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똑똑해지는 과학 속 비하인드 스토리 - 인류사에서 뒷이야기만큼 흥미로운 것은 없다! EBS 알똑비 시리즈 2
EBS 오디오 콘텐츠팀 지음 / EBS BOOKS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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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2년이나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나의 감염병이 이토록 오래도록 지속된 적이 있었을까. 메르스가 있다고 해도 잘 지나갔고 조류독감이 있다고 해도 잘 지나갔는데 이 코로나라는 병균은 너무 지독해서인지 변종을 거듭하면서 오히려 세를 키우고 있다. 인간은 그에 대항해서 백신이라는 것을 만들었고 이제 그것이 상용화 되기에 이르렀다.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백신을 맞고 있다. 물론 급하게 맞들었다고 해서 아직까지도 안정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은 강력하게 거부하고 있다지만 승인도 되는 등 가장 중요한 예방책임에는 틀림없다. 


이런 비슷한 사태가 또 있었을까. 이 책에서는 미국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1930년대 미국 공중보건국에는 가난한 흑인들을 대상으로 매독에 대한 실험을 하기 위해서 그들을 속였다. 단순 건강검진이라는 명목이 겉으로 드러난 이유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말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그들은 실험에 참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 서비스와 식사를 무료로 제공해줬다. 인체 실험인만큼 이 과정에서 당연히 희생자들이 발생했다. 공중보건국에서는 그들에게 자세한 실험 상황은 설명해주지도 않았고 올바른 치료도 제공하지 않았다. 


이 일이 알려진 것은 내부고발자의 양심고발이었다. 공중위생국의 직원이 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알렸지만 결국 기사화 되기 전까지는 묻혀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링 있을 수가 있을까. 그것도 최고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미국에서 말이다. 이것은 일본이 저지른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그들이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간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았던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사살이다. 그런데다 그런 모든 일을 숨기려고 한 것은 더더군다나 더 나쁘다. 


이런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과학적인 사실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가득한 한 권의 책이다. 인체의 미스터리를 시작으로 동식물의 세계와 일반적인 과학 상식들까지 한 손에 들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라서 읽기도 쉽고 그에 비해 들어 있는 내용은 묵직해서 읽는 맛을 안겨준다. 아무리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해도 너무 일상과 동떨어져 있거나 너무 전문적인 이야기거나 그러면 관심도가 떨어질 수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부분은 과감히 걷어내고 꼭 궁금해 할 상식들만 넣어두어서 정보를 알려줄뿐 아니라 재미도 더했다. 그야말로 펀 액티비티라 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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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숨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6
유즈키 유코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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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늑대의 피]를 읽었다. 이토록 단단하게 아니 딴딴하게 결합된 이야기라니. 이 작가는 대체 어떤 사람인가가 궁금했다. [반상의 해바라기]를 읽었다. 감탄했다. 솔직히 일본의 장기를 소재로 했다고 해서 외면했던 작품이었다. 복잡할 것 같고 고리타분할 것 같았다. 작가 이름을 반드시 확인했어야 한다. 이 작품은 숨돌릴 틈 없이 읽혔던 그런 작품이었다. 그런 작가의 작품이 바로 이 [달콤한 숨결]이다. 역시는 역시다. 전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갈 뿐 아니라 새로움을 더했다. 바로 여성이 주인공인 작품이다. 작가가 원하던 대로 말이다. 전작에 비해서 다른 성의 주인공이기에 이 책은 이 이야기는 새롭다.



그냥 웃으며 살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해.(162p)

별도의 차례가 없이 바로 프롤로그로 시작된다. 다시 한번 확인한다. 역시나 없다. 차례가 없는 이야기. 훅 들어온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있는 공간이다.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공간으로 이끌어간다. 나도 따라간다. 아홉, 열. 문이 앞에 있다. 그 문을 연다. 나에게는 어떤 장소가 앞에 놓여 있는가.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후미에의 이야기. 그녀는 어린 시절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들만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뚱뚱해지고 자신을 가꾸기 보다는 아이들 먹을 것이나 가계를 챙기기에 바쁘다. 이벤트 응모를 취미로 한다. 당첨된 콘서트에 가서 우연히 자신이 동창이라고 하는 여자를 만난다.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다.


