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2 - 단골손님을 찾습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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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심리학 분야에서는 꿈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하지만 아직도 사람이 꿈을 꾸는 것에 관한 연구는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꿈의 내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좋지 않았던 기억이 반복되는 악몽을 꾸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바라는 일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그런 기쁜 꿈을 꾸기도 한다. 이 세상에서 다시 못 볼 사람을 꿈에서는 만날 수 있기도 하고 하늘을 나는 등 현실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꿈에서는 가능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꿈들을 살 수 있다면 어떨까?


잠을 자야지만 입장할 수 있는 달러구트 꿈백화점. 이곳에 입사한 페니는 꿈값을 도둑맞는 실수를 하기도 하지만 무사히 일 년을 보냈다. 그리고 첫번째 연봉협상날이 다가온다. 일 년이 지난 페니에게는 월급이 올라서 기분이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이 있다. 바로 통근열차를 타고 컴퍼니 구역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증이 주어지는 것이다. 그만큼 보안이 철저한 곳이라 할 수 있겠다. 그곳에서는 어떤 꿈들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페니는 달러구트와 5층에서 일하는 모태일과 함께 컴퍼니 구역으로 향한다. 처음 가보는 만큼 주위에 모든 것들이 다 구경할 대상이라 눈이 휙휙 돌아간다. 이곳 민원관리국에서 해결해야 할 민원을 하나 맡은 페니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달러구트 꿈백화점에 왔다가 더이상 오지않게 된 단골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려 노력을 한다. 민원등급 3단계의 가장 어려운 민원이다. 민원인은 왜 자신에게서 꿈마저 뺏어가느냐고 호소를 하고 있다. 아주 간단한 민원이지만 이 속에는 아주 깊은 고민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페니의 해결방안은 무엇일까.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278P)


사람은 누구나 잠을 잔다. 하지만 누구나 꿈을 꾸지는 않는다. 꿈이라는 것에 선택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다. 작가는 그런 부분을 캐치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처음 꿈백화점을 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는 단순히 어린 아이들용 판타지 동화일 것라고만 생각했었다. 읽어보고야 알았다. 작가의 이야기 속에는 기본적으로 꿈이라는 판타니지 요소 위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얹었고 그 위에 감동을 한스푼 가득 끼얹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뿐이랴. 유머감각은 퍼부어 놨고 흥미로움과 위트까지도 살짝 더하고 있어서 더웃 맛깔나는 한 권이 되었다는 것은 읽어야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2권인 이번 책에서는 판타지적인 요소가 더해졌다. 단순하게 꿈백화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페니의 행동반경이 넓어진 것이다. 그래서 스케일이 더욱 커졌다는 느낌도 든다. 감동은 여전하지만 거기에 성숙함을 첨가했다.


그런 요소는 이번에도 빗나가지 않았다. 1권에 비해서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신참 페니가 성장하는 것과 정비례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좌충우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 덤벙거리고 실수투성이던 페니가 이제 1층에서 손님들을 잘 상대하고 손님들에게 필요한 꿈들을 추천해 줄 수도 있고 다른 층의 사람들과도 잘 지내고 자신의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것을 보면 말이다.

페니가 성숙한만큼 이야기도 무르익었다. 특히 이번 책에서는 단골손님을 찾습니다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꿈을 늘 사러왔지만 어떤 이유에서 꿈을 사라오는 것을 중단한 그런 단골손님들이다. 민원인에 속하기도 한다. 페니는 특유의 섬세함과 공감으로 그들을 이해한다. 단지 자신이 꿈을 파는 판매원이라서 꼭 누군가에게 꿈을 팔아야 한다는 것보다 사람들에게 더 좋은 꿈, 사람들이 원하는 꿈을 전달하려고 애쓰는 그 마음이 돋보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페니가 이 달러구트에서 일하는 이유일 것이다.


