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명화 하루 명언 - 하루를 위로하는 그림, 하루를 다독이는 명언
이현주 지음 / 샘터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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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얼마전 [하루 한시]라는 책을 본적이 있다. 하루에 한자어로 된 시들을 하나씩 볼 수 있는 구성으로 편집이 된 책이었는데 한번에 끝까지 읽었지만 그냥 그렇게 보기는 아까운 책이었다. 제목 그대로 두고두고 하루에 하나씩 보면서 짧은 한시들은 외워도 좋겠구나 하는 느낌이 드는 책. 또한 여유가 된다면 그 문구들을 그대로 붓글씨로 따라 써보는 것도 좋겠다 싶어 언젠가 다시 볼 책들을 모아두는 공간에 따로 두었다.

 

이 책도 비슷한 느낌으로 보면 좋겠다. 총 다섯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이 책은 각 챕터마다 열개의 그림과 글들로 구성되어 있다. 총 50개의 분량이니 하루에 하나씩 본다면 거의 비슷하게 맞아 떨어지는 셈이다.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던가 또는 글이 많아서 책을 못 읽겠다 하는 사람들은 위한 선물로도 아주 제격이다.

 

가끔 아주 가끔 미술관에 갈 때가 있다. 그림을 아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림을 보면서 그냥 내맘대로 느끼기를 좋아한다. 이 작품은 무슨 이유로 이렇게 그려졌을까, 작가는 무슨 마음으로 이 그림을 그렸을까를 생각하며 보아지는 대로 느끼고 즐긴다. 아무것도 몰라서 싫다고 하느 사람들이 있다면 설명을 곁들이면 된다. 논문을 쓸 정도로 자세한 설명은 필요하지 않다. 대략적인 설명으로도 충분하다. 그래도 그림을 보는 재미는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그림과 함께 대략적인 설명을 실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림에 대한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그림과 함께 마음에 도움이 될만한 명언들을 같이 편집해두었다. 그림과 설명을 자세히 볼 시간조차 없는사람이라면 정말 짧게 끊어지는 명언들을 하나 읽고 출근을 하거나 잠을 자도 그날의 양식으로 든든할 것이다. 그렇게 잠깐 본 명언 하나는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도 유용하게 쓰일지 모른다. 또는 그날따라 일이 잘 안 풀려서 화가 나거나 낙심될 때 당신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문구가 될 수도 있다. 사람이 살아가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비단 일이나 사람뿐 아니라 글이 들어 있는 '책'이라는 것을 여실히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새벽, 아침, 오후, 황혼, 한밤의 다섯개의 구성은 시간 순서대로이다. 각 시간에 맞춘 글들을 읽어도 좋겠고 때로는 지금은 오후지만 나는 한밤의 느낌을 받고 싶다 하는 느낌으로 다른 구성의 글들을 읽어도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나온 그림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그만큼 많이 보여졌었고 유명한 그림들이다. 때로 모르는 그림이 나온다면 더 관심이 있게 볼 수도 있겠다. 이것이 어떤 그림인가 하고 말이다. 사진만큼 자세히 그린 그림들도 있어서 다시 한 번 그림들을 자세히 보게 된다. 실제로 본다면 얼마나 저 더 정교할지 상상을 하면서 즐기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림자 장식'이라는 제목의 찰스 커트린 커란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그림자가 비친 빨래를 널고 있는 한 여인의 옆모습. 새로운 하루를 위해 익순한 일을 한다 모든 반복은 특별하다 라는 표제가 붙여진 글. 그렇다. 나는 익숙함을 좋아한다. 누군가는 익숙함이 지겹다고 말할지 몰라도 나는 그 편안함을 즐긴다. 그래서 그것이 좋다. 반복은 지겨울지 몰라도 여전히 특별한 것이다. 그 그림에 연결된 명언은 이것이다. 매일 규칙적이고 질서있는 삶을 살라 그래야 일을 할때 더 열정적이고 독창적일 수 있다. - 플로베르 오늘 하루도 규칙적이고 질서 있는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하루가 열정적으로 느껴지길 바란다면 말이다. 오늘 하루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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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아주 가볍게 - 과체중 인생, 끝내기로 결심했다
제니퍼 그레이엄 지음, 김세진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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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에게는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자세가 있다. 그것은 바로 배를 깔고 '바닥'에 눕는 것인데 그 자세를 했다가는 아마 몇 초 지나지않아 '아파'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즉각 일어서게 될 것이다. 골반뼈가 바닥에 닿음으로 인해서 통증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고등학생때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동안 내 몸무게는 전혀 변함이 없다. 남들은 스트레스 받아서 많이 먹었다는 고3때도 그대로였고, 고기를 많이 먹어서 살이찐다는 외국에 나가서 살때도 그대로였으며, 나이가 들면 찐다는 지금 또한 그대로이다.