한 남자가 죽었다. 일을 하러 간 가정부가 발견해서 신고를 했다. 별장에서의 죽음이다. 병으로 뒤통수를 맞았다. 경찰은 신분을 확인하고 그의 주변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가 살았던 집 그리고 그의 회사 등을 중심으로 하나씩 차분하게 반경을 넓혀 나간다. 물질적으로도 크게 어려움이 없었을 것 같던 그의 삶이다. 승승장구할 것만 같던 그의 삶이 어느날 툭 끊어진다. 모든 기반이 흔들렸고 급하게 정리한 흔적이 있다. 대체 그는 무슨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전혀 상관없을 것만 같이 여겨지던 두 이야기는 형사들이 증거를 따라가면서부터 점점 조여온다. 이제 한 접점으로 모이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 그 접점에서 폭탄이 터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폭탄이 아니라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다시 타오른다. 터지기보다 오히려 그곳에서부터 다시 불이 붙는다. 발화점이 생긴다. 길고 긴 도화선을 따라 타오르던 이야기는 그 접점에서 한번 작게 폭발하고 그 이후로 다른 도화선을 따라서 다시 이어진다.

이번에는 훨씬 더 빠른 속도다 . 마지막에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 지점을 향해서 빠르게 다다간다.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순간 그 도화선의 불꽃은 잠잠히 꺼지지 않고 결승점에서 그야말로 굉음을 내며 폭발하게 된다. 속이 후련한가. 아니 그 파편들로 인해서 상처를 입었다. 그러면서도 그 주위를 맴돈다. 먹이감을 앞에 둔 승냥이처럼 그 현장을 떠나지 못한다. 현장에서 달콤한 내음이 퍼진다. 불꽃은 그 달콤함을 따라 달렸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작가의 글에서 달콤함을 느꼈다. 역시나 빠질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하나 더 숙련된 형사와 초보 형사와의 결합이 그야말로 찰떡이다. 처음에는 여자인 나쓰키와 팀이 되어 조금은 못마땅한 하타였다. 하지만 그는 똑 부러지게 일을 잘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 조합 신선하면서도 매력이 있다. 남녀간의 로맨스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그래서 더 마음에 든다. 이 캐릭터를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작가님이 이 캐릭터를 살려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한번 보여주시기를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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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피스, 잔혹한 소녀들
에이버리 비숍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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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존재는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고 하는 그런 살인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그런 전제에 한정해서 말이다. 바로 며칠 전에도 십대가 할머니를 꽃으로 때리면서 담배를 사달라고 하는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던가. 그들은 단지 장난으로 그러는 것일까. 사람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에서 얻는 희열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길래 사람은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는가.


에밀리. 상담사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저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그것이 그녀가 하는 일이다. 그녀가 학교다닐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안다면 그녀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녀가 하피스 무리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 무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다면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 자기 자신도 그때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그녀는 자신이 상담사 이면서도 자신이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 꿈에 나오는 일 때문일수도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까가지도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오래된 기억은 아지고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다. 자신의 친구가 죽었다는 것이다. 페북을 통해서 들어온 소식이다. 물론 그녀는 페북을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을 찾아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일가. 그녀의 엄마를 통해서 들어온 소식에 그녀는 놀란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간다고 말해놓아서 어쩔수 없이 장례식에 참여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다. 역시나 하피스 멤버의 죽음이다. 이쯤되면 두렵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괴롭혔던 유일한 그 한 사람. 그녀가 자신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제 그녀는 다른 멤버와 함께 자신들이 괴롭혔던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가 맞을까. 자신들을 괴롭히는 것은.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복수를 계획한 것은.



우리 학교 다닐 때 생각해봐. 언제 어디서나 왕따는 늘 있었잖아. (196p)