더위에 지치고 전염병에 지친 우리는 달러구트 꿈백화점에서 시원한 여행과도 같은 꿈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달러구트 꿈백화점,그곳으로 꿈을 사러 가고 싶어지는 그런 여름날이다.아니 오늘은 꼭 꿈을 꾸지 않아도 좋을 그런 여름밤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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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그녀의 마지막 여름 - 코네티컷 살인 사건의 비밀
루앤 라이스 지음, 이미정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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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

완벽한 그녀였다. 가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일에서나 엄마로서나 아내로서나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그녀였다. 십 대의 아이를 키우는 그녀는 이제 다시 임신을 한 채였다. 그랬던 그녀가 죽었다. 아니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에어컨을 며칠째 틀어 놓아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게 말이다. 둔기로 맞았고 목이 졸린 채였다. 물론 배 속에 들어 있던 아이도 함게 죽었다. 이 살인자는 누구인지 몰라도 두명을 죽인 것이다. 그녀를 죽인 것은 누굴까.


케이트

베스의 언니이자 비행기 조종사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늘 낳고 갤러리를 운영하는 등 현재 자신의 생활에 만족을 하는 듯이 보이는 베스와는 달리 케이트는 그날 이후로 자신의 삶이 변했다고 느꼈다. 엄마와 동생인 베스와 지하실에 묶였던 그날이다. 엄마는 입에 물린 것으로 인해서 질식사해서 죽었다. 그렇게 엄마가 죽어가는 동안 두 딸들은 같이 묶여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아빠 때문이었다. 그림을 향한 욕심. 물론 죽이라고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결론은 그렇게 죽음으로 이끌었고 그렇게 그녀에게는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녀는 베스의 죽음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다. 집 창문을 깨고 들어가라고 경찰에 요청할만큼 말이다. 이제 그녀는 동생의 죽인 사람을 찾으려 하고 있다. 동생의 주위에 있었던 사람들을 찾으면서 말이다. 일단 가장 먼저는 자신의 제부이자 베스의 남편이었던 피트를 의심하고 있다.


룰루, 스코티

케이트와 베스의 친구들이자 서로 언약을 맺은 자매같은 사이다. 룰루는 케이트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다. 스코티는 결혼을 해서 두명의 아이가 있으며 큰 아이는 베스의 딸인 샘과 친구다. 작은 아이는 약간의 관심이 필요한 상태다. 남편은 베스의 남편인 피트와 친하다.


피트.

베스의 남편이자 알리바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외도를 하고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낳은 상태여서 용의자로 몰리고 있다. 그는 자진해서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받겠다고 나선다. 의심을 받는 그가 진짜 범인일까.


코너

형사. 베스의 사건을 맡아서 범인을 찾고 있다. 케이트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녀와 베스는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겨주었다. 베스와 케이트가 엄마와 함께 지하실에 갇혔을 때 그들을 구한 것이 자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또 한 건의 그녀들과 관련있는 사건을 자신이 맡게 되었다. 그는 이 사건을 완벽하게 풀어낼 수 있을까.


여러명의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을 한다. 베스의 죽음으로 인해서 그녀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조명을 받게 된다. 물론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남편이지만 그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지고 있다. 그가 살인을 저지르고 에어컨을 틀어 놓은 다음에 항해를 나간 것으로 추정해 볼 수도 있지 않은가. 어느 하나의 증거도 외면할 수는 없지만 코너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이 실수가 이 사건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단 하나의 사건. 없어진 명화. 모든 것이 오래 전 사건과 동일한 조건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동일한 범인일수는 없다. 그때 사건을 지시한 아빠는 아직 감옥에 있기 때문이다. 케이트는 외면하던 아빠를 찾아가기에 이른다. 아빠를 찾아가면 이 모든 사건의 실마리가 풀어질까. 이야기는 천천히 흐른다. 절대 빠르게 속도감을 붙이지 않는다. 그래서 누군가는 속도감이 없다고 루즈하다고 느낄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여름 한줄기 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앞이 보이지 않는 사건에 한줄기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올 때 이 책의 진가를 느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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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롱스타킹 스티커 아트북
액티비티북팀 지음 / 싸이프레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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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덥쥬? 내가 여기 재미나는 거 하나 가져왔으니 이거 봐봐유. 맞아유. 스티커북이에유. 뭐 스티커북이 다 똑같지 거 그까짓 거 대충 스티커 뜯어서 번호대로 붙이는 거라고 말할거쥬? 뭐 스티커북이긴 하지만 이건 그거랑 또 달라유. 그냥 일반 스티커북이 아니란 말유. 삐삐라니께요. 주근깨 빼빼 마른 아니아니 그 아이는 빨강머리 앤이구유 이 아이는 말괄량이 삐삐유. 거 왜 있잖우. 하얀 말 번쩍번쩍 치켜 들고 양갈래로 머리 땋은 애 그 아이유. 빨강머리 앤은 머리 하나로 땋고 애는 양쪽으로 땋아서 애기들 양쪽으로 땋으면 삐삐머리라고 했잖아유. 못 생겼다구유? 에이. 무어 그리 섭한 말을. 귀엽잖아유.