 

자기자랑이냐고? 그렇지않다. 그저 사실일뿐이다. 즉 나는 다이어트라는 경험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라서 이 책의 주인공을 이해하는데는 피상적인 단편적으로 그저 그랬을 것이다 하고 느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친구는 어렸을때부터 사이 러브(THIGH Rub:허벅지마찰) 중증환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걸을때 허벅지가 서로 부딪혀 마찰을 일으켜서 아픈 것을 나타내는 말인데 이 또한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걸을 때 허벅지가 닿는 것인가 하고 말이다. 그녀와 나는 차이는 크다.

 

일단 이 책은 달리기에 관한 책이다. 주인공은 계속 달린다. 아이가 넷이며 당나귀를 둘 기르고 있는 그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달리면 살이 빠질만도 하건만 그녀는 맛난 것을 챙겨먹고 또  뛴다. 도대체 왜? 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을수 없다. 그녀는 다이어트 때문에 달리는 것인가 아니면 그저 달리기가 좋아서 달리는 것인가. 내 생각에는 아마 두가지 모두가 아니었을까.

 

아이는 넷인데 이혼을 하게 된 상황에서도 달렸던 그녀다. 사람들의 비난을 들으면서도 꿋꿋이 달렸던 그녀다. 아마도 그녀에게 있어서 달린다는 동작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였을 것이다. 어떤때는 경쟁심에 달리기를 하기도 하고 때로는 마음의 평안을 찾으려 달리기도 했다. 달리면 달릴수록 더 많은 거리를 뛰고 싶다는 욕심으로 마라톤에 참가도 한다. 굳이 좋은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리는 것이 좋아서이다. 그녀는 이사를 할때도 일단 달릴 수 있는 곳을 먼저 알아본다. 그리고서는 또 뛴다.

 

이쯤 되면 모든 사람들은 아마도 포레스트 검프를 예상하지 않을까. 어느날 갑자기 뛰기 시작한 그는 아무런 생각없이 달렸다.그런데 그 뒤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따라서 달리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달리던 그를 후원하는 단체도 생기겼고 응원하던 사람들도 생겼으며 그의 추종자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그러나 제니퍼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모든 일상을 버려두고 뛴 것은 아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를 뛰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던 것이다.

 

뛰면서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라던가 또는 자신이 참가한 대회나 자신이 달려가는 모습에 대해서 사람들의 생각을 정리해둔 것이 바로 이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제목 또한 그러하다. Hey, do you need a ride? 그녀가 달릴때마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했던 말이기도 하다. '달리기'라는 단 하나의 소재로 완성된 이 책. 얼마나 오랫동안 그녀가 구준히 달렸는지를 알 수 있는 하나의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앞에서 나는 다이어트를 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것은 물론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2년 전 했던 건강검진에서 운동을 하느냐는 항목에 모두 아니오를 썼다. 진단 후 운동을 하라는 결과가 당연히 나왔다. 이 세상에서 가장 돈 안 들이고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걷기라고 한다. 그것이 조금 익숙해지면 달리기가 될 수도 있겠고 산을 올라간다면 등산이 될 수도 있겠다. 모든 운동의 기본은 달리기다. 소싯적에 달리기 대회에 나가면 무조건 1등을 했던 나였다. 어느틈엔가 게을러졌다. 운동은 귀찮은 것이고 각종 핑계를 대면서 운동을 하지 않기에 급급했다.

 

지금 나는 무게상으로는 말랐을지 모르겠지만 분명 제니퍼보다 좋지 않은 몸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뛰는 그녀를 이길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르고 뚱뚱한 것이 건강의 척도는 아니다. 너무 심하게 비만인 경우를 제외하면 말이다. 적당한 몸집에 매일같이 하는 운동이라면 가장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닐까. 이 책을 보면서 그녀가 참 부지런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녀처럼 돌볼 4명의 아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썽을 부려대는 2마리의 당나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그녀보다 더 잘 달릴 조건이 주어진 것이다.

