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 아트북 프리미엄 : 키스 - 1000 PIECES 스티커 아트북 프리미엄
싸이프레스 콘텐츠기획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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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단 완성작을 먼저 투척~!!!
너무나도 고생을 많이 한 작품이어서 정말 보면 볼수록 뿌듯해지는 마음이 커지는 그런 작품이다.

                       

자, 내가 왕년에 스티커북 좀 붙여봤다 하시는 분들, 스티커 조각 5백여개쯤이야 누워서 떡먹기 보다도 쉽다 하시는 분들, 스티커 붙이는 거 껌이다 하시는 분들 모두 모이시길 바란다. 스티커북으로 유명한 싸이프레스에서 획기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다.
 
우리가 흔히 알던 그런 스티커 북이 아니다. 자그마치 프리미엄 급이다. 이보다 더한 버전이 있을 까 싶을 정도로 세밀하고 촘촘하며 가히 가학적이기까지 하다.이 조각들을 붙이기 위해서 구부리고 있어야했던 목, 어깨결림, 손가락 결림 등은 작품을 완성해서 마지막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 사라진다. 무언가 해낸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 든다.
 
1000개의 조각들. 천피스짜리 퍼즐은 맞춰 보았어도 이만한 조각을 내어 놓은 스티커를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워낙 많은 스티커북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해본 적도 많아서 그쯤이야 하고 만만하게 생각했다. 조각의 크기가 쌀보다도 더 작은 조각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맞추어 붙이는 작업이 보통이 아니었다. 4시간 동안 작업한 것이 겨우 일부분이라니 믿어지는가. 절대 하루만에 할 수가 없다. 시간이 넉넉히 두고 조금씩 떼어가며 붙여가는 것이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프리미엄은 총 3종류로 나와 있다. 내가 한 클림프의 키스와 런던의 타워브릿지 그리고 아메리칸 쇼트헤어라는 이름의 고양이 그림이다. 명화를 좋아해서 선택한 키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자만 다 하고 나니 타워브릿지는 또 어떤 모양으로 나오게 될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랄까.


스티커북을 할 때 주의점으로 스티커를 꼭 붙이지 말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그 팁은 이번에는 사용할 수 없다. 기존의 책과는 다른 재질의 보드로 인해서 살짝 붙였다가는 나중에 보관하고 난 이후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조각들을 찾아서 헤매게 될 지도 모른다. 보드자체를 종이코팅을 해두어서 스티커가 잘 붙기도 하지만 미끄러지기 때문에 작은 조각들은 왠만하면 꼭꼭 눌러 붙이는 것이 좋다. 크기가 큰 조각들의 경우에는 크게 상관없다.
 
작은 숫자들이 가득한 판을 보고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망설이다가 작은 조각들이 여러개 모여있는 부분부터 시작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본다. 일단 조그마한 조각들을 다 끝내놓고 나면 그 다음에는 그리 어렵지 않다. 누구라고 할수 있는 초보자의 단계이기 때문에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조각들을 붙여오면서도 크게 핀셋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낀적은 없었는데 이 작품을 하려면  핀셋이 필수적이다. 그냥 손가락으로는 쌀알보다 더 작은 조각들이 집히지 않을뿐더러 떼어내기도 힘들다. 도구를 준비해서 한다면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붙이다 보면 하루가 순삭하는 경험을 하게 될 수도 있는 그런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프리미엄, 이름값 제대로 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작품을 완성한 순간 내가 투자한 시간이 아깝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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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항설백물어 - 상 -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8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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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벌이란 내리는 이의 의지가 미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이의 마음가짐이 만들어내는 겁니다.(355p)

 

 

인터넷이 발달한 요즘에는 괴담들이 정말 순식간에 1초만에도 전 세계로 퍼져 버린다. 그로 인해서 멀쩡하던 사람이 죽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뜬금멊는 열애설이 퍼지기도 한다. 정치쪽에서 무슨 촉각이 곤두서는 내용이 퍼지면 연예게 쪽에서 큰 사건을 터뜨려서 실검에서 내려가게 한다는 말도 있다.

