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온다 리쿠의 소설을 외면한 것은 그녀의 모호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의 그런 모호함이 느껴지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외면했을 것이다. 그렇다고 온다 리쿠의 모든 책이 다 그렇게 몽환적이거나 모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만났던 첫 작품이 그러했고 그러므로 인해서 첫인상이 아주 크게 깊게 새겨져 버린 잘못된 예라 할 수 있겠다. 그 인상이 바뀌질 않았으니 말이다.
불연속 세계라는 제목의 이 단편집에는 제목과 똑같은 이야기가 없다. 즉 표제작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대신 나무지킴이 사내, 악마를 동정하는 노래, 환영 시네마. 사구 피크닉 그리고 새벽의 가스파르까지 다섯 편의 이야기가 존재한다. 이 다섯편의 공통점을 잡은 것이 불연속 셰계려나. 실제로 이 제목으로 이야기가 써진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상상해보기도 한다.
달의 뒷면에 나왔던 쓰카자키 다몬이 주인공이다. 음악 프로듀서인 그는 산책을 하며 밴드 이름을 생각하다 어디선가 나무지킴이 사내라고 하는 걸 듣는다. 소리가 들려온 곳을 찾다가 그는 나무 아래 한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잔과 미카와의 식사 자리에서 그 이갸리를 꺼내게 된다. 그가 실제로 본 것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