왕따라는 것은 언제나 소설 속에서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자주 쓰이는 소제다. 그것은 일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고 한국 작품에서도 마찬기지다. 영미권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소재인것 같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물론 그런 움직임은 존재했을 것이다. 단지 내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니 나는 돈을 뺏긴 적이 잇다. 지름길로 가로질러 오다가 소위 노는 언니들을 만났고 동생은 반항했지만 나는 돈을 주었고 그리고는 도망쳤다. 그 언니들은 집에 와서 내가 엄마한테 말한 이후로 경찰서로 잡혀갔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워낙 학교와 집만 오가는 나였기에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요즘 말로 하자면 남들이 모르는 아싸라고 할까.지금 내가 학교를 다닌다면 나는 어떤 아이일까. 요즘은 학생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기도 참 힘든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너희 패거리 말이야. 그레이스한테만 못되게 군 거 아니잖아. 이제야 새삼 떠오른 거지만 중학교 때 너희가 괴롭힌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289p)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그렇지 않다고 했던가. 자신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자는 느낌으로 자신들이 괴롭혔던 친구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들은 모르고 다른 친구의 입으로 들어버린 그 진실을 마주할 때 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만 했을까. 자신들의 그러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 전혀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십대라고 아직 어려서 그랬다고 용서해주어야 할까. 아니 요즘의 십대는 그 선을 확실하게 넘어버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짓이 충분히 잔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즐거움으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인다.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말이다. 그녀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피스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다. 본문 속에서는  여자의 머리와 몸에 새의 날개와 발을 가진 로미 신화속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들은 자신들을 괴물로 보고 있었을까. 아지 괴물이라 하더라도 남들보다 뛰어난 우위에 있는 그런 존재로 여겼을까. 그들은 자신들을 여자의 얼굴을 가진 맹금류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자신들을 무섭게 보이는 존재로 여겨진다고 생각했다. 어려서 받은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다닌다. 혹시라도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이런 짓이 얼마나 인생에서 위험한 짓인지 아느냐고 말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시간에도 그런짓으로 인해서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수도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지금 당장 그 잔혹한 행동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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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클래식 - 은밀하고 유쾌한 음악 속 이야기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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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방구석 생활이 길어지면서 미술 분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린 책들이 인기를 몰고 왔다. 나 또한 몇 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이전 작품인 [다락방 미술관]을 읽었기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일수도 있다. 전작이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기에 이 책과 판형이 맞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쉽다.



베토벤은 머지않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것이다.(108p)


모차르트가 베토벤의 연주를 들었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음악실에 가면 언제나 걸려있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초상화들. 그들이 동시대를 살고 서로의 연주에 감명을 받고 감탄을 했던 그런 사실들이 사뭇 신기하다. 다른 세상의 일로만 여겨지던 그 음악가들은 이 책안에서 살아서 움직인다. 그래서 읽는 것이 더욱 즐겁다. 그 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이해한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친다는 체르니가 베토벤의 제자라니. 모차르트가 베토벤을 두고 감탄을 했지만 자신의 제자로 삼지는 않았다니. 만약 그가 베토벤을 자신의 제자로 삼았다면 베토벤의 유명한 음악들은 나오지 않았을까. 이후로 모차르트의 제자인 훔멜파와 베토벤의 제자인 체르니파로 나뉘었다고 하니 그들이 후대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새삼스럽게 다시 보게 된다.


이 책은 클라사 슈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솔직히 슈만은 알고 있었지만 클라라 슈만은 누구인지 몰랐다. 그녀가 이토록  뛰어난 연주자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녀가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우리는 아니 나는  뛰어난 음악가들은 다 남자여야만 했다는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학교 다닐 때 음악실에 초상화가 다 남자였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알아간다. 여기에서 언급된 클라라는 제일 뒤쪽에 다시 한번 나오는데 그 클라라는 또 다른 사람의 클라라다.  쇼팽이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연주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던 클라라.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다 음악을 잘하는 것이려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오케스트라는 피아노에 주저앉지 말고 일어나라고 독려하고 피아노는 서러운 마음을 쏟아내고. 다시 오케스트라가 그를 위로한다. (253p)


하스킬이 누구인지 몰랐다. 이 글 하나만으로 나는 그 연주를 찾아서 듣고 싶어졌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함이 없었던 연주자의 음반은 어떨까. 왠지 모차르트의 곡이 새롭게 들릴것만 같은 느낌이다.


뛰어난 음악가들이 다 재정적으로 부유한 것은 아니었다. 유명한 리스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할만큼 충분한 형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리스트의 무대를 보고 압도당한 귀족들이 그의 학비를 책임지겠다고 했다.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쉽게 알수  있는 부분이다. 오늘날의 장학금 정도일까. 또한 리스트는 엄청난 선생들 밑에서 사사했다.  체르니가 실기지도를 했고 모차르트의 라이벌이었던 살리에르가 이론을 가르쳤다. 거기다가 체르니가 베토벤의 제자였기에 리스트도 베토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얼마나 큰 영광이었을까.


