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클래식 - 은밀하고 유쾌한 음악 속 이야기
문하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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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한 방구석 생활이 길어지면서 미술 분야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그린 책들이 인기를 몰고 왔다. 나 또한 몇 권의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이전 작품인 [다락방 미술관]을 읽었기에 이 책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일수도 있다. 전작이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기에 이 책과 판형이 맞지 않는 것은 조금 아쉽다.



베토벤은 머지않아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 것이다.(108p)


모차르트가 베토벤의 연주를 들었다는 사실을 왜 몰랐을까. 음악실에 가면 언제나 걸려있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초상화들. 그들이 동시대를 살고 서로의 연주에 감명을 받고 감탄을 했던 그런 사실들이 사뭇 신기하다. 다른 세상의 일로만 여겨지던 그 음악가들은 이 책안에서 살아서 움직인다. 그래서 읽는 것이 더욱 즐겁다. 그 시대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하면서 이해한다. 피아노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친다는 체르니가 베토벤의 제자라니. 모차르트가 베토벤을 두고 감탄을 했지만 자신의 제자로 삼지는 않았다니. 만약 그가 베토벤을 자신의 제자로 삼았다면 베토벤의 유명한 음악들은 나오지 않았을까. 이후로 모차르트의 제자인 훔멜파와 베토벤의 제자인 체르니파로 나뉘었다고 하니 그들이 후대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지 새삼스럽게 다시 보게 된다.


이 책은 클라사 슈만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솔직히 슈만은 알고 있었지만 클라라 슈만은 누구인지 몰랐다. 그녀가 이토록  뛰어난 연주자였다는 것을 처음 알았고 그녀가 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우리는 아니 나는  뛰어난 음악가들은 다 남자여야만 했다는 그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학교 다닐 때 음악실에 초상화가 다 남자였다는 이유로 말이다. 이렇게 책을 통해서 또 한번 알아간다. 여기에서 언급된 클라라는 제일 뒤쪽에 다시 한번 나오는데 그 클라라는 또 다른 사람의 클라라다.  쇼팽이 자신의 작품을 제대로 연주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했던 클라라.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은 다 음악을 잘하는 것이려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0번. 오케스트라는 피아노에 주저앉지 말고 일어나라고 독려하고 피아노는 서러운 마음을 쏟아내고. 다시 오케스트라가 그를 위로한다. (253p)


하스킬이 누구인지 몰랐다. 이 글 하나만으로 나는 그 연주를 찾아서 듣고 싶어졌다. 자기 자신에게 만족함이 없었던 연주자의 음반은 어떨까. 왠지 모차르트의 곡이 새롭게 들릴것만 같은 느낌이다.


뛰어난 음악가들이 다 재정적으로 부유한 것은 아니었다. 유명한 리스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할만큼 충분한 형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리스트의 무대를 보고 압도당한 귀족들이 그의 학비를 책임지겠다고 했다.그의 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쉽게 알수  있는 부분이다. 오늘날의 장학금 정도일까. 또한 리스트는 엄청난 선생들 밑에서 사사했다.  체르니가 실기지도를 했고 모차르트의 라이벌이었던 살리에르가 이론을 가르쳤다. 거기다가 체르니가 베토벤의 제자였기에 리스트도 베토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에게 얼마나 큰 영광이었을까.


일반적인 음악 이야기와 더불어 음악가들의 생활과 삶 그리고 사랑이야기까지 빼곡하게 드러있는 이야기들이 참 반갑다. 순식간에 읽혀진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같이 익히 알고 있는 그는 사람들뿐 아니라 다양한 음악가들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어서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 저자는 시대적으로 여성 음악가들이 많이 없어서 그들에 관해서 싣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지만 나에게는 그래도 충분했다. 클라라를 알지 않았는가. 이제 음악을 들어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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