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짧은 이야기가 열두 편. 하지만 그 이야기들이 남겨 놓은 감동은 길다. 그리고 깊다. 도쿄와 시드니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각각 여섯 편. 모두 열두 편의 주인공들은 다 다르지만 어딘가에서는 겹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것은 모두 이 마블 카페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페를 중심으로 해서 여러 인물들이 점점 가지를 뻗치고 있는 형상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제주도를 배경으로 주인공들이 바뀌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그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서는 뒤로 빠지는 그런 기법과 동일하다.

그 친구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저는 지금 살아 있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156p

마블 카페에는 목요일마다 와서 코코아를 시키는 손님이 있다. 이곳의 점장인 그는 그 손님을 코코아 씨라고 부르며 마음 속으로 조금 좋아하는 마음을 가진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카페의 손님이었던 코코아를 주문한 그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질 줄 알았더니 오히려 그 단골의 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손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다 보니 다음 편에는 어떤 사람이 이어질까 하고 궁금증을 가지게도 된다. 내가 예상한 사람이 맞으면 그럼 그렇지 라고 기쁜 마음이 드는가 하면 다른 사람이면 이 사람은 누구지 하면서 또 호기심을 가지게 된다. 옮긴이의 말을 통해서 이야기가 도쿄와 시드니에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시드니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걸가 궁금했는데 유치원에서 일을 하는 그녀가 자신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호주로 가고 싶어하는 마음을 가질 때부터 요기서 연결되나 아니면 조기서 연결되나 하면서 조금씩 기대감을 가진다.

그만두자, 유치원.

가볼까, 호주.

50p

이 이야기에는 전부 마스터라는 사람이 조금씩 관여되어 있다. 하지만 그 마스터에 관한 이야기는 나와있지 않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이 사람은 누굴까. 특이한 인상을 가지고 있어서 절대 잊어버릴 것 같지 않은 그런 모습의 소유자인 그는 카페를 만들어 놓고도 자신이 직접 운영하지 않고 점장에게 맡겨버릴 만큼 대범하기도 하고 남들이 알아주지 않은 예술작품이나 책을 보는 안목도 있다. 다재다능하지만 결코 그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 이유를 알고 싶다. 그것은 아마도 [월요일의 말차가게]에서 알 수 있지 않을까. 요일별로 다 다른 맛의 음료를 즐겨보고 싶어진다. 그 이야기가 다 끝날 때까지도 마스터의 비밀이 밝혀지지 않으면 어쩌지?

게다가 초록색만이라고 하지만, 이 초록색 속에는 여러가지 색이 들어 있어. 내게는 전부 다른 색으로 보여. 하나같이 멋져. 기쁜 일도 즐거운 일도 외로운 일도 화나는 일도 사람도 열정도. 전해져 많이, 많이 그려주었으면 좋겠어.

115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최후의 증인 - The Last Witness
유즈키 유코 지음, 이혁재 옮김 / 더이은 / 2022년 5월
평점 :
절판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유즈키 유코의 소설 중 이토록 빨리 읽히는 것이 있었을까 할 정도로 후다닥 읽히는 책이다. 사가타 사다토 변호사 시리즈. 이쯤 되면 다음 작품을 어서 내놓아라 하고 노래를 부를 판이다. 사가타는 원래부터 변호사는 아니었다. 시작은 검사였다. 그런 그가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변호사로 변신했다. 그 과정을 자세히 그린 작품이 있다면 그 또한 궁금하다. 사실 변호사가 주인공인 시리즈가 많이 있다. 마이클 코넬리의 미키 할러 시리즈도 있고 도진기 작가의 고진 시리즈도 있다. 변호사는 탐정이나 형사 그리고 검사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주인공의 직업이 아닐까 하는 들 정도로 자주 나오지만 사가타 같은 변호사는 또 오랜만이다.

"진실을 밝혀내는 것만이 정의는 아니야."