일반적인 음악 이야기와 더불어 음악가들의 생활과 삶 그리고 사랑이야기까지 빼곡하게 드러있는 이야기들이 참 반갑다. 순식간에 읽혀진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같이 익히 알고 있는 그는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가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저자는 시대적으로 여성 음악가들이 많이 없어서 그들에 관해서 싣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충분했다. 클라라를 알지 않았는가. 이제 음악을 들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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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 인간의 잔혹함으로 지옥을 만든 소설
빅토르 위고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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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을 읽을 때면 그런 느낌이 든다. 내가 이것을 읽었던가 안 읽었던가 하는 그런 생각 말이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들이라서 분명 어디선가 요약본을 읽었던가 그렇지 않다면 국어 시간에 배웠던가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이 책 [레미제라블]도 같은 이유로 읽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읽어갈수록 내가 알던 레미제라블과는 너무나 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것을 가지고 수박겉핧기라고 하는 것이구나. 이래서 책은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것은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빼앗은 것이 아니니까. (15p)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하나.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신부님은 훨씬 더 대단한 분이셨다. 아니 그냥 단순한 신부님이 아니고 주교님이셨다. 자신의 죄를 인식하지 못하고 주교님의 유일한 은제품들을 탐을 내고 훔친 장발장을 용서해 준 이야기는 장발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아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주교님은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원래부터 성품이 검소한 분이셨다. 자신의 집이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이웃한 병원과 바꿀만큼 말이다. 내가 너무 드문드문 본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성직자만 존재한다면 누구라도 감동을 받고 개과천선을 하지 않을까.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둘. 장발장은 단지 빵을 훔친 죄로 19년이나 감옥살이를 한 것은 아니니었다. 빵 하나를 훔친 죄로 그렇게 오랫동안 수감생활을 했다면 너무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내내 가지고 있었다. 그랬다. 비록 빵을 훔친 죄로 감옥에 가기는 했지만 그때는 5년 형이었다. 4년을 감옥생활을 하고 마지막 해에 이르러서 그는 탈옥을 시도했다. 물론 성공할 리 없다. 그렇게 잡혀서 탈옥죄로 형기가 늘었다. 그렇게 그렇게 계속 탈옥을 시도하다가 그는 그렇게 긴 시간동안 감옥에 있어야만 했던 것이다.

여기서 의문점이 든다. 대체 그는 왜 탈옥을 시도한 것일까. 남겨둔 가족들이 걱정되고 신경이 쓰였다면 바로 탈옥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그게 아니라면 시도를 할 기회가 없었다면 4년이나 이미 감옥생활을 했는데 마지막 일년만 그냥 버티다가 나오면 그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그는 하지 않은 것인가 하는 그런 의문점이 자꾸만 든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셋. 나는 코제트가 어디서 나온 아이인줄 기억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발장이 신부님으로부터 은촛대를 선물받고 그 이후로 이름을 바꾸고 성공적인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그도 그렇게 잘 살 때가 있었구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은 그가 신부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것. 거기서 이야기는 끝이었다. 그러니 코제트라는 아이와 장발장을 연결을 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이 아이는 장발장의 후기 인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넷. 자베르는 무조건 악한이 아니었다. 장발장을 죽어라고 쫓아다니는 형사가 바로 자베르다. 이때까지는 그렇게 미워했었다. 장발장 하면 바로 따라붙는 그 이름을 미워할 수밖에 없었다. 장발장은 전과자이긴 해도 이제는 잘 살아보겠다고 하는 사람인데 물론 신부님의 것을 훔치기는 했어도 그 이후로는 정말 마음잡고 새 인생을 살아보려 하는데 왜 자베르는 그렇게 끝까지 장발장을 추적하고 못살게 괴롭히고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 말이다. 자베르와 장발장은 끊임없이 엇갈리고 쫓기고 도망친다. 마지막이 결정적이었다. 장발장은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풀어준다. 거기서 감동을 받은 것일까. 공익과 개인의 딜레마 속에서 어쩔수 없는 선택을 한 자베르. 그의 인생 또한 안타깝기 그지없다.


내가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 다섯. 이 책은 장발장의 일대기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또는 교훈을 주려는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다.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이 속에는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이야기도 나오고 코제트의 엄마였던 팡틴의 경우처럼 사회적 문제점도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그 당시 프랑스의 사회 정세가 드러난다. 사람들은 폭동을 일으킨다. 역사적인 부분까지도 꿰둟고 있는 작품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고전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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