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좋아한다. 아니 단순히 책이라는 재질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작가들이 얼마나 많은 조사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열심히 쓴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기에 한 권의 책에 대해 결코 비평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그것은 책을 쓴 사람에 대한 예의다. 내가 그 정도로 넘칠만큼 쓸 수 있는 역량도 되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내가 그들을 비판할 능력도 없으면서 비평한다는 것은 지나치다. 그런고로 나는 결코 어떤 책에 대해서 특히 한국 작품에 대해서 비난이나 비평을 하지 않아왔다.

 

그런 나에게 너가 한국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욕을 한다거나 평점테러를 한다거나 하는 말은 충격이고 인신공격이며 오히려 나를 비난하는 것으로 들린다. 찾아보면 알겠지만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거의 대부분 만점을 주어오고 있다. 앞에서 말했던 이유들이다. 거기다가 내가 누구와 나중에 작업을 하게 될 지도 모르는데 그 작가의 작품에 대해서 깍아내린다는 것은 내 앞길을 막는 행동이 아니던가. 이십대 초반의 초짜도 아니고 신입사원도 아니다. 세상을 살만큼 살았고 알 만큼 알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다는 소리다.

 

물론 사람인지라 누군가를 섭섭하게 했을 수는 있다. 글이나 말로 그렇게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사람은 실수를 하는 법이니까. 나도 완벽하다는 소리를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직접 대놓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가.내가 보지 못하는, 내가 듣지 못하는 곳에서 뒷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말이다. 섭섭하거나 서운한 것이 있으면 이야기를 하고 오해를 바로 잡고 이해를 하고 사과를 하고 받으면 끝날 일이다. 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의 글을 써놓은 그것이 더 무례하고 기분 나쁜 대처방법이다. 만약 그럴 의도였다면 성공했다. 충분히 기분 나빴으니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내가 언젠가 같이 일을 하게 될 지도 모르는 사람들에 대해서 절대로 나쁘게 말한 적 없고 아무리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내 작품이 아니라고 남의 작품을 깍아내린 적도 없다. 회사에서도 그것은 결코 원하지 않는 방침이다. 이 사항에 대해서 대표님과 충분히 상의했고 내가 해 온 말이나 글들이 잘못 되었다는 인상은 받지 않으셨다고 말씀 하셨다. 두번 다시 이런 오해가 없었으면 하고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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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사라진 그림자 - 원작 애니메이션과 함께 보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디즈니 오리지널 노블
리즈 브라즈웰 지음, 성세희 옮김 / 라곰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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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웬디는 언제나 그랬다. 자신을 필요한 존재로 만들어서 그 결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55p)

 

내가 기억하던 어린 시절의 피터팬은 그야말로 환상의 대명사였다. 왜 아니겠는가. 절대로 나이를 먹지 않는 네버랜드에서 살아가고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날아다닐 수 있으며 요정인 팅커벨과 친구인데 말이다. 아마도 웬디와 삼남매도 그런 면에 반하지 않았을까.

 

피터팬의 변조된 이야기인 [팅커벨 죽이기]에서는 이야기가 시작하자마나 팅커벨이 죽임을 당한다. 그녀의 친구였던 피터는 그녀가 누구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는지 그 범인을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평행세계가 연결되어 있었다. 주인공만 피터팬과 팅커벨일뿐 원작과는 전혀 다른 설정인 셈이다.

 

이 이야기는 원작과 또 앞에서 언급한 책과는 또 다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웬디가 가지고 있는 피터팬의 그림자. 그녀는 피터가 그것을 찾으러 오기를 기다리지만 그는 오지 않고 현실에 지친 그녀는 그림자를 담보로 해적 후크에게 네버랜드로 데려다 줄 것을 요청한다.

 

그렇게 네버랜드로 돌아가지만 피터팬은 찾을 길 없고 오히려 팅커벨과 만나게 되는 웬디다. 거의 후반부 들어서 피터를 찾아서 만나게 되기 전까지 이 이야기는 오직 웬디와 팅커벨의 모험을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두여자의 로드무비인 셈이다. 오래전 영화인 <델마와 루이스>가 생각나게 된다.