248p

그는 변호사라면 당연히 생각하는 양복차림의 반듯한 인상을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공판 전날까지 술을 마시고 재판이 두시간도 남지 않았는데 숙취로 인해서 눈도 못 뜨는 그런 상태다. 그렇다고 변호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완벽하게 준비해 두었다. 단지 마지막 증인이 필요할 뿐이다. 그가 오지 않는다면 이 재판에서 이길 확률은 없다. 자신이 필요한 최후의 증인은 시간에 맞춰 도착할 것인가.

호텔방에서 한 사람이 죽었다. 남자와 여자. 치정문제로 인해서 죽음을 당한 것 같다. 죽은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한 사람은 그 방을 벗어나서 택시를 타고 나갔다. 모든 증거와 요소는 그 사람을 범인으로 몰고 있다. 그 사람이 지금 용의자가 되어 법정에 섰고 이제 재판을 받으려 한다. 사가타는 누가 봐도 완벽한 범인인 그 사람을 변호한다. 사가타는 이 사건을 어떻게 승소할 수 있을까.

'어차피 죽은 사람은 못 살아나. 산 사람이 제 살 길 찾겠다는 게 뭐가 나빠.'

110p

사가타는 돈이 된다고 변호를 하지 않는다. 그가 사건을 선택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사건 전개가 흥미로울 것 같은 사건이라면 국선 변호라 할 지라도 맡는다. 이 사건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보았을 때는 누가 봐도 용의자가 범인임에 뻔한데 사가타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무엇을 본 것일까. 사건은 전혀 알지 못했던 곳에서 접점을 이루면서 7년 전의 사건과 연결된다. 그 과정이 놀랍다. 아, 하는 탄성이 흘러 나온다. 이것을 위해서 앞쪽에 그런 이야기를 깔아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역시 유즈키 유코다 하는 생각이 든다. 묵직하면서도 가독성이 더해진 이 시리즈를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후속편이 적혀진 것으로 보아 곧 나올 것으로 기대해봐도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쾌발랄통쾌. 가나다 할마시들이 제대로 일을 쳤다. 이제는 탐정단이다. 가영 언니는 잘 나가는 드라마 작가였다. 나숙 씨는 교사였고 다정 할머니는 장사를 했었다. 지금은 풍요실버타운의 입주자들이다. 세월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피할 수가 없다. 나이가 든 그들은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내일 같은 그런 삶을 살다가 자신의 물건이 없어진다는 다른 입주자의 의뢰를 받고 할마시 탐정단을 결성한다.

[메르타 할머니, 라스베이거스로 간다]의 메르타 할머니나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알란 할배처럼 유럽쪽 할매 할배들의 유쾌한 모험담은 읽었다. 한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의 할머니 탐정단의 유무는 몰랐는데 오늘 몽실북스의 포스팅(http://naver.me/GgOaspbY) 을 보고서 여러 이야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읽을 책이 또 늘었다. 역시 책은 가지치기에 아주 능하다.

가나다 할머니(가영, 나숙, 다정을 하나로 합했다)는 처음이 아니다. 작가의 전작인 [러브앤 크래프트, 풍요실버타운의 사랑]이라는 책을 통해서 만난 적이 있다. 워낙 독특한 캐릭터들이어서 이 셋이 하나로 뭉쳐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작가는 독자들의 니즈를 알았는지 바로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추리는 우리 같은 삼총사가 해야 제맛이지.

50p

할마시 탐정단은 조금은 판타지스럽다. 아니, 마구 마법이 휘날리고 엘프랑 요정이 등장하고 그런 판타지가 아니다. 생활 판타지다. 실제로 할머니들이 탐정단을 결성하고 자신들이 일을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 판타지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즐겁다. 나이가 들어서 잘 걷지 못하고 지팡이를 짚고 다닐지라도 둘이 아닌 셋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가슴이 좀 처지고 똥배가 좀 나왔으면 어떤가. 내가 입고 싶은 옷은 입어야지. 남들에게 미쳤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면 무사통과 아닌가? 나이 든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시 당할 이유도 없다.

