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새롭게 읽기 - 예수님의 마지막 일곱 말씀에서 배우는 기독교 핵심
권해생 지음 / 두란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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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을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무엇보다 '십자가'일 수 밖에 없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우리를 대신해서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므로, 우리가 용서를 받았고, 예수님께서 다시 부활하시므로, 우리에게 구원을 주시니 영생을 살 수 있게 된, 그야말로 복음의 상징. 그런데, 여기에서 더 나가가 십자가의 더 깊고 풍성한 뜻은 무엇일까. 이 책은 제목처럼 십자가를 다시, 새롭게 읽게 한다. 


저자는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 앞서 십자가형의 의미를 탐색한다. 십자가형은 로마법에 따르면 가장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형벌이면서, 동시에 유대법에 따르면 나무에 달린 저주받은 자의 형벌을 뜻한다.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가장 비참한 형벌인 십자가가 어떻게 우리에게 사랑이며, 구원일 수 있는가.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일곱 마디 말씀, 즉 가상칠언을 뒤쫓으며 저자는 십자가가 품은 넓고 풍성한 일곱 가지의 뜻을 온전하게 드러낸다. 


먼저 십자가는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임마누엘의 의미는, 흔히 알려진 것처럼 단순히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을 넘어서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기 위해 예수님을 버린 사건을 함축한다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예수님이 줄곧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시다 십자가에서는 '하나님'이라고 부르시는데, 이것은 하나님과 분리되는 고통을 표현하는 것으로, 예수님의 버림받으신 울부짖음은 역설적으로 우리를 버리지 않고 함께 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외침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므로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경험한 바울은 감옥에 가고, 사람들에게 버림받으며, 죽음의 위기에 처했을 때도 임마누엘의 하나님을 붙들고 복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고 밝힌다. 


저자에 따르면, 십자가의 두 번째 의미는 '희년'을 의미한다. 십자가는 죄 용서를 통해 죄인인 우리에게 자유를 주지만, 그것을 넘어서 희년의 십자가까지 나아간다고 주장한다. '용서하다'의 헬라어 '아피에미'는 자유롭게 하다, 해방시키다, 떠나다를 뜻하는데, 이는 죽은 나사로를 향하여 예수님이 명하시는 '다니게 하라', 즉 '자유롭게 다니게 하라'는 뜻으로 책임과 형벌로부터 자유롭게 하라는 의미를 지닌다. 한편 '희년'은 '아페시스'로 이 역시 '자유', '해방'이란 뜻이다. 안식년의 안식년인 희년은 50년 째 되는 해 7월 10일, 즉 대속죄일에 땅을 돌려주고, 종을 풀어주었다. 죄를 용서하는 대속죄일에 죄, 신분, 물질로부터의 자유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십자가는 우리를 속박하는 것들로부터의 자유, 즉 원 상태로의 회복을 가능하게 한다. 


또 십자가는 익히 알려진 대로, '구원'을 의미한다. 내가 구원받기 위해 내가 믿은 것 같지만, 나를 구원하시려는 예수님의 열심, 그 은혜로 내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자리다. 


동시에 십자가는 믿음을 위한 십자가다. 저자는 십자가는 구약의 예언, 하나님의 계획을 성취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상징하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하나님을 다시 아버지로 부르시면서, 전능하시며 사랑이신 하나님의 성품을 믿어 영혼을 맡기셨다고, 독자들에게 다시 확인시킨다. 십자가는 하나님께 맡기는 믿음을 표현한다. 


나아가 십자가는 새로운 가족을 위한 십자가이기도 하다. 혈육으로 맺어진 관계를 뛰어넘어 십자가가 창조하는, 성령이 낳은 새로운 가족 관계가 성립된다. 예수님은 십자가 안에서 어머니와 제자가 새로운 가족이 되도록 선언하셨다. 


여섯 번 째 십자가의 의미는 '목마름의 해소'를 나타낸다. 목마름은 육체적, 관계적, 영적인 고통으로 심판을 의미하지만, 성령을 통해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생명을 얻기에, 이 세상을 넉넉히 이기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영원한 생수의 근원이다. 


마지막으로 새창조를 위한 십자가를 나타낸다. 예수님은 죽음을 생명으로 바꾸셨고, 우리는 그로 인해 새로운 존재, 새로운 성품, 새로운 꿈을 갖게 된다. 


십자가가 단순한 악세서리 장식으로 취급되는 요즘, 우리를 너무 사랑하시기에, 기꺼이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대신 죽으신 역설의 표징, 다시 겸허한 마음으로 십자가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십자가는 우리가 하나님께 버림받지 않게 하시려고 예수님이 버림받으신 곳이다. 십자가는 희년을 위해 예수님이 우리 죄를 책임지신 곳이다. 십자가는 우리의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열심이다. 십자가는 자신을 하나님의 주권에 맡기시는 예수님의 믿음의 모범이 나타난 곳이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새로운 가족이 시작된 곳이다. 십자가는 우리의 목마름을 해소하시려는 예수님의 목마름이다. 십자가는 우리를 새롭게 창조하시는 예수님의 목표가 달성된 곳이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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