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드림 -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과 세계의 미래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원기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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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려운 현실을 뛰어넘고 거칠 것 없는 용기로 역경을 극복하는 개인들에 대해 열광하던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저물고,  공동체주의를 지향하며 인간의 자유의지로서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어가는 생명본능에까지 인식의 단계를 확장해나가는 유러피언 드림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영토 없는 정치 체제인 EU의 부상은 단순히 정치적 사건이라기 보다는 유럽인들의 삶의 곳곳에서 네트워크가 확장되면서 일종의 표상처럼 드러난 유러피언 드림의 면모라는 점에 주목한다.

 

자본주의와 민족국가의 확립 등 미국과 유럽의 역사적 궤도를 훑으면서 어떻게 미국과 유럽이 다른 길을 지향해왔는지, 사회 문화적 배경이 갈리게 되었는지 살피면서 미국의 입장에서 다시 유러피언 드림을 성찰해야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 기후변화, GMO 식품의 등장, 동물의 권리 보호, 예방 원칙 등 과 관련하여, 유러피언 드림의 요체인 시스템적인 사고 방식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위험이 뒤섞인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지향점이 될 것임을 밝히고 있다.

 

효율, 성과, 결과에 집중했던 아메리칸 드림이 죽음 본능에 충실하다면, 과정, 가치, 성찰 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유러피안 드림은 생명 본능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단언하면서, 아메리칸 드림이 보여주고 있는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아시아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전체주의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제 3의 대안으로 유러피언 드림의 공동체주의에 대한 기대감도 표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EU가 가능했던 이유로 저자는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을 꼽고 있는데, 전 세계에서 정보통신기술이 가장 발달한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에서는 왜 공동체주의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전체주의적인 아시아 문화의 배경 위로 개인주의의 극단인 아메리칸 드림이 내려앉은 우리의 현실을 마주하면, 세계사적인 균형 감각을 갖추어나가는 데 이보다 더 좋은 책은 없을 것 같다.

유러피언 드림은 이 어둡고 험난한 세상에서 길을 인도하는 등대다. 그 등불은 포괄성, 다양성, 삶의 질, 심오한 놀이, 지속가능성, 보편적 인권, 자연의 권리, 지구상의 평화로 정의되는 새로운 시대로 우리를 손짓하며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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