제일 앞에 보면 캐릭터 소개가 나와 있어유. 삐삐는 뒤죽박죽 별장에 사는 그야말로 천방지출 소녀여유. 양말도 짝짝이로만 신어유. 삐삐에게 늘 같이 따라디는 원숭이는 닐슨 씨여유. 아빠가 선물해주고 그 이후로는 찰떡같이 삐삐와 붙어다녀유. 삐삐만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낯설수도 있는 캐릭터도 나와유. 토미와 아니카여유. 그들은 남맨디유 삐삐네 옆집에 사는 아이들이여유. 자 설명을 했으니 이제는 스티커를 붙여 봐야겄쥬?

가장 제일 먼저는 삐삐가 나와유. 특유의 짝다리를 짚고 닐슨 씨를 어깨 위에 올린 그런 그림이여유. 이거 뿐 아니라 각기 개성있는 다섯개의 배경지가 나와유. 조금 아쉽게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중간중간 삐삐의 유명한 대사라던가 그림들로 인해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니 너무 아쉬워 하덜 말아유.

제일 처음 스티커북이라는 게 나왔을때만 하더라도 명화가 대세였쥬. 유명한 그림들을 잘라서 내손으로 다시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쥬? 그 다음에는 동계스포츠처럼 시기를 살린 작품도 나오고 동물이나 식물들처럼 주위에서 볼 수 있는 것도 나오더니 이제는 완저하 새로운 소재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슈. 클래식이라는 이름은로 명작만화나 동화들을 변신시키는 거쥬. 만화나 동화속의 주인공들은 익숙한 인물이기도 하고 기억속에 오래 남아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유명한 장면들도 많이 남아있어서 스티커북의 배경지로 만들기도 적절하다는 생각도 들쥬. 이 삐삐도 그와 비슷한 종류라고 보면 될 것 같아유.

참 하나 더 스티커북이 오면 아이들이 자신들이 먼저 하겠다고 덤벼드는 그런 집들 있쥬? 하지만 이런 책들은 스티커들이 너무 작아서 아이들이 붙이기는 좀 힘들어유. 결국 어른들의 놀이책이라는 건데 아이들이 그걸 이해할 리가 없쥬. 분명 자기네들도 하겠다고 떼를 쓸 거고 부모들도 자신들의 놀잇감을 뺏기고 싶지는 않을거잖아유?

이 책은 진짜 엄마아빠 아이들이 다같이 놀 수 있어유. 뒤쪽에 스티커들이 엄청 많거든유. 삐삐의 장면들을 그려 놓은 스티커도 있고 캐릭터들을 그려 놓은 스티커도 있어유. 친절하게도 다 절취선이 그어져 있어서 누구라도 쉽게 떼도록 되어 있으니 아이들이 놀기에도 이보다 저 좋을수는 없쥬. 그럼 아이들이 이걸 하겠다고 소리 지르지 않아도 되니 부모들도 마음 놓고 자신들만의 액티비티 시간을 즐겨 볼 수가 있겠쥬. 한 권으로 온 가족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셈이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드는디 어때유? 코로나인지 뭔지로 인해서 어디 가지도 못하는디 이 책 한 권으로 에어컨 틀어놓고 시원하니 수박이나 먹으면서 온가족이 도란도란 즐겁게 놀아보는 건유? 다 한 다음에는 삐삐가 어떤 내용인지 찾아서 영화나 드라마를 다시 봐도 좋겠쥬.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킬 거고 아이들은 뭐 저런 신기한 아이가 있을까 싶어서 넋을 놓고 쳐다 볼 것이 틀림없구만유.