 

이런 모든 것이 없던 시절, 그 시절에도 분명 이야기들이 존재했을 것이고 그 이야기들은 어떻게 전달되었을까. 왜 옛날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끝없이 생산될까. 기본 줄거리는 비슷하나 변종된 이야기들이 줄지어 드러나기도 한다. 바로 이 [항설백물어]가 그와 같은 이야기일 것이다.

 

[항설백물어] 자체가 여러가지 기담 이야기들인데 [속 항설백물어]가 나오더니 이제는 [후 항설백물어]가 등장을 했다. 이마저도 상권이므로 다음에 나올 후편을 기다려야만 할 것이다. 질보다 양으로 승부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각 이야기마다 촘촘한 구성으로 인해서 기담이라고는 하나 뜬금없이 귀신이 나오는 이야기가 드물고 예전의 이야기가 지금의 사건과 맞물려서 오히려 사건해결에 도움을 주는 이야기들이다. 더욱 관심도가 증가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전편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무렵  각 지방에 떠도는 기담과 이야기를 모으고 다니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지만 이제는 늙어버린 모모스케의 모습이 반가우면서도 조금은 안타까울수도 있겠고 노인이 되어버린 모습이 한숨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그러할지라도 뒷방 늙은이가 아닌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써 굳건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그렇게 아쉬운 느낌을 갖지 않아도 좋겠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존재의 모모스케 뿐 아니라 이야기 속의 직접 실행자인 마타이치 모습도 보이고 있어서 전작의 주인공들을 그대로 다 만나는 즐거움이 존재하며 과거의 이들과 현재의 젊은이 4인방을 연결시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창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시기에 서양에 다녀오기도 하고 양복을 즐겨입는 쇼마, 경찰들에게 검술을 가르치며 도장을 하는 소베, 무역회사에서 일을 하는 괴짜 요지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찰업무를 보고 있는 겐노신이 그들이다.

 

저마다 특색있는 젊은이들 4명이 모여서 한담을 나누는 장면은 흡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서 나왔던 윤희를 포함한 흔히 말했던 잘금 4인방과도 비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공부를 하면서 자신들의 주위에 벌어지던 일들을 해결했다고 하면 일본에서는 겐노신이 주로 사건을 물어오고 그것을 자신들이 보았던 들었던 이야기들을 이야기하며 진상을 밝혀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어디서 들었던 이상한 이야기들은 자세히 설명이 되지 않는 겨우가 많다.  돌연 폭풍이 불어오더니 무슨무슨 분묘가 큰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천공에 용이 나타나...... 이 모든 것은 어디어디 산에 있는 아무개 신이 노한 까닭이라. (315p)  이런식으로 일어나는 일들이 전해져서 후대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정확하게 어디 사는 누구라고 이름이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야기들이 전해져 내려온다라는 사실이 신기할 뿐이다.

 

뱀은 상자 속에서 몇 십 년 씩 살거나 하지 않는다.

즉 상자 속에는 없었다.

하지만 살인은 아니다.

(359p)

 

이야기들은 사뭇 논리적이기까지 하다. 뱀에 물려 죽은 한명의 젊은이. 대낮이었고 누군가 뱀을 숨겼다가 그를 죽인것도 아니고 분명 목을 물려서 죽었고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도 여럿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뱀에 물려 죽었다고 해야겠지만 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좁은 사당, 그 한복판에 둟린 돌로 된 상자안에는 오래전 전설예 따라 뱀이 들어있다고 하는데 뱀이 아무리 오래 살아도 70년 이상은 살지 못할터이니 그때의 뱀은 들어있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러함에도 죽은 시체가 나왔다는 것은 그곳에 뱀이 있다는 것인데 이 사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그저 단순히 뱀에 물려서 죽은 시체가 한구 나왔다 하고 넘겨버리기에는 너무나 꺼림직하다. 4인방은 다시금 모모스케를 찾아와서 옛날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혜를 구하게 된다. 죽은 젊은이의 아버지 그리고 할아버지 대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었으며 그 모든 사건들이 오늘날의 이 일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가.

