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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 케이스북 ㅣ 셜록 시리즈
가이 애덤스 엮음, 하현길 옮김 / 비채 / 2013년 6월
평점 :
내가 왜 이제서야 이 책을 읽었을까 하는 마음이 들게 만들었던 셜록 케이스북이다. 나처럼 <셜록>이라는 드라마를 아직 보지 못했다면 반드시 예습이 필요한 그런 책이고 이미 보았다 하더라도 이 책으로 복습을 하면 드라마에서 놓친 부분들까지 속속들이 복습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즉 누구라도 봐야 하는 그런 책이라는 소리다.
지금이야 셜록이라는 단어가 그닥 낯설진 않은데 누구라도 이 캐릭터를 아는 사람이라면 홈즈라고 부르지 셜록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이 드라마는 그런 기획에서부터 파격을 예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변화만 추구한 것이 아니라 원작에서 쓰이고 있는 요소요소들을 그대로 갈아 넣은 부분들도 적지 않다. 대사부터 장면들까지 그대로 작업한 부분도 있고 책에서 존재하는 부분을 지금 실정에 맞춰서 바꿔 넣은 부분도 존재한다. 코난 도일이 셜록홈즈를 만들었을 때는 물론 핸드폰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셜록 케이스북은 어떻게 셜록이라는 드라마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부터 시작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시리즈로 기획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던 작품은 90분짜리 세 편으로 시리즈가 되었고 하나의 시즌을 거쳐 두번째 시리즈로 이어졌고 지금 시즌 4까지 방영된 상태다.
케이스북이라는 제목답게 이 책에는 시즌 1과 2의 에피소드각 각 3개씩 모두 여섯 개의 에피소들를 그려내고 있다. 셜록과 존의 대화들을 색이 다른 포스트잇으로 구분해 놓은 편집이라던지 중간중간 필요한 자료들 사진이나 비행기표나 같은 것들을 넣어서 현장감을 더하고 있다. 이 책을 읽은 후 드라마를 본다면 분명 이 장면이 어디서 나왔는지 찾게 될 것이다. 줄줄이 이어지는 자살 사건들. 경찰은 자살 사건으로 결론을 짓고 넘어가려고 하지만 셜록의 의견은 달랐다. 그의 의견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드디어 발견된 증거. 셜록은 어디서 범인을 찾아낼까.
하나의 에피소드의 줄거리를 이야기하고 그 사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낸다. 그리고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서 어떤 부분을 바꿨는지 어떤 부분을 강조했는지 설명하고 있어서 더욱 흥미로움을 더한다. 이런 점은 바로 이 책 셜록 케이스북에서만 알 수있는 내용이어서 셜록의 추종자들은 그런 점만 보더라도 반드시 이 책을 소유해야 한다는 결론이 난다.
암호를 풀어가는 재미가 있는 <눈 먼 여행가>라는 제목의 두번재 사건 기록은 셜록의 형인 마이크로프트가 방문하는 시즌 1의 마지막 이야기인 <잔혹한 게임>으로 이어진다. 원작의 작가인 코난 도일에 관한 이야기가 중간에 편집되어 있어서 그런 정보를 알 수있게 한 점도 좋다.시즌1과 2사이에 있는 인터미션 같은 느낌이랄까. 셜록 역을 맡은 베네딕트 컴버배치의 인터뷰도 흥미롭다.
<벨그레비어 스캔들>로 시작되는 시즌 2에서는 1과 달리 아이린 애들러라는 여자가 등장을 한다. 셜록과 각을 세우는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진다. 홈즈의 주요 작품 중 하나인 <배스커빌의 사냥개>들과 셜록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라이헨바흐 폭포>의 에피소드까지 시즌 1과 시즌 2는 그야말로 셜록이라는 드라마의 정수나 다름 없다. 사실 셜록이라는 드라마가 굉장히 궁금했지만 대부분의 미국드라마가 40분 전후인 반면 한 편당 90분을 넘어가는 러닝타임 때문에 시간이 벗어서 미뤄두었던 작품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더욱 갈급해진다. 셜록을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