아 참 내가 붙인 건 <엄마는 천사 아빠는 식인종의 왕>이라는 제목의 배경지여유. 언제 이런 식인종이 나오는 에피소드가 있었나 싶게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재미나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는 거 같아유. 여기 아빠가 쓴 왕관 좀 봐봐유 같은 노랑이라 하더라도 명도와 채도를 달리해서 그라데이션을 시켜놨쥬. 기냥 붙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되어 있는 색감을 보는 것도 얼마나 재미난 일인지 원. 그나저나 아빠가 가지고 있는 저 북의 모양은 앵그리 버드 아니유? 붙이다 보니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양이 나오던디 말이쥬. 다 소개해줬으니 난 또 다른 거 붙이러 가야겠슈. 부디 즐겁게 한바탕 놀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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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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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죽음 앞에 서면 삶은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92p)


프로스트는 그랬다. 몸이 하나니 두 길을 가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한 가지 길을 골라 내려갔다고 말이다. 인간의 생은 단 한 번 뿐이기에 그의 시는 종종 인생에 비유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만약에 나에게 다른 또 인생이 찾아온다면 어떨까. 그것도 한도 없이 무한대로 마음껏 살아본다면 어떠할까. 어떤 배우도 해 보지 못한 그런 나만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다. 단 한번의 후회도 남지 않게 말이다.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49p)


죽음을 선택한 노라 시드의 눈앞에 펼쳐진 도서관이 바로 그런 곳이다. 그녀는 죽음을 선택했지만 죽음에 이르기 전 단계인 자신만의 도서관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오래 전 사서 선생님이었던 엘름 부인이 있다. 그녀는 노라에게 '후회의 책'을 건네준다. 그 책에는 자신이 살면서 후회했던 모든 일들이 적혀 있다. 후회를 하면 그 순간의 삶이 다시 시작된다. 이보다 더 멋진 경험이 있을 수 있을까.

인생인 단 한 번 뿐이기에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나도 아빠가 처음이라,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서툴다고 말이다. 만약 같은 상황이 또 찾아온다면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니 조금은 더 편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그래서 자녀가 둘인 경우 둘째 아이가 조금은 더 진취적으로 독립적으로 자라는 경우를 더 많이 본다. 나도 이 생이 처음이라 이렇게밖에 살 수 없다고 말하는 후회 대신 그 삶을 직접 살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 삶이 진정으로 마음에 들었다면 그 삶을 계속 살아가면 된다. 만약 그것이 또 후회로 남는다면?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 책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알았다. 사람들을 언제나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하고 아쉬움을 남기기 마련이다. 그런 모든 아쉬움이 해소되는 지점이 바로 이곳 아니던가. 이야기를 읽는 사람들은 자신이 노라인 냥 마음껏 다른 인생을 살아보면서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솔직히 누구라도 다른 인생을 꿈꾸어 보지 않았겠는가? 결혼을 한 상태라면 다른 사람과 결혼을 했더라면 적어도 이렇게는 살지 않았을텐데 하면서 후회를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알 수 없다. 사람의 인생은.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더 잘 되었을 수도 있고 오히려 더 못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다. 되돌아 갈 수 없기 때문에 그저 단순하게 생각만 하는 것이다.