 

자, 뛰어보자. 새로운 한해를 맞아서 저마다 '운동하기'라는 계획을 하나쯤은 세웠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자극을 받아서 달려나갈 수 있기를. 나부터 말이다. 그런데 뛰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은 없나. 오디오북이 베스트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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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램의 선택
제인 로저스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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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갇혔다. 작은 방에 갇힌 상태이고 다리는 자전거 라인으로 묶여있는 상태고 팔은 자유롭지만 그마저도 움직일수 없게 된다. 어디로 나간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하는 상태이다. 화장실도 갈 수 없고 단지 그 대용으로 쓸 수 있는 것만 방에 놓여있다. 그나마 배고프지 않게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것이 다행이랄까. 나는 왜 여기에 갇혀있는지 알고 있다. 그리고 나를 가둔 사람이 누구인지, 여기가 어디인지도 알고 있다. 그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그에게 나를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아빠, 나를 풀어줘.

 

복합적인 느낌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한 권의 책이다. 제시가 갇혀있는 것을 알고는 [룸]처럼 누군가 납치해서 가두어 놓은 이야기일까 생각했다. 비록 혼자 갇혀 있지만 그래도 자유로운 상태인줄 알았는데 도망을 가지 못하도록 묶어 놓은 것을 본 이후에는 한 편의 스릴러를 생각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자신의 관점에서 자신의 성장과정을 이야기하는 장면을 보니 또 일종의 문학인듯 하면서도 그들에게 닥친 문제를 보니 지금은 일어나지 않은 하나의 일이나 이슈라서 약간은 SF소설같은 느낌도 주는 그런 책이다.

 

1900년대, 즉 20세기에 태어나 2000년대인 지금, 21세기를 살고 있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은 당연히 그 이전의 삶에 대해서는 모른다. 그리고 아마도 22세기의 일들도 모르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 살아있지는 않는 한 말이다. 그나마 과거의 일은 역사적인 자료를 통해서 알 수도 있겠지만 미래의 일은 전혀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되고 만다. 어렸을때 있었던 전화기가 기억이 난다. 숫자 하나하나에 구멍이 뚫려있고 그것을 하나씩 돌리던 기억. 어느틈엔가 그것은 버튼을 누르는 전화기로 바뀌었고 그 이후 무선 전화기를 거쳐서 핸드폰이 나오게 되었고 그 폰으로 이제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서 전세계의 누구와도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어느 누구도 그렇게 빠른 시간에 이토록 과학이 발달할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발달은 좋은 곳에서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바이러스가 생기면 약을 만들어서 그것을 잡는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약보다도 더 강해지면 내성이 생기게 된다. 그러면 약이 효과가 없게된다. 그렇다면 더 센 약을 만들게 된다. 그 약을 먹는 몸은 피페해진다. 부작용이 생긴다. 예전에는 없었던 에이즈가 생기게 되고 예전부터 있었던 결핵은 아직까지도 잡히지 않고 있으며 최근에는 메르스처럼 신종 병들이 생기고 있다.

 

제시의 시대도 마찬가지이다. MDS라고 이름 붙여진 그것은 임신을 하면 죽는 병이다. 임신을 한 몸은 약해지고 그 상태를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뇌를 다 녹여버리는 그런 병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임신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인류의 멸망을 초래한다. 사람들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을 할 것인가. 이 책에 있는 일이 실제로 일어날 일인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실제로 이 MDS라는 병의 증상은 임신을 한 것만 제외하면 광우병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고 적혀있다.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가 발달을 하고 우리를 침입하고 있다. 작가의 상상에서 만들어진 병이긴 하지만 실제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해진다.