우리는 딱 세 마디야. 곧 죽을 식물.

222p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고 못 받은 월세 문제를 해결해 주고 피싱이나 몸캠 사건까지 참 종류도 다양한 문제들을 할마시 탐정단 특유의 지략과 계략으로 해결해낸다. 자 이쯤 되면 궁금하지 않은가? 이 할마시 탐정단이 다음에 받을 의뢰가 말이다. 부디 그때까지 몸 건강히 살아게셔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나다 할머니 화이팅이다. 이제 비행기 타고 해외진출도 하시길.

+ 이야기를 읽다가 아미파와 무당파에 비유한 표현을 보고 신기했다. 최근 의천도룡기 시리즈를 다 읽은 덕이다. 작가님도 이 명칭을 아시다니 김용 작가의 작품을 읽으신 건가 하는 마음이 들어 반가왔다. 하기야 김용 작가의 작품은 너무 유명해서 누구라도 어느 정도는 다 알 수 있지 않나 싶으면서도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한국추리문학선 13
김재희 지음 / 책과나무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왕왕재미난 할마시 탐정단. 가나다 할머니 또 보고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래 미스터리 - 어른들을 위한 엽기적이고 잔혹한 전래 미스터리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홍정기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부터 궁금증이 돋는다. 전래미스터리라는 제목으로 보아하니 저 뒤에 선녀는 선녀와 나무꾼의 그 선녀가 맞을 것이다. 그런데 잘린 발목 하나. 이건 도대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고 생각을 해봐도 전래동화 중에 발목 잘린 이야기가 나오는 게 있던가? 아! 빨간 구두에서는 발목이 잘리는 게 있다. 빨간 구두를 신으면 미친듯이 죽을 때까지 춤을 추는 거다. 벗을 수 없는 마법의 구두. 그 신발에서 벗어나고자 발목을 잘랐다던가. 구병모 작가의 [빨간구두당]을 참고로 하면 되겠다.

전래 동화를 바탕으로 한 단편들이 가득하다. 콩쥐 살인사건, 나무꾼의 대위기, 살인귀 VS식인귀, 연쇄도살마와 스위치까지 총 다섯 편의 이야기다. 제목만 봐도 이건 무슨 이야기다 하고 알겠다 싶은 게 있는가 하면 제목을 봐도 전혀 모르겠는 것도 물론 있다. 앞의 두 이야기는 콩쥐와 팥쥐고 선녀와 나무꾼인데 뒤의 세 이야기는 대체 뭐지? 하고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뒤표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기 나온 다섯 개의 이야기의 원본이 무엇인지 아주 잘 알 수 있다. 온라인 서점을 통해서 앞 뒤표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그걸 참고로 해도 좋을 것 같고 가장 좋은 건 직접 책을 들고 뒤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내 눈으로 보는 것만큼 믿을 수 있는 건 없다.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는 속담도 있지 않던가.

책은 두껍지 않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소리다. 거기에 기본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동화가 바탕이 되어 있으니 더 이해하기도 쉽다. 다양한 장르가 적용되어 있어서 거기에 맞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장르문학이 너무 잔인해서 별로다 라는 사람이 있다면, 장르문학은 왜 그리 두꺼워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사람이 있다면, 장르문학을 마음 편하게 그리고 짧은 시간에 읽고 싶다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이 책을 집어 들 것이다.

전래동화를 바탕으로 한 장르문학은 많이 나와있다. 찬호께이의 책도 있었고 박해로 작가의 책도 있었다. 중화권 작품이 어렵다거나 이야기의 복잡성을 별로라 한다면 그리고 새로움을 더하면서 약간의 패러디를 원한다면 주저없이 선택할 단 한 권이 책이 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