 

기담은 그저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니라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현실적이라는 소리다. 또한 하늘의 벌 또는 땅의 벌이라 여기는 지벌 또한 그저 단순히 어떤 신이 노해서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의 기묘한 이야기들은 어떻게 보면 지금의 사건들과 맞물려 있다. 어느쪽이 원인이 되든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붉은 가오리>를 비롯해서 <하늘불>과  <상처 입은 뱀>까지 세 편의 이야기가 실린 상권.  출판사 카페에는 이 책의 출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문의글이 항상 존재했다. 그때는 몰랐다. 왜 그토록 이 책의 출간을 기다렸는지. [속 항설백물어]를 읽었어도 그 다음이야기가 존재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는, 아니 이제야말로 그들의 심정을 아주 잘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나 또한 물어보고 싶어졌으니 말이다. 이 책, [후 항설백물어]의 다음이야기는 언제 나오냐고 말이다. 옛날 이야기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이 존재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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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만 죽고 싶지 않아
오키타 밧카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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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실제상황을 배경으로 한 자전적인 이야기는 시작부터 조금씩 마음속 한 가운데 발열점을 가지게 만들더니 이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약간씩 뽀글거리던 기운이 본격적으로 부글거리며 분과 열기를 뿜어내게 된다. 그 열기는 더욱 거세져서 주인공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이 되면 제 정신으로 이 글을 보아줄 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것이 비단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이 더욱 화가 난다. 아니 그것은 너무 고운 말로 포장되었다. 단순히 화가 난다는 것으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만화로 그렸을때 머리를 100톤 정도의 망치로 '띵'하고 얻어맞은 그런 멍함과 더불어 폭탄이 폭발할 정도의 위력을 가진 분이 표현되어야만 할 것 같다. 그만큼 화가 나는 상황들이 존재한다.

 

작가가 성장을 하면서 만나게 된 네 명의 선생. 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여자선생은 모든 아이가 다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지 니트로와 같은 아이가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이 가르치는대로 따라주지 않자 화를 내고 이해를 하지 못했다. 결국 나중에 전근을 가고 새로 남자선생이 오게된다.

 

 

이 선생은 여선생보다 더욱 심했다. 주의를 주면 숙제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니트로가 그렇게 하지 않았을때 폭력으로 대했다. 그래봐야 아직 열살 정도의 아이일 뿐인데 그 아이를 때린다고 그 아이가 알아들을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아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면 이 아이가 왜 그런지를 부모에게 물어볼 생각은 하지 않았을까.

 

아니 부모도 그 아이가 어떻다는 것을 몰랐다니 물어봐야 소용은 없었겠지만 선생이 먼저 나서서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을 부모와 같이 의논할 수는 없었으려나. 만약 그랬다면 니트로의 중학 생활은 조금더 나았을 수도 있을텐데 그 점이 답답하다. 단지 때리는 것이 모든 것을 다스리는 방법은 아닌데 말이다.

 

하나 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는 니트로에게만 그랬다는 것이 더욱 화가 난다. 선생은 그저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한 아이의 인격을 결정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선생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가 아니었으니 본격적인 사건은 중학생이 되면서부터다.

 

엄마도 니트로를 숙제를 하게 시켜도 보았고 공부를 가르쳐 주기도 했지만 이 아이가 무엇을 알겠는가. 그저 자기가 만들어 놓은 규칙대로 생활하고 일어나 서 밥을 먹고 학교를 갔을 뿐이다. 자신이 이해되는 것만 알아듣고 그 외에는 자신의 뜻대로만 하고 집중력도 높지 않아서 수업에 방해도 된다. 그런 것들을 부모는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던 것일까 아니면 이것이 '장애'라는 것을 몰랐던 것일까.

 

별달리 아무런 교정 없이 중학교에 가게 된 니트로. 겉으로는 모습이 변했을지라도 속으로는 초등학생 때나 별 다른 차이가 없다. 다른 학생들은 자신들끼리 어울려 다니는 친구도 있고 공부도 하곤 했지만 니트로에게는 하루하루가 그저 지날 뿐이다.