 

인류의 발달을 위해서 나 한 몸을 희생해야 한다고 하면 과연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기꺼이 내가 자원해서 과학의 발전과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 희생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의 희생을 지켜만 볼 뿐 나는 한 발 뒤에 빠져 있게 될까. 제시의 선택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그녀의 결정을 들은 부모의 반응은 또 어떠했을까. 아마도 우리가 흔히 예상 할 수 있는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지만 한 주제가 주어지다 보니 그것에 관해서 이러저러한 생각을 많이 하게끔 만드는 그러한 이야기, 우리, 지금 현 시대 인류의 미래는 어떠할 것인가. 밝은 장미빛인가, 아니면 어두운 짙은 암흑의 네이비컬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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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양이 3 - 야!야!야!
네코마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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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3탄으로 돌아온 우리 콩알이와 팥알이. 내가 너희들을 보고 싶어서 오매불망 목을 빼고 기다리다 사슴이 될 뻔한게 아니라 기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말이지. 각설하고 요녀석들의 재롱을 어여어여 보고 싶어 페이지를 넘기는 손은 바빠집니다 그려. 그런데 어랏.

 

이번 책의 주인공은 요 녀석들이 아닙니다. 짹잭이라는 친구의 등판입니다. 어째 귀여운 것이 콩알이와 팥알이의 인기를 능가하게 생겼습니다. 모든 가족들의 이슈는 짹짹이에게로 옮겨가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대로 콩알이와 팥알이는 묻혀버리고 마는 건가요?

 

에이, 설마요 그럴리가요. 요 녀석들은 여전합니다. 여전히 움직이기 싫어하고 먹을 것이라면 눈을 번쩍 뜨는 콩알이와 사방팔방 돌아다니면서 장난을 치고 그럼으로 인해서 일을 만들고 문제를 일으키는 팥알이는 건재하지요. 다만 저 수많은 참새들 중에서 콩알이의 품으로 떨어진 짹짹이만 더해졌을 뿐입니다.

 

날지도 못하는 짹짹이를 위해서 이제까지 별말 없이 있었던 오빠가 등장을 합니다. 애니만 잘 아는 것으로 알았던 오빠는 의외로 박식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짹짹이를 위해서 웜을 구해오는 열성까지도 보여주지요. 그 웜들을 냉장고에 두어서 엄마와 동생을 기함하게 하는 일은 당연...하다고 봐야할까요. 덕분에 짹짹이는 무사 성장. 드디어 날게 됩니다. 무사히 다른 참새들의 품으로 날아가 버릴까요?

 

이제는 둘의 콤비를 다 보여줬다고 생각했을까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번호에는 유난히 다른 친구들이 많이 등장을 합니다. 짹짹이의 효과가 다 떨어져 갈때쯤 이제는 마당이의 집에 또 다른 군식구가 들어 앉습니다. 그것은 바로 비둘기였죠. 하아, 고양이 그림은 정말 귀여웠으나 비둘기 그림은... 흔한 말로 식겁이라고 하죠. 사실 처음보고 정이 안 갔습니다. 조금은 징그러웠달까요.

 

실제 생활에서도 흔하게 볼수 있는 비둘기라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지만 이 책에서 유달리 징그럽게 보인건 왜일까요. 그런데다 그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부부가 쌍으로 출동을 하지요. 마당이네 집에 터를 잡고 아이들을 낳아서 기릅니다. 비둘기의 생활주기는 그렇게 짧은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모르겠으나 벌써 어른이 되어 날아가 버립니다. 그렇다면 남은 비둘기 부부는 무얼 할까요. 딩동댕. 그들은 또 다른 알을 낳습니다. 다시 시작되는 것이지요.

 

비둘기를 보면서 느낀 것이 있었습니다. 비둘기는 자신이 먹이를 먹어서 그것을 꼭꼭 씹어서 소화를 시킨뒤 다시 꺼내어 새끼들에게 줍니다. 일부러 잘게 부수어서 주는 방식이지요. 날아다니는 새 한마리도 자기 자식을 저렇게 정성을 들여서 키우는데 인간들은 어떠할까요. 자신의 배 아파서 키운 자식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고, 어찌 잘 보살피지 않고 키울수 있을까요. 새삼스럽게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영아살해라던가 아이유기같은 기사제목들이 떠오릅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보여주어서 좀 깨닫는게 있도록 만들고 싶어졌다면 너무 큰 오지랖일까요.

