나 3D와 2D가 결합된 비주얼에서 나름대로 변화를 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옛날 TV에서 보던 ‘포켓몬스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적 내용은 방학을 맞은 아동들은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겠다. 방학을 맞은 어린 조카들의 손을 붙잡고 극장을 찾는다면 당신은 이미 멋진 삼촌 혹은 이모.

C 이팔청춘들에게는 피카츄가 예전 같지 않을걸

문동명 학생리포터 playam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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