 

이 학교에서도 역시나 아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이 등장을 한다. 초등학교때 선생의 폭행으로 인해서 고막까지 터졌던 니트로. 너무나도 죽고 싶어서 별별 방법을 다 찾아봤지만 막판에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서 결국은 죽지도 못했던 니트로. 이 아이에게 폭력을 행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번에는 성추행까지도 추가되었다.

 

 

이런 개만도 못한 인간을 선생이라고 불러줘야 한다는 것조차 역겹다. 물론 모든 선생이 다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면에서도 심심치 않게 등장을 하는 기사들이 선생이 저지르는 일인 것을 보면 비단 일본 뿐 아니라 한국도 선생의 비인격적인 부분에서 예외가 될 수 없겠다라는 생각이다.

 

만화속에서는 남자선생이지만 실상은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책 속에서는 성추행에서 그치지만 현실은 성관계 또한 이어지는데 이런 상황에서 선생들의 대답이 더 가당치도 않다. 사랑해서 그랬다나. 이런 xxx같은 인간들 같으니라고. 자신의 아이들이라고 생각해서도 그런 대답이 나왔을까.

 

그래도 니트로에게는 한 명의 좋은 선생이 있었다. 신은 가장 좋은 것을 가장 나중에 주신다고 했던가. 학년이 바뀌고 죽이고 싶기까지 한, 진정한 살의를 느겼던 선생이 바뀌었다. 다시 남자선생. 니트로는 공포감을 느꼈음에 틀림없다. 남자와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들부들 떨면서 식은땀을 흘렸던 아이다. 그러나 새로운 선생은 니트로를 이해해주고 아이만의 특기를 찾아주었고 그 점을 살려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고 용기를 붇돋아주었다.

 

 

등장하는 네명의 선생들 모두 니트로의 병명은 몰랐을 것이다. 단순히 그 아이만의 행동과 말하는 것을 보고 자신의 기준대로 판단을 했을 것이다. 그럴지라도 저마다 다른 결과를 낳은 것을 본다면 과연 선생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가.

 

교권이  땅에 떨어졌다는 소리가 나온지도 오래 전이다. 선생의 그림자도 밟지 않던 그런 시대는 지났음에 틀림없지만 자업자득이라는 말도 있듯이 모든 것이 다 그들이 그렇게 행동을 한 결과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미꾸라지 한마리가 흙탕물을 만들듯이 극히 몇명의 일부 교사들의 그런 행동으로 인해서 물의를 빚고 단체로 욕을 먹는다는 소리를 할 수도 있다. 그 말이 맞다 하더라도 조금은 더 선생이라면, 교사라면 학생들을 세심하게 보아줄 수는 없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적어도 공교육 교사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성적이나 점수에만 신경을 쓰는 사교육 강사들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선생으로 인해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선생을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아이가 어디 니트로 뿐일까. 이 아이가 마지막에 좋은 선생을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또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차별받지 않고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한 인격체로써 대접받고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게 된다. 작가로써 그녀만의 커리어가 더욱 단단히 다져질 수 있기를.

 

당신, 안 죽어서 다행이고, 안 죽여서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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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맨 모중석 스릴러 클럽 45
로버트 포비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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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꽉곽 막히도록 그리 주인공을 몰아부치믄 어디로 빠져나가라는 것인지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겄소, 작가양반. 아버지가 불을 지르고 수영장으로 뛰쳐나가서 병원으로 이송되었다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갑갑하게 만들었지 않겠소. 아버지랑 같이 사는 것도 아니고 우리나라처럼 명절이 있어서 일년에 몇번씩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그 사건 이후 집을 떠나서 살았던 주인공 아니겄소. 자그마치 삼십년이 넘었소. 이 마을을 떠난지가 말이오. 