 

이 책들이 교도소 안에 들어가서 조금은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의 영혼을 맑게 씻어줄 수 있다면 하고 바래봅니다. 그 곳에는 아무 책이나 들어갈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 콩알이와 팥알이는 괜찮지 않을까요? 누구든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박장대소하게 만들고 아니면 슬며시 웃음이라도 지어지게 만들어 버리는 콩알이와 팥알이. 다음 책에서는 이제 개와의 콜라보를 준비하고 계시는군요. 새들과의 협연을 아주 성공작으로 끝낸 두 마리의 콤비가 개와의 앙상블도 멋지게 잘 해낼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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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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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전한 모리사와 아키오의 힘을 느낄수 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책들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늘 그리고 있다. 한 사람의 주인공을 통해서 그가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일어나는 일들을 그려낸다. 새로운 관계 속에서 자신의 옛관계들을 생각하고 또 새로운 관계로 인해서 여러 에피소드가 생겨나는 형식이다. 곶카페의 에쓰코씨는 찻집을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 음악으로써 이야기를 해준다.(무지개곶의 찻집) 부인의 유골을 들고 떠난 에지는 여행길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새로운 만남을 가지게 된다.(당신에게) 스낵바를 운영하는 곤마마 또한 그 바에서 만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린다.

 

그러나 이번 책에서는 조금은 더 새로움을 추구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설정은 같지만 주인공이 만나는 누군가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보는 주인공의 모습이다. 그때 당시에 만났던 모습으로 그려지는 주인공은 때로는 다섯살 아이의 모습으로, 때로는 청소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나중에는 딸을 가진 모습으로 다양하게 그려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인공의 발달과정을 알게 된다. 그리고 정작 주인공은 몰랐던 그 이면의 모습들을 보게 된다.

 

가령 성인의 미코는 할아버지가 만들어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신 보물상자를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 속에 왜 손거울이 하나 붙어져있는지 그 이유는 알지 못한다. 그것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미코의 딸이 결혼을 할때쯤 그렇지 않았을까하며 추측으로 남게 된다. 또한 학대에 가까운 항머니의 양육방침또한 자신은 그렇게 당했다고 생각했지만 할머니의 입장에서는 부모없이 자랐다고 손녀딸이 놀림을 받을까봐 일부러 그렇게 강하게 키운 것임을 알 수있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들여다본디면 절대 알 수없는 사실들일 것이다. 새로운 관점을 추구하므로 새롭게 보이게 되는 것들이다.

 

역자후기를 통해서 처음 시작장면의 성관계묘사가 너무 세게 표현되어서 아키오의 작품인줄 알면서도 놀랐을지도 모르겠다라는 글을 읽고 책장을 넘겼다. 모든것을 따스하게, 포근하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책치고는 파격적인 묘사가 들어있기는 해도 번역이 잘 되어서였을까 오히려 그 모든 관계들이 약간은 서글프게, 약간은 현실적인 면을 그려내고 있어서 놀라기보다는 오히려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하나뿐인 딸 치코에게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은 마음을 그 아이는 알까?

 

할머니가 그렇게 열심을 다해서 키웟는데도 물구하고 미코는 결국 할머니 품을 떠났다. 잘되어서 좋게 떠난 것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도망을 쳤다. 자신은 학대를 받았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사랑같은 것은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서는 마음에 켕기는 것이 있는지 무덤을 체크하러 간다. 아마도 해마다 그 체크는 반복되지 않았을까. 무덤에 이름이 없으면 안심을 하고 돌아오는 그런 날들이 반복되지 않았을까. 왜 먼저 다가가지 못했을까.

 

아니 할머니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조금은, 부모도 없는 손녀를 따스하게 안아줄수는 없었을까. 그 둘의 관계가 가장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부모도 없는 조부모 가정에서 자란 미코가 학교에서도 따돌림을 당했을것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빤히 보인다. 비단 그것은 소설에서뿐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조차 그러니까.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미코에게 치코가 생긴것은 또 어떻게 생각해아 할까. 자신도 부모가 없는 가정에서 자랐는데 자신의 딸 또한 엄마밖에 없는 상황에서 키워야 한다. 그 기분이 어떠했을까. 그러나 미코와 치코는 친구처럼 투닥거리면서도 잘 지내왔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있는 치코에게 엄마 미코는 어떤 의미일까.

 

힘들때마다 보물찾기를 하며서 살아온 미코와 그녀의 딸 치코. 둘다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마지막 장을 덮으며 '행복해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책장을 가만히 쓸어본다. 그 모든 주문이 그들에게 닿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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