 

요정과 십대 소녀이지만 둘은 여자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 사이에는 피터팬이라는 한 남자가 있다. 묘하게도 여기서 삼각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사람이고 요정이고를 떠나서 말이다. 두여자와 한 남자라는 것은 언제나 그런 결말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팅커벨이 고백을 하고 있다. 그가 자신의 그림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웬디에게 가는 것이 싫었다고, 질투를 했다고 말이다. 결국 그 모든 것은 여자의 질투에서 비롯된 것인가.

 

웬디는 자신이 직접 그의 그림자를 후크의 손에 맡겨놓고서는 네버랜드에 도착한 이후에야 그 그림자를 찾겠다고 한다. 정작 보고 싶었던 피터팬은 만나지도 못한 채 말이다. 갖은 고생 끝에 만난 피터팬은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 또 전혀 다르다. 그녀가 생각했던 그는 무슨 동화속의 나오는 왕자처럼 듬직하게 멋진 모습이었겠지만 정작 시간이 지나도 성장을 하지 않은 그는 그녀의 눈에는 오히려 아이처럼 보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기대감이 무너지는 그런 상황이랄까.

 

제목은 피터팬의 사라진 그림자일지 몰라도 속은 웬디의 성장기 또는 웬디의 모험 아니면 피터팬의 사라진 그림자를 찾아 떠나는 한 소녀와 한 요정의 모험이다. 그것을 안다 해도 속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 변주로서도 충분히 재미난 네버랜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였을 때 그곳에 가고 싶은 소망을 가졌던가. 그것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하다. 갈 수 없는 곳이기에 더욱 그러한 환상을 가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너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 너의 현실에서 꾸는 꿈들이 네버랜드를 움직여. (2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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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하이츠의 신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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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읽어도 재미나고 감동하며 읽어도 재미나고 주구장창 읽어도 재미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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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하이츠의 신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이정민 옮김 / 몽실북스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책을 읽기도 전에 표지에서 이미 반해버린 책이다. 어찌도 이리 아름답게 밤하늘을 그려낼 수가 있었을까. 구름 사이에 가리워진 달. 그 달빛이 오롯이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 듯이 보여서 그 청아함에 한번 더 빠져들게 된다. 분명 저 하늘은 내일 맑은 하늘을 다시 보여줄 것이다. 그런 희망으로 또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작가의 책을 제일 처음 접했던 것은 츠나구였다. 아무리 반복해도 지겹지 않은 그 이야기다. 죽은 사람이 산 사람과 딱 한번 만날 수 있다는 그 이야기는 조금 뻔하지만 감동과 재미를 함께 안겨다 주었다. 그 이후로 작가의 책을 많이 읽어왔다. 누군가는 가장 최근작인 [거울 속 외딴성]을 최고로 꼽을 수도 있겠다. 누군가는 이번에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인 <트루 마더스>의 원작인 엄마의 마음을 그려낸 [아침이 온다]를 최고로  꼽을 수도 있겠다. 그만큼 작가의 작품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렇기에 더욱 읽는 재미를 준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는 쉐어하우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슬로하이츠라는 독특한 이름의 집이다. 새로 지은 신선함이라던가 하는 면은 부족할지도 모른다. 빤딱빤딱한 인테리어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화장실도 욕실도 부엌도 모두 공용으로 써야만 하는 그런 오래된 집이다. 그런 곳에 그들이 산다.

 

그들이 사는 곳은 독특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곳에 사는 그들은 독특하다. 작가, 편집자, 각본가, 화가 그리고 만화가까지. 그들에게 있어서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일일 것이다.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간에  그들은 자신들이 상상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려내고 만들어 내고 써낸다.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하는 일이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가 도출되는 상황도 생긴다. 소설을 읽고서 죽음을 계획하는 일 따위가 그러하다.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사건에 대한 책임은 그 소설을 쓴 작가의 몫인가. 그런 글을 썼다는 이유로 그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말이다.