FBI로 일하는 그지만 자기 가족의 문제라믄 또 다르게 받아들여 지겄지. 누구라도 마찬가지요. 아무리 전문가라 할지라도 자기 가족은 상담을 하지 몬하는 법이고 의사라 할지라도 가족에게 칼을 대는 것은 아무래도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금하는 것이 아니겄냐 말이지.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다 죽게 되었다니 일단 돌아오기는 했네만 이런 그에게 사건을 붙여버리믄 어떻게 되겄소. 그야말로 정신줄 놓으라는 거제. 


그런 와중에도 그는 사건을 조사하러 갑니다 그려. 어쩌겄소. 맡은 일은 해야 하니께. 사건은 처참하기만 하니 이 모든 것을 이겨내는 그가 참 용하오. 아, 말하는 걸 잊었는디 그는 신통한 능력이 하나 있소. 사건을 보면 머리 속으로 사진처럼 저장해서 사건을 분석하는 능력이 있단 말이제. 남들에게는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아니 설명한다 하더라도 사람들은 이해 못할테니 안하는 게 더 낫지만서도 이런 특별한 능력때문에 그가 이런 일을 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겄소. 아들과 아내는 아니 좋아할지라도 말이제.


다시 돌아와서 사건 현장은 참혹하기만 한데 엄마와 아들로 보이는 두구의 시체가 놓여있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니오. 렌트비를 주고 잠시 머무르러 온 것일 뿐. 그것 뿐이면 그래도 낫제. 이 두 시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피부란 피부는 싹 벗겨 놓았네 그려. 하다못해 발가락 사이사이의 피부조차도 한점 남김 없이 긁어간 범인은 그야말로 미친 놈 아니겄소. 


세상에 어떻게 이런 짓을 한 것인지 거기다 엄마는 아들의 피부가 벗겨지는 것을 보아야만 했다니 이 아닌 잔인한 일이 있겄느냐 말이오. 사건을 본 경찰들이 구역질을 하는 것도 익히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 주인공은 전혀 흔들림이 없네 그려. 


여기사 끝나부리믄 섭섭한지 작가 선생은 주인공을 향해서 한번 더 화살을 겨누었소. 그것은 자연재해. 그 누구도 겪지도 보지도 못했던 초대급 허리케인이 이 지역에 몰라온단 말일세. 집과 차는 몽조리 날려버리는 것은 당연지사 말할 것도 없고 약으로 찌들어 살던 주인공의 심장에 기계를 하나 심었는디 이 녀석이 전기를 띈 허리케인 앞에서는 작동을 하지 않는다는구려. 


그로 인해 주인공은 볼썽 사납게 기절. 그 어떤 사건현장에서도 곳꼿이 서 있었던 그를 한순간에 무너드리게 만들어버리네그려. 그나저나 그런 그를 돕겠다고 아내와 아들이 이 지역으로 온다지 아니하겠. 아니 그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도망을 가려고 짐을 싸는 판국에 무에 그리 좋은 것이 있다고 이쪽으로 온단 말이오. 


자, 주인공은 이제 한 가운데 던져졌소. 허리케인은 몰려오제 가족은 여기 와 있제 예술가이면서 손을 다 불태워 먹은 치매 걸린 아버지의 머물 곳도 마련해야 하제 피부가 홀라당 다 벗겨져 남아있지 않은 시체의 신원을 판별해야 할 뿐 아니라 이들을 이렇게 만든 범인도 찾아야만 하오. 


이 사건은 어린 시절 그에게 일어났던 오래전 사건은 다시 연상케 하는데 이렇게 동서남북, 산지사방, 사방팔방으로 틀어 막아서 한 가운데로 조여 버리면 그는 어느 방면으로 살아나겠소, 작가양반. 쥐도 구석으로 몰리면 고양이를 물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지 않겠냐 말이오. 어느 정도 숨구멍은 마련해주지 너무 주인공의 능력에만 의존해버렸소. 그리하여 세상 불쌍한 주인공이 되어 버렸단 말이오. 안타깝고 불쌍하게도 말이제. 


