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뒷길을 걷다 - 김인숙의 북경 이야기
김인숙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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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북경에 가기 전에 주요 명소와 역사적 배경을 알아두면 좋겠다 싶어 골랐던 책. 작가는 특유의 감성으로 소소한 이야기를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세 살에 황제가 되어 쉰 네 살에 일반인이 된 푸이와 완룽의 삽화가 인상 깊었다. 모든 것을 가졌지만, 한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마약까지 손대다가 끝내는 생을 마감한 완룽. 사진 속의 그녀는 여리한 소녀 같다. 남 부러울 것이 없었으면서도 사랑 없는 인생은 그녀에게는 전혀 가치가 없었던 모양이다. 반면 아무 것도 없이 궁에 들어왔지만, 지독한 권력욕을 불태우며 기어이 권좌를 사수한 서태후는 사랑 없는 인생도 가능하다는 듯, 전권을 휘둘렀다.

 

   똑같은 궁이 누군가에게는 감옥이 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지상 천국이었다니, 역사와 인생의 아이러니는 서태후와 완룽의 대비된 인생 속에서 더욱 교차되는 느낌이다.

 

   자금성, 스치하이, 이화원, 만리장성, 류리창, 성당과 사찰, 천단, 명십삼릉과 청 황릉 등을 가로지르며 역사적 배경과 관련 인물들의 이야기를 적당히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은 두 번 읽는 것이 좋은 듯 싶다.

 

   가기 전에 읽어 북경의 그 자리에서, 활자의 기억을 더듬으며 감상의 깊이를 더 하는 도구로서 한번, 다녀와서 북경의 그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보고 느꼈던 것을 작가와 대화하듯이 상기하면서 읽는 것 한 번..북경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류리창과 명십삼릉 등을 못 둘러본 게 이내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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