넌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다는 걸. (123p)


이곳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는 생각만 할 필요가 없다. 직접 경험해 보고 결과를 알 수 있는 것이다. 엘름 부인은 그랬다. 선택은 할 수 있지만 결과까지 내가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말이다. 그것은 그 삶을 직접 살아봐야 그것이 좋은지 나쁜지 알 수 있다는 말이다. 그 누구도 결과까지 세팅해놓고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기억]이라는 작품이 연상된다. 그 주인공은 백 개가 넘는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도 여러가지로 나뉘어진다. 여러 개의 인격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은 자연스러웠다. 그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다들 꿈꿔보지 않았을까. 자신의 다른 인격체가 살아가는 모습을 말이다. 그것의 변주되는 느낌의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그 책을 읽는다면 조금은 또 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은 누구나 해피엔딩을  꿈꾼다. 기억하라. 자산의 삶을 선택할 수 있어도 결과는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은 살아내는 것. 그것만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니 노라 시드도 부지런히 자신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 누구도 끝은 알 수 없는 법이고 누구에게나 삶은 한 번 뿐이다. 그러니 최선을 다해서 오늘을 살아라.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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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잊어야 하는 밤
진현석 지음 / 반석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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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내가 기억을 잃기 전에는 아주 평범한 하루였다. (106p)


그런 책이 있다. 초반에 읽기 시작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작가가 숨겨 놓은 트릭을 다 알아버리는 그런 책 말이다. 한국 작가의 데뷔작인 경우가 그럴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나는 그렇다. 요즘은 너무 뛰어난 데뷔작들이 많아서 이게 실제로 데뷔작인가 작가 소개를 다시 볼 대도 많았다. 영미권 작가들이 대부분 그런 경우에 속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데뷔작이라 하더라도 꼼꼼하게 읽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곤 했었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기억을 잃었다고 하는 그 시간에 나는 항상 그놈과 함께 있었다. 아니 같이 있었다고 사람들이 말한다. 보통 깨어나면 일주일 간은 그놈이 나타난다. (107p)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작가가 써 놓은 이 구절을 보는 순간 이 책의 결말을 거의 알아버린 느낌이 들었다. 이 트릭은 [크로우걸]이나 다른 작품에서도 자주 쓰이는데 크로우걸에서는 너무 많은 등장인물이 나와서 상당히 헷갈려하면서 결국은 적어가면서 읽었는데 나중에 이 트릭을 알고나니 조금 놀란 경우였고 나이 작품같은 경우에는 작가가 애써 숨기려고 했는데 조금 삐죽 튀어나온 그 끝을 내가 당겨 버려서 풀려버린 느낌도 있다. 장르소설을 많이 읽어본 사람이라면 나처럼 깨닫지 않았을까?


이야기는 take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총 3개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택시기사의 이야기다. 여수에서 한 손님이 서울까지 가기를 원한다. 장거리다. 출발한다. 하지만 이 손님 어딘가 이상하다. 결국 사건이 터진다. 하나는 대학생의 이야기다. 자신이 공부하는 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려고 생각중이고 친구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면서 술을 마신다. 고깃집을 하는 친구의 누나를 좋아한다.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보게 되고  집에 가는 길에는 이상한 택시를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나는 형사의 이야기다. 그는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을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체 누가 무슨 이유로 출동을 명령한 것일까. 아니 그보다 이전에 어떻게 그의 번호를 알게 된 것일까.


서로 별개의 사건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하나를 기점으로 착착 맞아 떨어질 때의 느낌은 짜릿하다. 그 맛에 이런 장르소설을 읽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말이다. 한글로 쓰여진, 번역본이 아닌 이야기를 읽는 느낌은 더욱 찌릿하다. 익숙한 이름 그리고 알고 있는 배경 같은 것들이 더욱 가속도를 붙여주어서 재미를 돋군다. 나는 일찌감치 트릭을 파악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음 이야기가 어찌 전개될지 아는 편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것과 딱 맞을때면 그렇지 하면서 내 스스로를 칭찬하게 되고 생각지 못한 전개로 빠질 때면 어라 이게 아닌데 하면서 더 집중해서 보게 된다. 안다고 하더라도 내가 이야기를 다 읽은 것이 아닌 이상은 어떤 결말이 나올지는 모를 일이다. 이 역시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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