단 두 구의 시체만으로 너무 오래 끌고가는 건 아닌가 했소만 뒤로 갈수록 붙는 가속도에 핸들을, 아니 책장을 꽉 붙들고 읽어야만 했소. 시동을 걸고 몇초만에 몇백 키로씩 마구 나가는 빤딱이 신형차는 아니오만 천천히 밟아가다보면 어느샌가 제한속도를 훌적 넘기고 막판에는 날아가는 듯한 체감속도를 느끼게 될 것이오. 분명. 


<어느 지방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여러 사투리가 섞여 있어서 문법과 맞춤법이 맞지 않을 수도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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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힘든 긴 밤 추리의 왕
쯔진천 지음, 최정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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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증거와 그 범행을 뒤집는 증거가 모두 완벽하다니 아주 특별한 사건이야.(49p)


한 시골학교에 부임한 기간제 교사. 초등학교 고학년인 여자아이가 임신을 한 사실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한다. 주위에서는 시골에서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누군가에게 알리기보다는 사건을 덮으려고만 하는데 분명 미성년자임에 분명한 아이가 아이를 가진 것은 정상적인 일은 아니다. 더더군다나 아이 아빠를 밝힐 수 없는 사건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교사는 이 사건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되고 자신 나름대로 조사를 해서 경찰에 알리고자 하지만 계속해서 막히게 되고 통신의 발달도 이루어지지 않은 때에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결정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마지막 편지를 보낸 채로 시체로 발견된다. 동네에 있는 젊은 과부를 성폭행하고 저수지에 빠져서 자살을 한 것으로 결론이 나고 마는데 이 사건은 몇 년이 지난 후에서야 다시금 도마위에 올려지게 된다. 분명 부검 상으로는 익사가 될 수 없는 사건. 하지만 익사 사건으로 결론이 나버린 상황. 이 사건은 다시 뒤집어질 수 있을까?


보안검색이 이루어지는 지하철 입구. 어떤 남자가 커다른 짐을 가지고 입구로 다가오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방은 단지 이불이라면서 검사를 할 수 없다고 버틴다. 그가 가지고 있는 큰 가방에는 무엇이 들어있으며 그는 왜 이렇게 강경하게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것일까. 


결국 경찰에게 잡히게 된 그. 그가 가지고 있던 가방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이 나오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한 남자의 시체다. 현행범으로 붙잡힌 그를 두고 경찰에서는 모든 증거들이 딱 맞춰 나오게 되자 범인으로 지목하고 체포하기에 이르는데 범인과 시체로 마주한 그들은 원래 어떤 사이였으며 왜 이런 관계에 놓이게 된 것일까.


오래 전 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서로 연결되어 맞물린다. 장면 전환에 있어서 따로 설명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장면을 이해하면서 언제의 사건인지를 유추해가면서 읽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난해한 면도 있는 듯 하지만 주인공 이름이 눈에 익고 사건이 두가지로 분리가 되면서 연결점을 찾게 되고 두 사건이 어떤게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흥미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정통 사회파 소설이 중국에서 나오게 될 줄은 몰랐다. 국가 비판과 사회 체제의 비판이 강한 사회파 소설이기에 사회주의 나라인 중국에서 이런 소설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 놀랍다. 권력을 가진 지위층들의 비리와 부패를 하루 이틀 보고 들은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같은 일들이 너무도 빈번할 것이라 생각 되어지기 때문이다. 


일본 사회파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네와 너무나도 같은 현실에 참담하고 당혹스러웠다면 비단 중국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묘한 동질감까지 느끼게 된다. 동이 트기 전 밤은 참으로 길고도 길다. 하지만 결국은 동은 트고 새벽이 오며 아침은 온다. 언제나처럼 해는 뜨게 되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네를 믿지만, 자네들처럼 용감하게 정면으로 그 거대조직과 맞서지 못하는 것뿐이야.(339p)


우리 네 사람이 힘을 합치면 돼요. 우린 각각 법의관, 경찰, 검찰관, 변호사잖아요. 각자의 분야에 정통하고 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들이니까 우리 넷의 능력을 합하면 마지막까지 갈 수 있습니다.(4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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