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내가 왕년에 스티커북 좀 붙여봤다 하시는 분들, 스티커 조각 5백여개쯤이야 누워서 떡먹기 보다도 쉽다 하시는 분들, 스티커 붙이는 거 껌이다 하시는 분들 모두 모이시길 바란다. 스티커북으로 유명한 싸이프레스에서 획기적인 작품을 만들어 냈다.
우리가 흔히 알던 그런 스티커 북이 아니다. 자그마치 프리미엄 급이다. 이보다 더한 버전이 있을 까 싶을 정도로 세밀하고 촘촘하며 가히 가학적이기까지 하다.이 조각들을 붙이기 위해서 구부리고 있어야했던 목, 어깨결림, 손가락 결림 등은 작품을 완성해서 마지막 스티커를 붙이는 순간 사라진다. 무언가 해낸 것 같은 짜릿한 느낌이 든다.
1000개의 조각들. 천피스짜리 퍼즐은 맞춰 보았어도 이만한 조각을 내어 놓은 스티커를 보기는 또 처음이었다. 워낙 많은 스티커북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해본 적도 많아서 그쯤이야 하고 만만하게 생각했다. 조각의 크기가 쌀보다도 더 작은 조각들이 있어서 그것들을 맞추어 붙이는 작업이 보통이 아니었다. 4시간 동안 작업한 것이 겨우 일부분이라니 믿어지는가. 절대 하루만에 할 수가 없다. 시간이 넉넉히 두고 조금씩 떼어가며 붙여가는 것이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프리미엄은 총 3종류로 나와 있다. 내가 한 클림프의 키스와 런던의 타워브릿지 그리고 아메리칸 쇼트헤어라는 이름의 고양이 그림이다. 명화를 좋아해서 선택한 키스.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싶자만 다 하고 나니 타워브릿지는 또 어떤 모양으로 나오게 될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