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스, 잔혹한 소녀들
에이버리 비숍 지음, 김나연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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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라는 존재는 어디까지 잔혹해질 수 있을까. 사람을 죽이고 하는 그런 살인의 문제를 떠나서 인간이 인간을 괴롭히는 그런 전제에 한정해서 말이다. 바로 며칠 전에도 십대가 할머니를 꽃으로 때리면서 담배를 사달라고 하는 영상이 올라오지 않았던가. 그들은 단지 장난으로 그러는 것일까. 사람이 사람을 괴롭힌다는 것에서 얻는 희열감이라는 것이 어떤 것이길래 사람은 이토록 잔인해질 수 있는가.


에밀리. 상담사이다. 사람들을 만나고 저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들어주고 그들에게 조언을 해준다. 그것이 그녀가 하는 일이다. 그녀가 학교다닐 때 어떤 사람이었는지 안다면 그녀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녀가 하피스 무리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안다면 그 무리들이 다른 친구들에게 어떤 행동을 했는지 안다면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바뀔까. 자기 자신도 그때 일을 잊지 못하는 것일까. 그녀는 자신이 상담사 이면서도 자신이 상담을 받으러 다닌다. 꿈에 나오는 일 때문일수도 있다.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까가지도 마음의 안정을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오래된 기억은 아지고 그녀를 괴롭히고 있는 것일수도 있다.


그런 그녀에게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다. 자신의 친구가 죽었다는 것이다. 페북을 통해서 들어온 소식이다. 물론 그녀는 페북을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자신을 찾아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일가. 그녀의 엄마를 통해서 들어온 소식에 그녀는 놀란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간다고 말해놓아서 어쩔수 없이 장례식에 참여하지만 그런 그녀에게 또 하나의 소식이 전해진다. 역시나 하피스 멤버의 죽음이다. 이쯤되면 두렵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괴롭혔던 유일한 그 한 사람. 그녀가 자신들을 죽음으로 이르게 하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이제 그녀는 다른 멤버와 함께 자신들이 괴롭혔던 그녀를 찾기 시작한다. 과연 그녀가 맞을까. 자신들을 괴롭히는 것은. 이토록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복수를 계획한 것은.



우리 학교 다닐 때 생각해봐. 언제 어디서나 왕따는 늘 있었잖아. (196p)


왕따라는 것은 언제나 소설 속에서 학창시절을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 자주 쓰이는 소제다. 그것은 일본 작품에서도 마찬가지고 한국 작품에서도 마찬기지다. 영미권에서도 벗어날 수 없는 소재인것 같다.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물론 그런 움직임은 존재했을 것이다. 단지 내가 인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아니 나는 돈을 뺏긴 적이 잇다. 지름길로 가로질러 오다가 소위 노는 언니들을 만났고 동생은 반항했지만 나는 돈을 주었고 그리고는 도망쳤다. 그 언니들은 집에 와서 내가 엄마한테 말한 이후로 경찰서로 잡혀갔었다. 하지만 그것 말고는 워낙 학교와 집만 오가는 나였기에 별다른 일은 없었던 것 같다. 요즘 말로 하자면 남들이 모르는 아싸라고 할까.지금 내가 학교를 다닌다면 나는 어떤 아이일까. 요즘은 학생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기도 참 힘든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너희 패거리 말이야. 그레이스한테만 못되게 군 거 아니잖아. 이제야 새삼 떠오른 거지만 중학교 때 너희가 괴롭힌 애들이 한둘이 아니었으니까. (289p)


맞은 놈은 발  뻗고 자도 때린 놈은 그렇지 않다고 했던가. 자신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자는 느낌으로 자신들이 괴롭혔던 친구를 찾아다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이 인식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한둘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신들은 모르고 다른 친구의 입으로 들어버린 그 진실을 마주할 때 그들은 어떻게 대처해야만 했을까. 자신들의 그러한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까? 아니 전혀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십대라고 아직 어려서 그랬다고 용서해주어야 할까. 아니 요즘의 십대는 그 선을 확실하게 넘어버렸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짓이 충분히 잔혹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즐거움으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인다.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말이다. 그녀들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피스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했다. 본문 속에서는  여자의 머리와 몸에 새의 날개와 발을 가진 로미 신화속 괴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저들은 자신들을 괴물로 보고 있었을까. 아지 괴물이라 하더라도 남들보다 뛰어난 우위에 있는 그런 존재로 여겼을까. 그들은 자신들을 여자의 얼굴을 가진 맹금류라고 생각했다. 그것이 자신들을 무섭게 보이는 존재로 여겨진다고 생각했다. 어려서 받은 트라우마는 평생을 따라다닌다. 혹시라도 지금 이 시간에도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권해주고 싶다. 이런 짓이 얼마나 인생에서 위험한 짓인지 아느냐고 말이다. 누군가는 지금 이시간에도 그런짓으로 인해서 죽음을 생각하고 있을수도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지금 당장 그 잔혹한 행동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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