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 - 2021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5분 뚝딱 철학 : 생각의 역사 1
김필영 지음 / 스마트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철학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지도나 연표처럼 계보와 분류를 한 눈에 나누어 내가 지금 어디를 읽고 있으며 무엇과 연결되고 대비되는지 알고 싶은 욕구가 자연스럽게 나타나게 된다. 전공자가 아닌 이상, 그리고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없는 이상 스스로 터득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데, 이런 맥락에서 이 책의 진가는 발휘된다. 


운동을 하다가 우연히 유튜브를 보면서 컨텐츠를 보게 되었는데, 광고를 통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바로 구매를 해 읽었다. 


이 책은 서문에서 일종의 철학사 지도를 제공한다. 철학의 세 분야인 진, 선, 미를 구분한 후 이성과 지성의 진에서는 존재론, 인식론, 논리학, 과학철학, 수학철학, 언어 철학을, 의지와 도덕의 선에서는 윤리학, 종교철학, 정치철학, 심리학을, 욕구와 욕망의 미에서는 미학의 분과로 분류하여 제시한다. 그리고 다시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시대적 구분과 교차하여 각각의 주요 주제와 문제 제기, 그리고 대표하는 사상가를 표로 도식화하고 있는데, 저자의 주장대로 철학과 친해지는 공부 방법의 근간이 된다. 또한 철학은 생각을 명료화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도 공감하게 된다. 


철학의 방대한 분과를 비교하거나 대조하면서 짧지만 굵게 훑는 장점이 있다 보니, 전반적인 부분을 살펴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흥미로웠던 분야는 아무래도 생소했던 과학, 수학, 언어 철학 등이었다. 


인공지능은 생각하는 것인가, 이 논란은 앞으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 튜링은 어떤 사람이 채팅에서 상대가 인간인지 인공지능인지 분별할 수 없다면 생각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존 설은 일종의 중국어 방에 중국어를 모르는 어떤 사람이 있어 계속해서 질문에 대한 정답을 책 목록에서 찾아 제시하면 방 밖에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이 중국어를 할 줄 아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대화를 하는 것일 뿐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이에 대해 시스템 논변은 그 사람이 중국어를 몰라도 완벽한 중국어 답변이 나오면 과정이야 어떻든 그 사람, 그가 있는 방, 질문과 답이 적혀 있는 책, 중국어로 된 질문과 답 등 이 모든 것을 시스템으로 보아서 시스템 자체가 중국어를 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되어 있다. 


융의 집단 무의식에 대한 통찰, 행복한 삶의 세 가지 측면, 즉 즐거운 삶, 좋은 삶, 의미 있는 삶에 대해 고찰한 셀리그만이나, 일을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안니라 질문을 바꾸어 일의 가치를 묻는 왜 하는가를 먼저 생각하고 이후, 그렇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생각하며, 이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야한다는, 사이먼 사이넥의 골든 서클의 개념도 신선했다. 


1권을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2권에 대한 독서 의지도 불타게 되는데, 저자의 철학 공부 방법으로 설계된 유튜브와 이 책의 장점을 생각해볼 때, 당연한 귀결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짧은 지면에서 다루다 보니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서는 다시 저자들의 세부 저작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철학자들이 가졌던 문제의식을 살펴보는 거예요.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어떤 질문을 던졌으며 그에 대해서 어떤 대답을 내놓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죠. 저는 이런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철학자들이 시대별로, 분과별로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고 질문을 던졌는지 알면, 철학이 뭔지 느낄 수 있고 서양철학사의 전체 숲을 볼 수 있기 때문이예요....철학의 진정한 효용성은 ‘생각의 명료화‘입니다. 자기 생각을 명료하게 만드는 법을 알면, 살면서 마주하는 많은 문제가 생각보다 단순해져요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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