 

무언가를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다. 자신과의 싸움이다. 머릿속으로는 다 그려져 있지만 그것을 현실화 하는 일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다 만들어 놓았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러번 수정을 가하기도 한다. 완벽한 작품이라는 것은 결단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뿐인가. 그들은 현실과도 맞서야한다. 자신보다 더 잘나가는 사람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면 안되고 자신이 만든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일도 소홀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만족을 위해서만 쓴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작품으로 사람들을 즐겁게도 하지만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직업으로써의 창조자들이다. 그만큼 더 치열한 전쟁을 겪어야 한다는소리다.

 

슬로하이츠에는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과 아직 뜨지 못한 사람들이 섞여 산다. 잘 나간다고 해서 거들먹 거리지 않고 아직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기죽지도 않는다. 물론 그 자리를 떠난 사람은 존재하지만 말이다. 그들은 그저 충실하게 자신들에게 주어진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들 나름대로의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면서 말이다.

 

집주인이 남자친구와 헤어졌다고 파티를 열어주는 쉐어하우스의 동료들은 그 어디에도 없을 것 같지 않은가. 언젠가 이런 곳에서 다같이 살고 싶다는 소망이 든다. 나도 그들 속에 같이 살고 싶다는 소리다. 자격이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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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범죄
요코제키 다이 지음, 임희선 옮김 / 샘터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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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낯선 이름이 아니다. 어디선가 본듯 한 이름이다. 그런 궁금증을 덮고 일단 책을 읽어본다. 훌훌 잘 넘어가는 이야기는 그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분명 이와 같은 스타일의 이 작가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검색을 해본다. 맞다. 재회. 그 작가의 글이다. 내가 써 둔 글을 다시 읽어본다. 알겠다. 그 책과 이 책은 내용도 다르고 주인공도 다르고 사건도 다르지만 아주 많이 닮았다. 전체적인 스타일이 말이다. 난 이제 이 작가의 스타일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난하다. 재회에서도 썼던 이야기다. 그렇게 막 사건들이 연달아서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긴장감이 없는 것도 아닌 우리네 주변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인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그렇지 않은 이야기. 그것을 잔잔하면서도 흡인력 있게 끌고가는 힘이 있는 그런 이야기다.

 

제목에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고 등장인물이 나오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말이다. 단 뻔한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는 것 그것이 작가만의 매력이 아닐까 하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의사 남편과 결혼해서 지금은 전업주부다. 친정은 별로지만 시댁은 2대째 의사집안이다. 잘 산다는 소리다. 시부모와 가까이 살지만 따로 산다. 매일 점심은 시모와 같이 먹는다. 아직 아이는 없다. 그럭저럭 평범한 삶인 것 같다. 그만하면 말이다.

 

여기 또 한 여자가 잇다. 홍보부에 있다. 남자는 없다. 결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렇게 딱 맞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을 하다 우연한 사고를 당했고 그로 인해서 학교 선배를 만나게 된다. 이 남자다 싶다. 이번에야말로 결혼이라는 걸 하게 되나 싶다. 그것이 과연 그렇게 쉬울까.

 

또 한 여자가 있다. 그녀는 학교 선생이었다. 사귀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다 부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집과 재산을 물려주셨다. 그 이후로는 학교를 그만두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여행을 하면서 살아간다. 집에 없을 날이 더 많다.

 

마지막으로 한 여자가 있다. 두번째 여자의 학교 후배다. 학교에 들어와서 잘 지내나 했는데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는 일단 휴학을 하고 그 후로는 다시 학교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녀는 어떻게 지냈을까.

 

이 모든 여자들이 다 연관이 있다. 한 남자를 중심으로 말이다. 남자와 여자. 이 세상에 단 둘뿐인 존재. 너무나도 명확한 의도가 밝혀지지 않는가. 거기다가 그녀들의 범죄라니. 아무리 보아도 그녀들이 모여서 무언가 범죄를 만들어 냈음이 분명한데 그 범죄가 무엇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노래를 불러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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